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가 37년생, 당뇨와 치매가 있으세요. 중증 치매지만 약을 잘 써서 착한 치매라고 해요. 보통 기운없이 소파에 누워 있거나 방에서 안 나오고 하루종일 주무시는 정도예요.
아버지 돌아가시면서 서울 집 팔고 지금은 경기도 이모네 아랫집으로 이사 가서 이웃에 사세요.
아침 저녁은 국가에서 보내주시는 방문 간호사님이 오셔서 식사와 인슐린 주사 챙겨 주시고 점심에는 또다른 도우미 분이 오셔서 점심 챙겨주시고요. 예전부터 오시던 도우미 이모님도 이제는 70대라 일주일에 한 번만 오셔서 대충 청소하고 반찬 만들어 놓고 가시고요. 그 외의 어떤 공백이 생기면 이모가 내려와서 엄마 챙겨주시고요. 언니 직장이 근처라 뭐라도 필요하면 언니가 달려와요. 주말에 와서 외식도 시켜 드리고 장도 봐다 드리고요. 전 해외에 살지만 시간이 자유로운 직장이라 일년에 몇 달씩 엄마 곁에 가 있어요. 재택으로 일 계속 할 수 있거든요.
문제는 이렇게 촘촘한 계획인데도, 틈이 생기네요. 이모가 허리를 다치셨어요.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도우미 분들 못 오실 때 엄마 식사를 챙겨드리는데 그나마 하시는 것도 못 하는 상황이래요.
저는 당근으로 사람 부르면 안 될까 했는데 언니가 그건 마땅치 않아 하네요. 모르는 사람이 엄마 집에 들락날락 하는 거 불편하다고요.
짜장면 좋아하시니까 짜장면, 아님 햄버거 배달시켜 드리면 안 될까 물었더니 엄마가 현관 초인종 울려도 나오지 않으신다고 안 된데요.
그럼 한 끼 정도는 건너 뛰어도 되지 않을까 나도 하루에 한 끼 아니면 두 끼 먹는데, 그랬더니 당뇨가 있어서 그럼 안 된데요.
그럼 어쩌죠? 당근으로 오늘 1시간 와서 점심만 챙겨주실 분, 그렇게 구하면 안 될까요? 다른 좋은 아이디어 있으세요? 막막하네요, 언니는 짜증만 내고, 전 당장 엄마집에 들어갈 상황이 못 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