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살 먹은 여잔데
표정도 없도 톤도 없고 말끝도 짧고..
장점으로는 입 무겁고 과묵하고 조용해보였는데
왠걸 입 엄청 싸고 뱀처럼 남 캐고 다니면서
그걸로 뒤에서 온갖 소문 이간질 뒷담 험담 일삼는...
그 조직에 떠도는 온갖 헛소문이 이 여자한테서
나오는거더만요 자기 뇌피셜을 사실인 것마냥 둔갑해서
그런 유독한 인간인 줄 잘 모르던 시절에
하도 거머리처럼 질척이며 들러붙는데
자기 얘기는 절대 안하고 제게 꼬치 꼬치 캐묻는데
그때 그냥 자기 얘기를 어려워 하는 줄 알았죠
근데 사실 열등감 자격지심 수치심이 너무 심해서
판단 평가 당할까봐 자기 얘기는 숨기고
제 정보 캐면서 우위 가늠하는거였고
학벌이든 환경이든 경제력이든
어느 거 하나 할 것 없이 자기가 아래라는 거 알고서
비죽거리기 시작
특히 자기는 무뚝뚝 무감하고 남자같은데
제가 감정표현이 풍부하고 작은 것에도 기뻐하고
즐거워하고 감동하고 그런걸 제일 싫어하더군요
지나가는 후배가 제게 살갑게 인사해서
제가 어 안녕~~ 하고 인사하면
목소리 뭐야 하면서 역겹다는 듯이 꼽주고
하늘이 너무 예뻐서 와 오늘 하늘 너무 예쁘다 하면
그거 빈정거리듯 똑같이 따라하면서
와 너무 예쁘다~~ 비죽비죽 비아냥
다른 사원 얘기에 아 그러셨구나 하는거 옆에서 듣고
또 빈정거리듯 따라하면서 톤 개높아 절레절레
다른 층 사원이 저희 층에 업무지원 나와서
저한테 반갑게 인사하길래
저도 좋아하는 사원이라 반갑게 인사하고
옆쪽에 서서 절 보던 그 여자랑 눈 딱 마주쳤는데
(그 여자는 제가 어디에서 뭘하든
늘 어디선가 저를 주시하고 있고
졸졸 따라다니면 일거수 일투족 뒤에서 다 염탐해요)
순간 제 눈웃음 따라짓는데
뭐랄까 그 무표정 무뚝뚝한 사이코패스가
어거지로 나를 흉내내보려는 느낌? 인데
경멸이 섞여있는 따라함 이랄까
따라는 하고 싶고 경멸은 어려있고
그러면서 들러붙기는 어찌나 들러붙는지
소름끼쳐서 피해다니는데
스토커처럼 안 보이는 곳에 숨어서 기다리고 있다가
우연인 것처럼 제 옆에 슥 붙어서 어떻게든 같이 다니려고
하더라고요
남이 행복한 꼬라지 못보겠음 인생에서 사라지면 되지
왜 못 들러붙어 안달을 하는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