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728919?sid=100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1 일 12·3 내란사태로 미뤄졌던 재외공관장 인사를 단행했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이호열 초대 주쿠바대사 등 신임 재외공관장 11 명에게 신임장을 수여했다. 이날 신임장을 받은 이들은 지난해 하반기에 공관장으로 내정돼 연말 부임을 준비했다가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부임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번 인사는 내란 사태로 한국의 국제적 신뢰도가 하락하고 외교 위기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외교 최전선에서 활동해야 할 공관장 자리를 더는 비워둘 수 없다는 이유로 단행된 인사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여러 나라 공관장이 비어있는데 외교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대행 체제라고 채우지 않는 것은 할 일을 하지 않는 것이다. 최 대행이 각 장관들이 할 수 있는 것은 하자고 얘기하셨던 차원에서 일부 인사를 단행한 것”이라고 했다. 2017 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도 비슷한 형식으로 공관장 인사를 실시했다.
이번에 임명된 이호열 신임 주쿠바대사는 주로 경제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왔고 직전까지 주멕시코 대사관 공사로 근무했다. 지난해 2월14일 처음으로 외교관계를 수립한 쿠바와의 경제 협력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쿠바와 함께 신설 공관인 주슬로베니아 대사에는 배일영 전 외교부 정보관리기획관이, 주조지아대사에는 김현두 주필리핀 공사참사관이 임명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 동기동창이자 윤석열 정부의 초대 주중대사인 정재호 대사는 후임자가 부임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날 귀국했다. 27 일 베이징에서 열린 정 대사의 이임식은 내부 직원들에게만 공지된 채 ‘비공식 행사’로 진행됐다. 대중 외교가 중요한 시점에 공직자로서 무책임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 대사는 2년6개월 동안 대사로 재임하면서 갑질과 폭언 의혹에 휩싸였고, 중국 고위 당국자들과 외교적 소통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중대사관은 31 일부터 정무공사가 대사대리를 맡아 직무대리 체제로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