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평생 조마조마하게 사네요

에휴 조회수 : 4,393
작성일 : 2025-01-23 01:48:33

어릴 때 부모님이 매일 싸우셨어요.

학교 끝나고 집에 가기 싫을 정도로요.

아버지가 사업 벌리고 망하는 일이 반복되니 그게 가장 큰 이유였어요. 엄마가 공무원이셔서 사실상 가장이셨고요.

자려고 누웠는데 싸우는 소리 들리면 이불 뒤집어쓰고 억지로 잠들려고 고역이었어요. 몸싸움 하실 때도 있어서 나가서 말린 적도 있었고 그 불안과 긴장감은 지금도 생생해요.

 

남편은 외모, 학벌, 능력 모두 출중하지만 그 모든 장점을 덮을 정도로 성격이 지*맞아요. 비상식적인 수준의 효자이고-모임에서 시집 흉 보던 사람들 제가 그나마 약한 에피소드 하나만 얘기해도 모두 숙연해집니다. 그래서 오히려 말 안해요.- 외도하다 들키니 제 탓 하는 인간성을 가졌어요. 시어머니가 왕처럼 키워 자기 말 거역하면 대역죄인 취급이라 대화 자체가 안됩니다. 연애할 때는 전혀 몰랐어요. 매너있고 상식적인 줄 알았죠. 그래서 결혼하고 처음에 많이 싸웠는데 곧 포기했어요. 예측도 안되고 이해도 안되는 버럭질이 너무 잦으니 남편 들어오는 소리만 나도 심장이 철렁했어요. 

 

하나 있는 자식은 어릴 때 너무 똑똑하고 사랑스러웠는데 사춘기와 입시 거치면서 제 속을 다 뒤집어놓았어요. 남편과 살면서 제가 체득한 건 포기할 건 빨리 포기해야 한다는 거라 아이가 대학 간 지금 아이와 제 관계는 크게 나쁘지 않아요. 근데 아이가 아빠를 싫어해서 기숙사에서 학교 다니는데 학기중에 집에 거의 안오고 지낼 때는 나름의 평화가 유지되었어요. 아침에 식사 준비하고 저는 출근하고 퇴근 후에는 남편과 거의 대화 없이 살았거든요. 근데 방학이라 애가 집에 왔는데 애가 식사 중에 남편 들어오는 소리가 나니 순간적으로 제 몸이 움찔하는게 너무 정직하게 반응하네요. 애 성격도 보통 아니고 자기 기준 아빠에게 쌓인 게 많아서 아무 것도 아닌 일로도 격하게 부딪힐 수 있다는 걸 제가 알아서요. 

 

무슨 팔자가 평생 이 모양인지 모르겠어요. 

IP : 211.234.xxx.245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5.1.23 1:56 AM (118.222.xxx.52)

    에구 저도 그 마음 알아요. 짧은 인생 맘 편하게 사는 방법을 생각해보세요. 더는 불행하기 싫어서 아무것도 안받고 겨우겨우 이혼했어요.

  • 2. ..
    '25.1.23 2:04 AM (218.55.xxx.93) - 삭제된댓글

    이제부터는 원하는 방향으로 주변을 바꿔보려고 시도해보세요.
    물론 타인을 바꾸는건 어렵지만
    자신을 바꾸는건 가능하잖아요
    원글님이 능동적이고 강한 성격으로 바뀌면
    주변도 분명 영향받게끔 되어 있어요

  • 3. 에휴
    '25.1.23 2:38 AM (125.178.xxx.170)

    너무 안쓰럽네요.

    직장 다니시는 듯한데
    이혼 어려우면 별거라도 하면서
    편하게 사세요.

    앞으로는 님을 위해 사시길
    그래서 마음 편한 하루하루 사시길
    이 순간 간절히 기원합니다.

  • 4. ..
    '25.1.23 5:01 AM (98.42.xxx.81)

    이혼하세요.
    가정이 마음이 제일 편한 곳이어야지..
    본인 의지로 환경을 바꿀 수 있습니다..

  • 5. o o
    '25.1.23 5:09 AM (76.151.xxx.232)

    님 만나서 맛있는거 사주고 싶어요. 따듯한 카페에서 토닥여주며 괜챦다고 용기주고 싶어요. 저도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서 무슨 말인지 알아요. 저도 평생 그렇게 불안하고 우울하게 살다가 공황 장애 심하게 와서 너무 힘들었던적도 있었고요. 그냥 마음을 편하게 가지고, 그래서 어쩌라고? 이런 마음으로 사세요. 나중에 죽을때 억울한거 보다 지금 죽었다 생각하고 미친듯이 나 편한대로 사세요.

