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안 가는 동네에서 약속장소 찾고 있는데
허름한 옷차림에 힘 없어 보이는 남자 노인분이
저에게 다가와 여보세요 하고 부르는데
순간 술주정같이 느껴져서 흠칫 놀라며 모른 척 하고 지나갔어요
너무 순간적으로 그렇게 반응하고 혹시나 하고 뒤돌아 보니
다른 커플에게 길을 물어보고 있으시더라구요
제가 그렇게 쌩 가버려서 속상하셨겠다 싶어서 죄송한 마음이...
그런데 한편으로 나도 저렇게 늙어갈 날이 머지 않았는데
남들에게 보이는 모습이 나이 들수록 더 중요하겠구나 생각 들었어요
제가 그렇게 남 옷차림 따지는 사람도 아닌데
순간적으로 초라한 그 모습에 제 안전을 더 생각했다는 게 스스로도 놀랐거든요
아무튼 뒤에 오던 커플이 길 알려드려 다행이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