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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오늘 성당에서 있었던 소소한 일...

땅콩 조회수 : 6,986
작성일 : 2025-02-09 19:10:22

오늘 주교님께서 저희 성당 오셔서

미사 집전해주셨는데요

 

미사드리는데 저는 오늘따라 눈물이 펑펑 나더라고요 

근데 미사 마지막즈음 저희 본당신부님께서 공지사항 얘기하시길

대보름부럼 땅콩 밖에서 판매하고 있으니 많이들 이용해주시라고..  그리고

참고로 주교님께서 땅콩을 매우 좋아하시니 사드려도 좋을것 같습니다..하시면서 환하게 웃으셨어요

 

그 얘기를 듣는 순간

아 주교님께서 멀리서 오셨는데 돌아가시는 차안에서 좋아하시는 땅콩이라도 드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성당 마당에 나가니 땅콩은 큰 봉다리에 나누어 판매하고 있었는데 거의 다 팔려서 마지막 남은 땅콩 한봉다리를 겨우 샀어요.

 

저는 사실 성당사무실 통해 주교님께 전달하려고 했거든요 

사무실가서 주교님께서 땅콩 좋아하신다고 신부님께서 말씀해주셔서 드리고 싶은데 혹시 여기서 전달해주실 수 있냐고..

근데 사무실 분들이 막 웃으시면서 직접 전달하라고 계속 그러시더라고요

조금만 기다리면 나오실거라면서.. 저를 막 격려해주시는데..

 

그래서  이걸 어쩌나.. 난감해하는데

(참고로 저는 낯을 많이 가려요

신부님께도 맨날 인사만 겨우 하고 도망다님;;)

 

밖에 나가니 마침 주교님과 신부님께서

성당마당으로 나오시고 계셨어요

근데 적극적인 자매님 형제님들이 주교님과 사진찍겠다고

먼저 빠르게 움직이시고 분위기를 장악하셔서

저는 구석에서 땅콩봉지들고 있다가

제 순번이 되어서야 겨우  얼굴 붉히며..

저 안녕하세요   아까 저희 신부님께서

주교님께서 땅콩 매우 좋아하신다고 하셔서요..   겨우 말씀드리니까

옆에 계시던 신부님 이하 성당 많은 분들이 빵 터져서 마구 웃으시더라고요

주교님도 엄청 웃으시고..

 

저는 갑자기 넘 부끄러워서;;;

맛있게 드세요~  외치고는 언능 도망쳐 나왔어요

 

후.. 나이도 적지 않은데 저는 왜 이리 소심한걸까요

왜 주변에서 그리들 빵 터지셨는지 잘 모르겠어요

 

제가 혹시 실례를 한걸까요?

주교님께 드리는 선물치고는 넘 약소하지요?

 

아까일 생각하면 쪼끔 민망해요

왜 잘못한것도 없는데 챙피한 느낌인지..

 

왜들 그리 웃으셨을까요? 

 

다들 그냥 농담으로 한 이야기인데

저만 순진하게 그런건가.. 싶고..

 

아무튼 쥐구멍에 잠시 들어가고 싶었어요

 

그냥 갑자기 생각나서 글 올려봅니다..

IP : 222.113.xxx.251
2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오늘
    '25.2.9 7:15 PM (221.167.xxx.130)

    은혜 받으셨네요.
    주변을 웃게 만드셨으니...
    잘하셨어요.

  • 2. ...
    '25.2.9 7:16 PM (110.14.xxx.242)

    ㅎㅎㅎ 잘 하셨어요. 즐거운 에피소드죠 이런게..
    그런데 원글님은 저보다 훨~씬 적극적인 분이시군요.
    저라면 꿈도 못 꿀 일이고 게다가 설령 전달 해 드린다해도
    말도 제대로 못 하고 버벅 거렸을 텐데 할 말 다 하셨네요. ㅎㅎㅎ
    신부님도 주교님도 땅콩 한 봉지에 엄청 기분 좋으셨을 듯 합니다~

  • 3. 깜찌기펭
    '25.2.9 7:17 PM (49.161.xxx.33)

    수줍게 땅콩건내는 모습이 귀여우셔서 웃었을꺼라 생각되요
    땅콩..원글님 마음이 더해진, 귀하고 맛있는 간식선물일꺼니 걱정마세요

  • 4.
    '25.2.9 7:17 PM (211.209.xxx.130) - 삭제된댓글

    작은 정성이니 좋아하실 것 같은데요

  • 5. 마음이
    '25.2.9 7:19 PM (211.176.xxx.107)

    마음이 넘 예쁘세요
    아마 수줍은 소녀 같은 모습에~~^^
    주교님 많이 행복하셨을듯

  • 6. 그럴수도 있죠 ^^
    '25.2.9 7:20 PM (125.183.xxx.121)

    귀여우실 듯...

