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평생 조마조마하게 사네요

에휴 조회수 : 4,285
작성일 : 2025-01-23 01:48:33

어릴 때 부모님이 매일 싸우셨어요.

학교 끝나고 집에 가기 싫을 정도로요.

아버지가 사업 벌리고 망하는 일이 반복되니 그게 가장 큰 이유였어요. 엄마가 공무원이셔서 사실상 가장이셨고요.

자려고 누웠는데 싸우는 소리 들리면 이불 뒤집어쓰고 억지로 잠들려고 고역이었어요. 몸싸움 하실 때도 있어서 나가서 말린 적도 있었고 그 불안과 긴장감은 지금도 생생해요.

 

남편은 외모, 학벌, 능력 모두 출중하지만 그 모든 장점을 덮을 정도로 성격이 지*맞아요. 비상식적인 수준의 효자이고-모임에서 시집 흉 보던 사람들 제가 그나마 약한 에피소드 하나만 얘기해도 모두 숙연해집니다. 그래서 오히려 말 안해요.- 외도하다 들키니 제 탓 하는 인간성을 가졌어요. 시어머니가 왕처럼 키워 자기 말 거역하면 대역죄인 취급이라 대화 자체가 안됩니다. 연애할 때는 전혀 몰랐어요. 매너있고 상식적인 줄 알았죠. 그래서 결혼하고 처음에 많이 싸웠는데 곧 포기했어요. 예측도 안되고 이해도 안되는 버럭질이 너무 잦으니 남편 들어오는 소리만 나도 심장이 철렁했어요. 

 

하나 있는 자식은 어릴 때 너무 똑똑하고 사랑스러웠는데 사춘기와 입시 거치면서 제 속을 다 뒤집어놓았어요. 남편과 살면서 제가 체득한 건 포기할 건 빨리 포기해야 한다는 거라 아이가 대학 간 지금 아이와 제 관계는 크게 나쁘지 않아요. 근데 아이가 아빠를 싫어해서 기숙사에서 학교 다니는데 학기중에 집에 거의 안오고 지낼 때는 나름의 평화가 유지되었어요. 아침에 식사 준비하고 저는 출근하고 퇴근 후에는 남편과 거의 대화 없이 살았거든요. 근데 방학이라 애가 집에 왔는데 애가 식사 중에 남편 들어오는 소리가 나니 순간적으로 제 몸이 움찔하는게 너무 정직하게 반응하네요. 애 성격도 보통 아니고 자기 기준 아빠에게 쌓인 게 많아서 아무 것도 아닌 일로도 격하게 부딪힐 수 있다는 걸 제가 알아서요. 

 

무슨 팔자가 평생 이 모양인지 모르겠어요. 

IP : 211.234.xxx.245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5.1.23 1:56 AM (118.222.xxx.52)

    에구 저도 그 마음 알아요. 짧은 인생 맘 편하게 사는 방법을 생각해보세요. 더는 불행하기 싫어서 아무것도 안받고 겨우겨우 이혼했어요.

  • 2. ..
    '25.1.23 2:04 AM (218.55.xxx.93) - 삭제된댓글

    이제부터는 원하는 방향으로 주변을 바꿔보려고 시도해보세요.
    물론 타인을 바꾸는건 어렵지만
    자신을 바꾸는건 가능하잖아요
    원글님이 능동적이고 강한 성격으로 바뀌면
    주변도 분명 영향받게끔 되어 있어요

  • 3. 에휴
    '25.1.23 2:38 AM (125.178.xxx.170)

    너무 안쓰럽네요.

    직장 다니시는 듯한데
    이혼 어려우면 별거라도 하면서
    편하게 사세요.

    앞으로는 님을 위해 사시길
    그래서 마음 편한 하루하루 사시길
    이 순간 간절히 기원합니다.

  • 4. ..
    '25.1.23 5:01 AM (98.42.xxx.81)

    이혼하세요.
    가정이 마음이 제일 편한 곳이어야지..
    본인 의지로 환경을 바꿀 수 있습니다..

  • 5. o o
    '25.1.23 5:09 AM (76.151.xxx.232)

    님 만나서 맛있는거 사주고 싶어요. 따듯한 카페에서 토닥여주며 괜챦다고 용기주고 싶어요. 저도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서 무슨 말인지 알아요. 저도 평생 그렇게 불안하고 우울하게 살다가 공황 장애 심하게 와서 너무 힘들었던적도 있었고요. 그냥 마음을 편하게 가지고, 그래서 어쩌라고? 이런 마음으로 사세요. 나중에 죽을때 억울한거 보다 지금 죽었다 생각하고 미친듯이 나 편한대로 사세요.

