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박노해 시인 ‘더디 가고 떨며 가도’

.. 조회수 : 2,225
작성일 : 2025-01-14 12:52:28

나는 한 걸음을 내딛기 위해 

열 번을 쓰러지고 일어서 가는데 

너의 한 걸음은 순풍에 돛 단 듯이 

단숨에 열 걸음을 앞질러 가는구나 

 

탐욕은 부끄러움이 없으니까 

악은 거침없이 막 나가니까 

너희는 지상의 법도 없고 

하늘의 벌도 모르는구나 

 

너흰 지금 망상으로 취해가는구나 

너흰 지금 무법으로 무너지는구나 

너흰 지금 광기로서 불타가는구나 

 

나라야 망하든 말든 내전을 불지르고 

국민이 죽건 말건 일상을 파탄내고 

특권과 탐욕을 채우면 그만이겠지만 

 

우리는 지켜야 할 것을 다 지키면서

한 걸음도 건너뛰지 않는 정직한 걸음이어서 

이리 더디고 애타고 힘겨운 전진이구나

 

너희가 망친 나라 우리는 살려간다 

너희가 찢은 헌법 우리는 지켜간다 

너희가 떨군 국격 우리는 세워간다 

 

우리가 이 나라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여기가 우리 삶의 터전이기 때문이다 

이곳이 내 존엄의 전선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더디 가고 떨며 가도 

인간의 품격과 사랑의 떨림을 품고 

우리 함께 가야만 할 ‘빛의 혁명’으로 

겨울 속의 꽃심으로 걸어나간다 

 

아아 마음이 사무치면 

꽃이 피는 봄

 

- 박노해 시인의 숨고르기 ‘더디 가고 떨며 가도’

https://www.nanum.com/site/32226038

 

 

 

  
IP : 1.233.xxx.223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박노해님
    '25.1.14 12:58 PM (106.102.xxx.219)

    로그인을 안할 수가 없군요.
    그 해맑으신 얼굴에 어찌 그리 높고 숭고한
    품격과 의지를 품은셨는지.

  • 2. ...
    '25.1.14 12:58 PM (175.194.xxx.221)

    이번에 작가가 계엄사태 보고 지은 시인가요?

  • 3. 탄핵인용기원)영통
    '25.1.14 1:00 PM (106.101.xxx.205) - 삭제된댓글

    지금 지은 시 같아요
    어찌...

  • 4. ..
    '25.1.14 1:01 PM (1.233.xxx.223)

    2025.01.14 등록하셨네요

  • 5. happywind
    '25.1.14 1:06 PM (39.7.xxx.243)

    어머...어쩜 이 시국에 딱 느끼던 점들을
    저리 정갈하게 갈무리 해서 쓰셨을까?

  • 6. ....
    '25.1.14 1:09 PM (211.206.xxx.191)

    박노해 시인님
    지쳐가고 있는데 위로가 됩니다.

  • 7.
    '25.1.14 1:18 PM (218.49.xxx.99)

    지치지않고
    끝까지 탄핵을 향해 갈겁니다

  • 8. 세상에
    '25.1.14 1:19 PM (121.175.xxx.85)

    어찌나 내 맘을 아시는지
    눈물이 핑 돌아요.
    당신이라서 참 감사합니다

  • 9. 시인이란
    '25.1.14 1:22 PM (180.66.xxx.57)

    역시 구구절절 맞는 말씀 가슴이 아리지만 그래도 갑니다!

  • 10. .......
    '25.1.14 1:23 PM (61.82.xxx.19)

    박노해 시인님 글을 읽으니 마음이 조금 편안해집니다 .. 월글님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 11. 시인의 필요성
    '25.1.14 1:25 PM (211.114.xxx.98)

    시라는 것이 이런 것이군요. 박노해 선생님. 감사합니다.

  • 12. ㅇㅇ
    '25.1.14 1:37 PM (175.195.xxx.191)

    오 저 이 시 올리려고 로그인했는데 먼저 올려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읽으면서 뭉클했어요. 정말 맞죠 더디가고 떨며가도
    "너희가 망친 나라 우리는 살려간다
    너희가 찢은 헌법 우리는 지켜간다
    너희가 떨군 국격 우리는 세워간다

    우리가 이 나라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여기가 우리 삶의 터전이기 때문이다
    이곳이 내 존엄의 전선이기 때문이다"

  • 13. 참 시인
    '25.1.14 1:51 PM (39.7.xxx.215)

    구구절절 마음을 울립니다.
    아무리 더디가고 떨며가도

    꽃이 피는 봄은 오겠지요.