  • 7. ㅎㅎ
    '25.2.9 7:23 PM (58.29.xxx.183)

    귀여운 다람쥐같아요.
    원글님 글을 읽으니까
    30년전에 작은 잡지에서 읽었던 글이 생각나요.
    성당앞문에 수녀님들이 신을 스타킹 세개를 놓고
    눈위에 발자국을 남기면서 돌아가는 모녀를 몰래 보면서
    감사했다는 수녀님의 글이 생각나요,

  • 8. 예쁘다^^
    '25.2.9 7:29 PM (1.225.xxx.193)

    농담으로 신부님께서 하신 말씀을 실천하신
    모습에서 모두 즐거워하며 빵빵 터졌네요.
    소소한 나눔에 주교님 신부님 교우분들 모두 즐거운
    순간이었네요.
    축복합니다,자매님.

  • 9. 울성당엔
    '25.2.9 7:32 PM (116.84.xxx.241)

    어제 어디 양평 무슨 수도원에서 수녀님들 오셔서 수제비누 파셨어요.어디 에콰도르(?)수도회짓는데 모금하러 오셨던데(거기 어려운 아이들 돕는 수도회래요)비누도 사고 후원도 신청했는데..우리나라에도 어려운 아이들..수도회 많은데..해외선교후원을 하는게 맞나ㅜㅜ(외방선교회 후원도 이미하고 있어요)싶은게..좀 마음이 그렇네요

  • 10. ㅎㅎ
    '25.2.9 7:37 PM (58.29.xxx.183)

    그리고 또, 언젠가 읽었던 글중에, 독일에서 공부중이었던
    신부님이 너무 가난한 나머지, 평소 친분이있던 신부님을 찾아갔더니
    낡았지만 깨끗히 관리된 운동화를 건네주셔서
    감사히 받아들고 왔다는 글도 있었는데 그 글의 내용이 너무도 단정해서
    어쩌다 가끔 살면서 생각나곤 했어요, 아마 땅콩을 받아드신 주교님은
    오늘이 너무 행복한 오전 10시미사의 에세이였을거에요.
    아, 나도 땅콩을 먹어보고싶어지네요^^

  • 11. ....
    '25.2.9 7:38 PM (220.65.xxx.156)

    너무 아름다운 마음이네요.

    이렇게 아름다운 사람은 스스로가 아름답다는 생각조차도 없고

    추한 마음을 가진 자는 본인이 추한 줄도 모르는군요

  • 12. .......
    '25.2.9 7:39 PM (119.71.xxx.80)

    이런 소소한 행복 참 좋네요 :)

  • 13. 저는
    '25.2.9 7:39 PM (221.147.xxx.166)

    저도 원글님처럼 여리고 순수하고 수줍고 착하고 싶어요.
    지금 저는 순수함과 맑음을 잃었어요.
    성당도 이제 안다녀요.

  • 14. 농담으로
    '25.2.9 7:45 PM (217.149.xxx.26)

    한 말을 진담으로 알아듣고
    진짜 땅콩 사서 줄 주는 몰랐겠죠.

  • 15. 진짜
    '25.2.9 7:51 PM (39.112.xxx.205)

    넘 귀여워요
    주교님도 순수한 님마음 다 아실듯

  • 16. 점점
    '25.2.9 7:53 PM (175.121.xxx.114)

    사랑스러우십니다 ^^

  • 17. ooooo
    '25.2.9 7:55 PM (211.243.xxx.169)

    이런 글을 읽으면,
    용기를 내에서 성당에 가보고 싶어져요.

