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왜 그런지
생각해보면 참 지극히 소심하긴 해요.
나이도 먹을만큼 먹었는데 60대
동네 언니비슷한 또래가 있어요.
가끔씩 연락하면서 동네 한바퀴 돌자 하면
서로 만나 수다도 떨고 그래요.
저는 이 언니 말 들어주는 편이에요.
만나기만 하면 자기 말이 많은 사람이라
어제 그 언니 톡이 와서 동네 한바퀴 돌자 해서
그러자고 제가 옷을 갈아입고 나가려는데
얼마전 과일 파는 곳에서 사과를 좀 싸게 샀어요.
그래도 사과가 요즘 비싸잖아요.
그래도 @과일가게(그 언니도 아는 가게에요.) 에서 산 사과중에
젤 이쁜 사과 하나를 골라 랩으로 싸서 주머니에 넣었어요.
그 언니를 주려구요.
만나고 서로 얘기하고 공원을 걸으면서 제가
'사과할 일은 없지만 사과 줄게요!'라고 하면서
사과를 그 언니에게 줬어요.
웃으면서 받더라구요.
카페가서 차 한잔을 해도 좋을텐데 가자는 말을 거의 안해요.
가면 10에서 7은 제가 사요. 저는 가끔 밥도 사는데
그 언니는 주로 커피 사요.
걷다가 그 @과일가게가 나오기에 나 저기서 과일 샀다고 하니
같이 들어가보자고. 가서 보니
그 언니 하는 말이 내가 준 사과 먹어보고 맛있으면 산다고 다시 나왔어요.
그래서 좀 걷다보니
@@마트에서 사과를 싸게 팔더라구요.
@과일가게에서 산 것보다 크고 더 달아 보이고 갯수는 같은데 훨씬 싸게요.
"와, 여기가 떠 싸네요. 물건은 더 좋고..."라고 하니 그 언니가
사과 한 봉지를 사더라구요. (딱, 그것만)
@@마트를 나와서
저는 은근히 그 언니가 사과를 샀으니
맛보라고 내게도 하나를 건넬 줄 알았는데, 안 그러더라구요. ㅜ
이쪽 저쪽 길이 달라 따로 걸어오는데
그 자리에서
'나도 사과 하나만 줘봐요. 맛 좀 보게!'라고 말하지 못한 나 자신이 참~~~ㅋ
나 같으면 내가 사과 하나 받았는데
나도 줬을 것 같아요.
자기도 내가 산 사과 맛 좀 봐, 그러면서 (그러면 뭐해? 말도 못하고~ ㅜ)
이토록 소심한 나, 스스로 달래봅니다.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