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에 최소 한번 만나는 대학동기모임 중 한명이
카페를 오픈했어요. 자영업은 처음인 친구고
원래 수동적이고 찡찡대면 주변에서 도와주는 스타일.
오픈 과정에서 동기들 전부...나서서 도와줬어요.
간판 디자인을 골라달라, 메뉴 뭘더하고 뭘 뺄까...
가격은 얼마...명함은 어디서 주문...알바 좀 구해줘..
그릇이랑 식기류 사러 같이 가줘..등등 다들
자기일처럼 도와줬거든요.
자영업이란게 사람 때문에 더 힘든거잖아요.
알바가 내맘처럼 일해주지도 않지만 금방 그만두면
또 사장이 다 해야되는 거고..그걸 다들 수없이 얘기했는데 막상 닥치니 더더더더 찡찡찡..단톡방엔 늘 앓는소리.
괜히 시작했다, 그만두고 싶다, 왜 날 더 말리지 않았냐..
누가 하라고 등떠밀었나 참..
급기야는 전업인 동기들이 가끔 대타 뛰어주고
급할때 가서 돕곤 했어요. 어린 알바생들은 그만둘까봐
세상 나긋나긋 잘 대해주고 돈도 따박따박 주고
먹을것도 사주는 통큰 사장 코스프레 하는 애가...
친구들이 알바해주면 최대한 돈 늦게 주는 식으로
기다리다 기다리다 먼저 말하게 만들고..
아 맞다! 근데 우리 알바들이랑 같이줘도 되지?
하면서 슬쩍 더 미루고 (원래 알바페이 지급날
다 아는데)
동기들이 친구가게 팔아주려고 식구나 지인데리고
방문해도 할인은 커녕...더 많이 안팔아준다는 식이고..
그 와중에 동네지인과 비교하며 거긴 아예 목돈을
걸어놓고 갔다..나의 은인이다, 돈 쓸줄 안다..하질 않나
매장 오픈할땐 너희들은 평생 은인이니 커피공짜다..
가족들과 다 와도 디저트는 무조건 서비스다..하더니
입싹 닫네요. 이제는 인심 잃어 친구들이
지가 부를때 바로바로 안오니 서운하다고 삐져있질 않나..지금 알바도 80프로 이상은 다 동기들 지인이고
급하게 알아봐준건데 그것도 고맙긴 커녕 트집...
원래 얌체과였는데 다들 이번에 진절머리 나서
이친구 빼고 모임하자 말까지 나오네요,
중간만 해도 계속 도울 친구들인데 사람이 얕아도
어찌나 얕은지 정뚝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