  • 6. 이정도면
    '25.1.23 7:45 AM (116.34.xxx.24)

    저도 이혼권유

  • 7. 그러게요
    '25.1.23 7:56 AM (70.106.xxx.95)

    하루를 살아도 맘이 편해야죠
    직장도 다니신다며 그런 눈치보고 살다가 중병이라도 걸리면
    억울해서 어떻게 하실건가요
    남편이 좋던지 시댁이 좋던지 둘중 하나라도 좋아야 버티는거지
    둘다 별로네요
    자식도 이해할거에요

  • 8. 무명인
    '25.1.23 8:06 AM (211.178.xxx.25)

    그렇게 살면 마음의 병이 찾아와요. 아무쪼록 맘 편하게 사시길

  • 9. ..
    '25.1.23 8:44 AM (182.220.xxx.5)

    둘이서 작은 일로 큰 갈등을 일으킬 때는
    내가 지랄을 해서 둘의 기를 꺽어놔야 해요.
    그게 안되면 둘에게 계속 눌려 사시게 됩니다.

  • 10. 어ㅡ
    '25.1.23 8:52 AM (122.40.xxx.134)

    나가라는데도 안나가고
    버티면 어쩌나요

  • 11. ..
    '25.1.23 9:35 AM (223.38.xxx.13)

    이제는 이혼하시고 편하게 사시는게 어떠신지요?

  • 12. hippos
    '25.1.23 9:41 AM (211.234.xxx.176)

    자녀랑 아빠도 만나도 인사도 안하는지경인가요?
    이제 아이랑 해방되시면 좋겠네요.ㅠ

  • 13. ...
    '25.1.23 1:12 PM (112.154.xxx.59)

    평생 주눅들고 불안한 삶....
    해방되세요. 살아있을 때 나를 해방시켜 줄 사람은 나 자신 뿐이어요.
    하루를 살아도 어깨 피고 당당하게 살아야죠.
    별거부터 해보세요. 내 집에서 맘 편하게 살아요.
    이런 말 하는 저도 어렸을 때 아버지가 무서워서 아버지 기침 소리만 들어도 몸이 움찔하던 기억이 있어요. 지금은 그리 살지 않아도 평생 따라 다닙니다. 아이를 위해서도 이제 헤어지셔도 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79569 요즘 직장내 성희롱,성추행이 발생하면 3 2025/01/26 863
1679568 50대 분들 지금 뭐하세요? 12 50 2025/01/26 5,313
1679567 떡국 육수 어떻게 내시나요? 19 ca 2025/01/26 3,670
1679566 자궁근종 홍삼 안좋나요? 10 2025/01/26 2,845
1679565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윤석열과 지지세력들의 행보들 12 마토 2025/01/26 2,277
1679564 화교혐오 제발 그만하시죠 17 ..... 2025/01/26 1,908
1679563 이거 뭐라고 검색하나요? 블루커피 2025/01/26 392
1679562 배고파요 5 에혀 2025/01/26 1,001
1679561 예비고2 딸이 좀 이상해요 6 칼카스 2025/01/26 3,948
1679560 꽃보니 2030대 남여 당 지지율이 반대던데 15 ... 2025/01/26 2,358
1679559 챗gpt 윤석열 계엄 가짜정보 주네요 22 2025/01/26 3,084
1679558 통영여행 날씨 4 2025/01/26 731
1679557 무슨 근거로 6 2025/01/26 998
1679556 낼 폭설인데 비행기 뜰까요? 4 비행기 2025/01/26 3,555
1679555 홍사훈 기자 페북 - 11 ㅋㅋㅋ 2025/01/26 4,264
1679554 이진숙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18 ..... .. 2025/01/26 6,085
1679553 50세 쌍수후기 15 .. 2025/01/26 5,906
1679552 윤 구치소에서 설연휴 특식, 떡국 못먹는데요 31 ㄴㄱ 2025/01/26 5,965
1679551 보석 신청하고 자빠지면 6 ..... 2025/01/26 2,165
1679550 (펌)전광훈 수사를 '경찰 안보수사과' 에서 '전담팀' 이 한다.. 20 /// 2025/01/26 3,404
1679549 감옥에서 탈출 하실라 3 혹시라도 2025/01/26 1,566
1679548 행사 기획을 전문적으로 하고 싶습니다 1 ㅇㅇ 2025/01/26 884
1679547 우리도 있었습니다. 군인들을 아꼈던 대통령 10 ... 2025/01/26 2,861
1679546 다음 대선에선 집값이나 재개발 이런거에 휘둘리지 .. 7 2025/01/26 1,168
1679545 명신이가 원래 1월 말까지만 버티면 수가 생긴다고 32 ㅇㅇ 2025/01/26 15,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