    큰 위로가 됩니다

  • 14. 탄핵인용기원)영통
    '25.1.14 1:52 PM (106.101.xxx.105)

    박노해(朴勞解, 본명: 박기평(朴基平), 1957년 - )는
    대한민국의 시인, 노동운동가, 사진작가.
    1984년 27살에 쓴 첫 시집 《노동의 새벽》은 당시 금서였지만 100만 부를 발간하였다. 이때부터 '얼굴 없는 시인'으로 불렸다. 1991년 사형을 구형받고 환히 웃던 모습은 강렬한 기억으로 남았다. 무기수로 감옥 독방에 갇혀서도 독서와 집필을 이어갔다. 복역 7년 6개월만에 석방된 후 민주화운동가로 복권되었으나 국가보상금을 거부했다. 그후 20여년간 국경 너머 가난과 분쟁의 땅에서 평화활동을 펼치며 현장의 진실을 기록해왔다.

  • 15. --
    '25.1.14 2:09 PM (61.83.xxx.144)

    국민의 마음을 어찌 이리도 잘 표현하셨나요
    시란 이런 것이군요
    정말 감사합니다

  • 16. 이분이야
    '25.1.14 2:18 PM (211.205.xxx.145)

    말로 진정 민주화운동 하신분이죠.
    제 일신 영달위해 민주화운동했다 평생 팔아먹고 살지 않는.

  • 17. 어려운 환경에서
    '25.1.14 2:22 PM (118.218.xxx.85)

    뛰어난 분이신데 뒷받침이 없는 가운데 민주화운동을 대단히 하신 분으로 기억합니다.
    더불어 민주화운동을 같이 하고 이분과 결혼하셨던 이대약대 나오신 부인 성함을 잊었는데 그분 말씀을 들으며 웬만한 남자보다 더 대단하시다 생각이 들었던 기억도 납니다

  • 18. 로그인하게하는글
    '25.1.14 5:09 PM (121.188.xxx.247)

    로그인하게 하는 글입니다
    덕분에 잘 일고 저장합니다.
    언제나 비겁하지 않고 용기있게
    진정한 시대 정신을 잘 표현해주시는 분이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90676 주택임대사업자이신 분 계신가요? 4 임대 2025/03/10 783
1690675 관악산가려고 하는데 서울대 주차할수 있나요? 4 . . 2025/03/10 880
1690674 스킨누더(쿠션) 쓰다가 바꿔보려고요. 추천 부탁드려요 5 코코2014.. 2025/03/10 441
1690673 아**스 운동화 샀는데 느무 맘에 들어요. 7 결혼기념일 2025/03/10 2,508
1690672 어제 오른발에 운명을 잠시 맞겼었습니다. 7 .... 2025/03/10 1,424
1690671 아기는 무조건 다 이쁘다? 18 @@ 2025/03/10 2,696
1690670 다시 한번 보는 김현정 발언 4 2025/03/10 1,368
1690669 아침겸공..-- 심우정이.. 왜 저럴까 싶었는데.. 다 이유가 16 less 2025/03/10 4,276
1690668 저 82쿡만 보고 있어요 13 2025/03/10 1,200
1690667 대검찰청 홈페이지에 심우정 사퇴요구 글 많이 올려주세요 13 분노 2025/03/10 1,200
1690666 이증상 뭘까요? 심각한 걸까요? 8 정말걱정 2025/03/10 1,406
1690665 여름에 파리나 런던을 갈까 하는데 5 2025/03/10 757
1690664 남산개화는 언제쯤 1 2025/03/10 470
1690663 안국역4번출구7시 3 .. 2025/03/10 490
1690662 똑딱단추 달린 옷 싫어요 8 2025/03/10 1,097
1690661 지인 쓰레드 보고 깜놀..윤 찬양.. 21 ㅇㅇ 2025/03/10 2,708
1690660 민주당원등 수용할 수용소도 준비했다고 했죠 12 하늘에 2025/03/10 835
1690659 심우정, 野 사퇴 압박 정면 반박…"탄핵 추진시 대응&.. 21 나가!!! 2025/03/10 2,467
1690658 CBS 김현정, 이 여자 정말 대단한 여자네요 37 ㅇㅇㅇ 2025/03/10 12,229
1690657 상철이 변호사라서 정숙 좋아한다고 하면 5 00 2025/03/10 1,662
1690656 프로쉬 식세기 세제 비닐째 넣어요?? 7 프로쉬 2025/03/10 1,261
1690655 유럽여행카페 유랑 vs 체크인유럽 3 여행 2025/03/10 882
1690654 경기도 광주사시는 분,음식점 추천 부탁드립니다. 5 접대해야 해.. 2025/03/10 390
1690653 검찰총장 "법원, 오랜 실무 관행 깨…동의 어려워&qu.. 11 ㅇㅇ 2025/03/10 2,133
1690652 미혼과 애 있는 돌싱남과 결혼하는 경우 30 Popo 2025/03/10 3,0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