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설 명절.
노총각 시동생의 한쪽 다리 부상으로 병원 입원중.
남 편이 본인 동생 병실을 불침번 담당키로 함.
남편이 없으니 친정에도 못 가겠다? 하는
시모의 뜻을 거역하고.
6시간 거리를 자주 와 볼 수 있는 것도 아닌지라
친정 부모를 진짜 잠깐 얼굴만 보고 왔더니
설 연휴 내내 나를 왕따를 시킨 시모.
어른으로써 부끄러웠는지
역시 며늘에 대한 내리 사랑을 보여주심.
시모의 딸네들과 사위들, 그들의 자녀.
시모의 노노총각 맏아들까지 합 18인.
예수 제자 12사도를 가뿐히 능가함.
떡국에 닭고기를 찢어 넣고 끓였는데
딸, 사위, 심지어 그들의 초등 애들 떡국에 까지
닭고기를 봉분처럼 쌓아 줌.
조개 패총인줄.
그리고선 나에게도 한 그릇 퍼 줌.
사위들을 의식하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시모 왈.
"국물이 맛나겄다. 뜨시게 한 그릇 먹어라"
'어라??
닭고기는 커녕 떡살 한조각 없는 국물 한 사발
리얼 드링킹?'
푸--욱 고은 한약 보약 진액도 아니고?
초등까지 18인에게 봉분처럼 퍼 주니
내게 돌아온 건 온리 국물 뿐!!
시모의 인간 중요도를 재차 파악하는 순간이었음.
표정 관리 안 되는 심정으로 앉아 있는 나.
그 사이 다들 식사를 끝내는 추세.
하이라이트로 어메이징함을 시전하는 시모.
며느리 사랑은 시모뿐!
감동 모드?
명절이라 기름기 있는 음식들로 물려서인지
봉분처럼 쌓아 퍼 준 떡국을 다들 남긴 상태.
며늘에게 인정 넘치는 시모.
건더기를 수거하여 내게 주며
"고기랑 맛나겄다! 건져 먹어라! "
평소 순발력 없기로 매번 이불킥하는 나.
순간 입에서 튀어 나온 말.
"귀한 고기네요. 아껴놨다가 남 편 오면 줘야 겠어요!! "
시모 눈에서 쌍레이저 발사되고
시누들의 매서운 속사포 면박 총 공세를 받음.
그 일로 싸가지 없음 며늘 포인트를 추가 획득하여
더더욱 박해와 구박권을 수여 받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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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위는 백년손님
무개념 사위X들은 명절 연휴 내내
처가에서 손님대접 받으며 황제 연휴를 보냄.
즈그집들은 왜 안 가는 거임?
술고래들인 그들을 융숭 접대하고픈 장모는
넘치는 사랑을 시전하고파
"장모카세" 수준의 안주를 종일 리필해주고파 함.
허나 백년 손님인 그 x들의 장모는 입으로만 일하고
실질 소주방 나인은 오롯이 내 몫임.
딸x들은 드라마 품평회하며 등바닥 지지고 있음.
(PS 읽기 불편하시면 냉큼 삭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