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대학 때 우연히 <정신과 영수증>이라는 책을 사게되었어요. 제목이 특이한데 저자의 필명이 '정신'이고 그녀가 산 물건들의 영수증 사진이 담긴 책이란 뜻이었어요. 정신 & 영수증들.
그 책에 "아무도 나를 예뻐하지 않는 것 같은 때, 나는 옷을 산다." 라는 문구와 함께 옷 가게 영수증 사진이 있었는데요.
저도 그럴 때마다 옷을 하나씩 사며 기분 전환을 했더니... 진짜 옷이 많아졌어요ㅎㅎ
제 친구가 좋아하던 토니 타키타니라는 일본 영화에 보면 아내가 남긴 수많은 옷과 신발을 입고 신어줄 사이즈 같은 여자를 찾는 외로운 남자 얘기가 나오거든요?
저는 결국 저를 예뻐해주는 사람을 찾진 못했어요. 토니 타키타니 영화에서처럼 나를 특별하게 생각해줄 사람이 없으니 나중에 제 옷들은 그냥 뿔뿔이 흩어지겠죠?
고가의 몇 벌을 빼곤 아마 저말고는 예뻐해줄 사람이 없을 옷들일 거예요.
그러니 기운 내서 다이어트로 몸매 유지도 하고, 평소에도 예쁜 옷 많이 입고 다니려고요.
기발하고 재밌어요^^
소설의 내용이죠.
옷사러 가야겠는데 다이어트부터 해야하는 이 고달픔
사선합니다
유쾌해요
원단을 ....많이 샀는데...이젠 참아요
토니타키타니 저도 인상깊게 본 영화인데.
외로워서 물건을 구매하는건 저랑 같네요.
헌데 나이들면 이 행위마저도 잠깐의쾌락도 주지못할듯.
그때가 오히려 두렵네요
저 책이랑 영화 둘 다 알아요! 저도 옷이 굉장히 많은 편이라, 특히 영화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어요.
저는 나이들어 옷의 중요성을 느껴 이제 좀 관심갖고 사고 있네요
장소와 때에 맞춰 입는것
단정한 옷차림 등이요
저는 진짜 옷만 많이 안 사도 훨씬 부자였을거예요
제가 월급을 거의 다 옷에 쓰고 있는거 아무도 모르죠 공허한 마음을 이렇게 달래요
그만 사야하는데 잘 안돼요
반대로
환경오염주범이 헌옷과 스파브랜드의 재고들이라는
다큐보고 최대한 절제하다
작년 "지금구매하세요: 쇼핑의음모" 넷플 다큐보고
옷소비는 안하는걸로
매번 무너지는 대목이네요.
심경의 변화로 싹다 정리하고 보면
어느새 또 채워져요.
오늘부터
걍 예뻐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생각할래요.
맘이 좀 편하네요.
일시적이지만 우울증 치료에 도움이 되는 듯 해요
우울할 때 쇼핑을 하고있는 저 자신을 봅니다ㅜ
전 옷사는 거 좋아해요
그덕에 제가 좋아하는, 이건 누가봐도 니옷이다라는 스타일을 찾았죠
비싼건 안사요
어느날 전 암4기가 되었어요
남은날을 나답게 살자와 의미없다를 오가던 중
요즘은 의미없다가 더 강세예요
옷을 안사는 게 내가 죽은 거 같아요
더이상 난 새로워질 수 없음에.
그러다가 다시 옷을 살지도 몰라요
이런 글 잼있어요 좋아요
그 영화도 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