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자가례에 따른 유교방식의 설날 차례상은
차와 과일한접시, 떡국 정도만 올리고
아주 간소하다고 하대요.
지금도 명문가 종가에서는
나물하고 전부치고 떡하고 이런거 안올린대요.
암튼 이제는 부모님 두분 모두 돌아가셔서 우리집에서 식구들끼리 우리식으로 차례상 차리고 기제사도 지냅니다. 어차피 음식은 먹어야하니 명절기분내느라 (조금만 하라고 남편이랑 애들이 뭐라고 하지만) 약과, 쌀강정,육포등등 이런거 다 배웠는데 언제 써먹습니까? 음식 배우는거, 하는거 좋아해서 기회는 이때뿐! 신나서 만들었어요. ( 애들 끌어들여 시키지않고 저 혼자 했으니 욕하지마세요.)
전통누룩 사서 곡자,찹쌀로 술도 빚어요.
고조리서 참고해서 빚은 진짜 전통주예요.
제사때마다 제가 빚은 술로 쓰는데 이번 명절에는 친정에서 교동법주 선물세트를 보내왔어요.
교동법주는 경주최부자 종가집에서 가문의 비법그대로 빚는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단 3개의 술중에서 하나예요. 진짜 좋은 술이죠.
부모님 살아계실때 시골에서 차례지낼때
씨족사회라 큰집, 작은집,...아침부터 순서대로 집을 돌아가며 차례지내는데 어르신들이 교동법주 술맛이 너무 좋다고 하시면서 술병이 비워질때까지 다른집으로 가실 생각을 안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
그런 귀한술 교동법주가 있으니
'오늘 차례상에는 귀한 교동법주 쓰야겠네~' 하고 꺼내놓으니 남편이 저를 쳐다보며 '진짜 귀한 술은 당신이 빚은 술이지~ ' 이럽니다.
아니...기왕이면 좋은술이 들어왔으니 좋은술 쓰야지..교동법주인데..했더니
'좋은술은 당신이 빚은게 진짜로 더 좋은 술이지~ ' 오마나~~!!!
오늘 하루종일 넘 기분이 좋아요.
내일은 올해 첫 해일이니 삼해주 밑술을 해야겠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