  • 6. 이정도면
    '25.1.23 7:45 AM (116.34.xxx.24)

    저도 이혼권유

  • 7. 그러게요
    '25.1.23 7:56 AM (70.106.xxx.95)

    하루를 살아도 맘이 편해야죠
    직장도 다니신다며 그런 눈치보고 살다가 중병이라도 걸리면
    억울해서 어떻게 하실건가요
    남편이 좋던지 시댁이 좋던지 둘중 하나라도 좋아야 버티는거지
    둘다 별로네요
    자식도 이해할거에요

  • 8. 무명인
    '25.1.23 8:06 AM (211.178.xxx.25)

    그렇게 살면 마음의 병이 찾아와요. 아무쪼록 맘 편하게 사시길

  • 9. ..
    '25.1.23 8:44 AM (182.220.xxx.5)

    둘이서 작은 일로 큰 갈등을 일으킬 때는
    내가 지랄을 해서 둘의 기를 꺽어놔야 해요.
    그게 안되면 둘에게 계속 눌려 사시게 됩니다.

  • 10. 어ㅡ
    '25.1.23 8:52 AM (122.40.xxx.134)

    나가라는데도 안나가고
    버티면 어쩌나요

  • 11. ..
    '25.1.23 9:35 AM (223.38.xxx.13)

    이제는 이혼하시고 편하게 사시는게 어떠신지요?

  • 12. hippos
    '25.1.23 9:41 AM (211.234.xxx.176)

    자녀랑 아빠도 만나도 인사도 안하는지경인가요?
    이제 아이랑 해방되시면 좋겠네요.ㅠ

  • 13. ...
    '25.1.23 1:12 PM (112.154.xxx.59)

    평생 주눅들고 불안한 삶....
    해방되세요. 살아있을 때 나를 해방시켜 줄 사람은 나 자신 뿐이어요.
    하루를 살아도 어깨 피고 당당하게 살아야죠.
    별거부터 해보세요. 내 집에서 맘 편하게 살아요.
    이런 말 하는 저도 어렸을 때 아버지가 무서워서 아버지 기침 소리만 들어도 몸이 움찔하던 기억이 있어요. 지금은 그리 살지 않아도 평생 따라 다닙니다. 아이를 위해서도 이제 헤어지셔도 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88838 반찬이 하나도 없는데 10 ㅇㅇ 2025/03/01 3,409
1688837 초등과 가기 좋은 등산코스 추천해주세요 4 ㅎㅎㅎㅎㅎ 2025/03/01 473
1688836 보물섬에 허일도대표로 나오는 배우요 14 김정난남편 2025/03/01 2,679
1688835 달래간장에 3 ..... 2025/03/01 972
1688834 잘 익은 바나나 보관 어떻게 하나요? 8 소식 2025/03/01 1,355
1688833 언매 과외 시켜 본 경험담 좀 들려주세요 2 애타는 마음.. 2025/03/01 721
1688832 LG 17킬로그램 용량의 드럼세탁기의 세탁시간 3 ........ 2025/03/01 631
1688831 동대문 홈플러스에요 5 천천히 2025/03/01 2,266
1688830 중학생 정도 되니 아이한테 손이 안가요 18 진짜 2025/03/01 2,723
1688829 '자칭 CIA 블랙'…'캡틴 아메리카' 윤 지지자 검찰 송치 17 ... 2025/03/01 1,805
1688828 레몬 주문해달라는 오마니 18 나는왜 2025/03/01 3,413
1688827 관광버스로 퍼올리는군요 16 ... 2025/03/01 2,508
1688826 식사준비 1 ..... 2025/03/01 939
1688825 엄마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싶어요. 양가감정.. 17 네컷 2025/03/01 3,141
1688824 믿었던 기독교 교수님 마저... 30 탄핵이답 2025/03/01 5,138
1688823 Be going to 와will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8 영어 2025/03/01 1,692
1688822 조성현 수방사 제1경비단장에게 참군인상을 수여합시다. 4 내란수괴파면.. 2025/03/01 1,142
1688821 저보다 여러모로 괜찮은 딸아이 5 자식 2025/03/01 1,899
1688820 땅콩버터 질문있어요 4 홈플 2025/03/01 1,852
1688819 한동훈 페북, "3.1절 아침,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희.. 22 .. 2025/03/01 1,359
1688818 캠핑가서 문제 풀리고 영어숙제 했던 엄마 2025/03/01 1,363
1688817 최상목 꼴값중 18 2025/03/01 4,481
1688816 당근을 샀는데 잘 먹지도 않는 걸 어디다 쓸까요? 30 왜샀지 2025/03/01 2,868
1688815 사춘기 아이랑 인연 끊고 싶어요 14 2025/03/01 4,300
1688814 시드니 퀸빅토리아빌딩 카페 1 ㅇㅇ 2025/03/01 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