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전에 남편한테 점심 먹자고 몇번을 얘기해도
모니터에서 눈도 안떼고 어 어 하는데
갑자기 울화가 치밀었어요
평소에도 폰하느라 뭐하느라
제가 말하면 쳐다도 안보고 건성건성
두세번 말하면 겨우 대답 받아요
말도 별로 없지만 기껏 하는 말들은
저를 비난하거나 비아냥거리는 말투가 대부분
말투에 다정함이라고는 하나도 없어요
가족이고 만만하니 그런다고 하는데
20년 넘게 이해하고 살려니
이제는 정말 정떨어져서 힘들어요
그래도 제가 하자는건 웬만하면 다 해주니
자기만한 남자 없다고 자기자랑을 합니다
부분적으로는 인정하고
남편 취향이 딱히 분명한게 없는지라
메뉴도 여행 일정같은거도 제가 다 정하거든요
남편은 같이 먹어주러 가고
여행도 같이 가주는거라고 반은 장난 반은 짐신인것같이
얘기해요
그러다 맘에 안드는게 있으면
그건 다 저때문이구요
그래도 그러려니 하고 살아왔는데
갱년기가 온건지
남편의 언행 하나하나가 맘에 들지 않네요
그런데다 올 여름부터
남편도 갱년기인지 뭔지 버럭 화를 내는 일이
여러번 있었고 대화중에 정색하는 일도 있었구요
그때마다 저는 놀라고 그 다음에는 우울하고
이런 패턴이 반복되네요
같이 화내면 큰싸움이 날것 같아 참고 참았더니
제가 이제는 화병날것 같아서 못견디겠어요 ㅜㅜ
밥먹자고 여러번 얘기해도 쳐다도 안보길래
내가 사람취급 받는게 맞나 싶어
방에 들어와버렸더니
한참 뒤에 방문을 열고 밥 안먹고 뭐하냐길래
저도 한두마디 했어요
내가 말할때 뭐했냐
벽한테 얘기하는것 같다 그러니
내가 무슨...이러면서 거실로 나가버리네요
20년 넘게 살면서
살아갈수록 행복하고 즐겁길 바라지만
요즘은 그저 앞날이 어두울것만 같아 서글프네요
이것도 갱년기 때문이라 핑계대고 싶은데
잘 모르겠어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