    따뜻하고 귀여운 풍경이 그려집니다

  • 18. 플럼스카페
    '25.2.9 8:01 PM (1.240.xxx.197)

    그 자리에서 비웃는 사람이 있었다면 그 사람이 이상한 거죠.
    주교님이 땅콩 선물을 다른 데 가서 자랑하셨을지도 모릅니다^^

  • 19. ..
    '25.2.9 8:04 PM (124.54.xxx.2)

    무슨 거창한 선물을 신자한테 기대합니까? 단정함, 소박함, 감사함이 떠오르는 글이네요!

  • 20. ㅎㅎ
    '25.2.9 8:05 PM (114.203.xxx.133)

    너무 사랑스러운 원글님 덕분에
    주일 저녁이 한층 더 화사합니다

  • 21. ㅇㅇ
    '25.2.9 8:08 PM (39.117.xxx.171)

    너무 귀여우시네요
    그렇게 말씀하셨는데 아무도 주교님께 땅콩을 안드렸으면..ㅜ정말 잘하였어요!

  • 22. ...
    '25.2.9 8:21 PM (110.35.xxx.193)

    신부님께서 mbti에서 e신가봐요. 원글님이 주교님을 생각한 마음이 느껴지니깐 사람 사이에서 행복한 기운을 받아 웃음으로 표현하셨다고 생각해요. 오..저도 주교님 뵙고 싶어요. 얼마나 성스러울까요. 모든 성직자분들..사랑하고 존경합니다.

  • 23. ddbb
    '25.2.9 8:23 PM (220.70.xxx.74)

    아마 땅콩 사드리란 소리는 농담 반으로 한 소릴텐데 원글님의 수줍고 조심스런 태도에서 순수한 마음을 느껴서 다들 웃으셨겠지요.

  • 24. ......
    '25.2.9 8:31 PM (106.101.xxx.100)

    그 얘길 듣고 땅콩 사드림을 실천한 유일한 분이실겁니다
    행동력 칭찬합니다 잘하셨어요

  • 25. 하하하
    '25.2.9 8:32 PM (121.166.xxx.230)

    원글님 진짜 맑으신분이시네요.
    아까 미사갔다왔는데 우리성당 인기짱이신 부주임 신부님이 우리성당 수녀님
    너무 완벽하게 잘 속아넘어가신다고 사람이 맑아서 잘 속는거 같다고 하셨어요.
    마침 수녀님이 미사중에 뭘 준비하시느라 나갔다가 들어오셨는데
    신부님이 일부러 기침을 하시더니 뒤에 있는 물컵을 가져와 마시려다가
    수녀님 여기 물에 날파리가 들어가 있네요. 아무리 내가 단백질을 좋아한다고
    하지만..놀란 수녀님이 막 뛰어가 물컵을 확인하려 하시니
    신부님이 뻥이예요. 수녀님 하셔서 신자들이 다 웃고....
    나중에 신부님이 사과하셨지만
    그렇게 즐거움과 강론을 멋지게 하시는 분이 시흥이라는 먼곳으로
    가신다니 너무 아쉬워요 성당 다니는 기쁨 3배가 사라져버리는 기분이예요

  • 26. ...
    '25.2.9 8:40 PM (112.152.xxx.61)

    귀여운 원글님과 귀여운 글
    원글님 성품도 참 따스하고 편안한 분일것 같아요

  • 27. 저 윗님
    '25.2.9 9:50 PM (217.149.xxx.26)

    우리나라에도 어려운 사람들 많죠.
    그래도 에쿠아도르 보다는 잘 살잖아요.

    우리나라도 어려울 때 도움 많이 받았어요.
    그 도움 준 외국분들 다 갑부들 아니었어요.
    오히려 어려운 사람이 어려운 사람을 더 많이 도와준다고 하더라구요

  • 28. 행운
    '25.2.9 10:56 PM (211.234.xxx.213)

    이 글을 읽고 정말 행복해졌어요!^^
    댓글들도 너무 따뜻하고 맑고
    수녀님 신부님 신자들 에피소드도 넘 사랑스러워요

  • 29. 성당
    '25.2.10 3:03 AM (211.234.xxx.155)

    성당 그립네요
    동네 성당에 한참 다니던 때가 있었는데
    참기름과 들기름을 팔았어요
    중국산은 만원 국내산은 더 비쌌는데
    싼 중국산 참기름도 성당에서 사온거라 그런지 너무 맛잇더라고요
    가끔 그렇게 먹을 것을 팔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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