< 유시민의 수박 공격은 '나쁜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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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이 매불쇼에 나와 이재명이 아닌 민주당의 잠재적 대선후보들을 공격했다. 김동연, 김부겸, 김경수, 임종석을 공격했다. 현재 기준, 매불쇼 영상의 조회수는 무려 280만이다.
유시민의 ‘수박 공격’이다. 그런데, 이런 유시민의 ‘수박 공격’이 대선 승리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의문이다.
선거는 51% 게임이다. 최근 이재명 대표가 ‘실용주의’를 표방하며 우클릭을 하는 것도 51% 만들기의 일환이다. 유시민의 수박/비수박 갈라치기는 51% 만들기에 역행한다.
현재 민주당 지지율은 약 40%다. 민주당은 40%만으로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 유시민의 수박 공격은 필패의 프레임이다.
이재명 대표를 위해서도 안 좋고, 민주당을 위해서도 안 좋고, 대선 승리를 위해서도 안좋은 접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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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말 설날 연휴 기간에 여론조사가 많이 발표됐다. 큰 흐름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탄핵, 찬성/반대는 6:4 구도다.
► 정권교체/정권재창출은 5:4 구도다.
► 민주당/국힘 정당 지지율은 4:4 구도다.
위와 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두 가지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탄핵 찬성/반대 구도는 6:4인데, 정당 지지율은 4:4 구도다. 탄핵을 찬성하지만,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층이 약 20%포인트 정도 있다. (*거꾸로 말하면, 민주당이 하기에 따라서 20%포인트 정도는 ‘확장할 여지’가 있다.)
둘째, 탄핵 찬성/반대 비율이 점점 좁혀지고 있다. 탄핵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면서, 유권자들은 ‘대선과 연동해서’ 입장을 재정립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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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에서 주최하는 토론회가 있었다. 경희대 안병진 교수가 발제했고, 나도 토론자로 참석했다.
안병진 교수 발제의 핵심은 <헌정주의 대 반(反)헌정주의 프레임>을 만들어서, 헌정주의 대연합을 통해 반헌정주의 세력을 고립시키는게 중요하다는 내용이다.
나는 안병진 교수의 발제 방향에 적극 동의한다. 반헌정주의 세력을 고립시키려면, 민주당은 ‘비명 민주당’을 포함해서, ‘탄핵을 찬성하는’ 보수 일부에 대해서도 다양한 연대연합을 했어야 한다.
그러나, 12.3 윤석열의 친위쿠데타 이후 지난 두 달을 복기해보면, 민주당 대응은 반성할 점이 많다.
탄핵안에 ‘외교 문제’를 넣을 필요가 없었다. 추경호를 탄핵 대상으로 넣을 필요도 없었고, 내란 특검 대상으로 넣을 필요도 없었다. (12.3 쿠데타 이후에) 내란 특검과 김건희 특검에서, ‘제3자 추천’ 방식을 초기부터 추진할 필요가 있었다.
특검 관련, 국힘의 권성동 원내대표 목표는 ‘아무 것도 안하는’ 것이었다. 인지 사건의 포함 여부, 언론 브리핑 여부는 부차적이었다. 민주당 주장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특검을 가동하는 것’ 자체가 더 중요했다. 지금은 특검 모두가 ‘물 건너간’ 상황이 됐다.
보수는 <탄핵 찬성> 보수와 <탄핵 반대> 보수로 갈라졌다. 민주당이 정치적으로 유연한 접근을 했다면, <탄핵찬성 보수>의 입지가 지금보다는 커졌을 것이다. 각종 안건에서, 찬성 표결에 참여하는 국힘 의원 숫자도 더 늘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민주당이 ‘힘 자랑’을 남발하는 바람에, 탄핵찬성 보수의 입지가 확 줄었다. 탄핵반대 보수의 입지가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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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수박 공격’은 언제나 환영받는다. ‘다수파’ 입장에서 소수파를 공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2002년 대선 이후, 유시민은 늘 <다수파 입장에서> 소수파를 공격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는 ‘친노’를 자임하며 소수파를 공격했다. 문재인 대통령 시절에는 ‘친문’을 자임하며 소수파를 공격했다. 이재명 대표 시절에는 ‘친명’을 자임하며 소수파를 공격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 때는 ‘친노’ 어용정치인, 문재인 정부 때는 ‘친문’ 어용지식인,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는 ‘친명’ 어용논객으로 활약하고 있다.
유시민이 <‘소수파’ 입장에서> 다수파를 공격한 적이 두 번 있긴 하다. 자기 자신이 소수파였을 때다.
첫 번째는, 1995년~2002년 기간에 김대중 후보와 민주당 다수파를 공격했다. 김대중 후보는 ‘필패의 후보’라고 저주하며 공격하기도 했다.
두 번째는, 본인이 대선후보를 꿈꾸며 <국민참여당>을 만들었을 때다. 이후 <통합 진보당>을 만들었을 때도 민주당과 싸웠다. 유시민은 본인이 플레이어일 때를 제외하면, 늘 다수파의 편이었다.
정치적으로 <51% 만들기>는 연대연합을 통해 실현된다. 연대연합 혹은 통일전선은 ‘정치적 포용’을 통해 이뤄진다.
유시민의 수박공격은 ‘정치적 포용’의 관점에서, 매우 나쁜 접근이다.
정치적 포용은 강자가 약자를 배려할 때 실현된다. 강자(=다수파)가 갑(甲)이고, 약자(=소수파)는 을(乙)이다. 이 경우, 정치적 포용은 <강자의 태도변화>를 통해 이뤄진다.
그런데, 유시민 주장은 정반대이다. <약자의 태도변화>를 요구한다. 약자에게 강자 입장을 수용하라고 압박한다. 이런 경우, 우리는 약자에게 <굴복을 강요한다>라고 표현한다. 많은 사람들이 유시민 주장을 ‘강압적으로’ 느끼는 이유다.
유시민의 ‘수박 공격’은 유튜브의 ”좋아요, 구독“에 큰 도움이 된다. 유시민이 출간하는 책 판매에도 큰 도움이 된다. 유시민이 이재명 대표에게 ”제가 수박놈들을 혼내줬어요~“라고 찐명 행세하는 것에도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대선승리를 위해서는 나쁜 짓이다.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수박과도 함께 하고, 호박과도 함께해야 한다. 대선 승리에 관해, "자나깨나 불조심"보다 더 중요한 것은, <51% 만들기>를 실현하는 것이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
유시민이 늘 다수 편에서 비겁한 짓을 했다는 뼈때리기 시전
https://m.ruliweb.com/community/board/300148/read/37806784
조금 길지만 술술 읽히는 흥미로운 글이라 퍼왔어요.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지금처럼 유시민이 쭈욱 강공모드로 활동해주길 바라네요. 유시민 입장이나 그 추종자들 입장에선 수박몰이가 얼마나 재미있을까 싶어요. 누가 감히 이런 느낌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