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결혼하기 전에 잘 보이려고 안 하던 짓도 하나요

다들 조회수 : 4,714
작성일 : 2025-01-04 22:23:24

제가 20대 때 사귀던 남자가 있었는데 결혼하겠다고 마음 먹기에는 여러가지 조건이 너무 안 좋았어요. 학벌좋고 인물 괜찮은데 직장 불안정, 벌어놓은 돈 없고, 나이차 많고, 시댁 노후대책 안 되어 있고요. 성격은 잘 맞는다기 보다 저한테 맞추려고 많이 노력하는 편이었고 절 많이 좋아했어요. 그러다가 어느날 갑자기 남자가 부모님을 찾아뵙고 결혼 허락해 달라고, 제가 말려도 막무가내였어요.

 

마음 약한 부모님이 바로 내치시지 못하고 가족회의를 열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완전 코미디. 제일 목소리 큰 이모가 저한테 물었어요. 너도 이 남자랑 결혼하고 싶어? 뭐가 좋은데? 그래서 저는, 사귀기 전에 일 관계로 제가 자취하는 근처에서 늦게 끝났는데 동료들이 모텔을 잡겠다고 하길래 그냥 우리집 거실에서 재워 줄수 있다고 한 적 있어요. 저혼자 침실에서 자고 아침에 일어나 나가보니 다들 바닥에 널부러져 자고 있는데 이 남자는 자기가 입었던 옷을 예쁘게 머리맡에 접어놓고 여분으로 가져온 옷을 갈아입고 단정하게 자고 있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면서 이 사람은 뭔가 어른같다는 느낌이 들었고 아이의 아버지가 되어도 괜찮을 사람이란 생각이 들어서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고 대답했더니요. 이모가 등짝 스메싱을 하면서, 그거 다 쇼지, 그런걸 믿냐? 얘가 너무 순진하네 ㅉㅉㅉ 저는 이모한테 속고만 사셨냐고 그런걸 쇼하는 사람이 세상에 어딨냐고 했더니 다 그런다는 거예요. 이모부도 세상 무뚝뚝한 경상도 싸나이인데 결혼전 데이트 할 때 바람이 많이 부니까 갑자기 어느 가게에 들어가서 스카프를 하나 사다가 머리에 씌어줬다고. 그 후로 결혼해서 50년 살면서 스카프는 커녕 손수건 한장 선물한 적 없다고. 아마 그 때 누군가 코치를 받았던 모양인데 이모는 그게 너무 낭만적이라고 빠져들었다는 거예요. 완전 츤데레인줄 알았는데 결혼하고 보니 그냥 무관심. 

 

과연 이모말대로 저도 결혼해서 살아보니 입었던 옷 접어놓고 반듯하게 누워 자던 그 남자는 어디에 갔는지. 매일 입었던 옷은 누에고치 허물벗듯 바닥에 싸질러 놓고 양말은 벗으면 방 구석구석 던져 놓고 책상에 앉아서 코풀면 바로 옆에 있는 휴지통에 조준하기도 귀찮아서 그냥 방바닥에 버리는 개망나니더라고요. 남들 다 그렇게 결혼전엔 쇼하나요, 아님 저만 바보같이 속은 거였나요. 

IP : 74.75.xxx.126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ㅋㅋㅋㅋㅋㅋ
    '25.1.4 10:26 PM (112.166.xxx.103)

    어른 말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나오는 건데..

    그건 내가 어른이 되봐야 아니까
    문제네요

  • 2. 어휴
    '25.1.4 10:27 PM (74.75.xxx.126)

    이 와중에 신변잡기글 죄송해요. 아까 이모랑 통화하다 옛날 얘기가 나와서 이런 저런 생각이 드네요.

  • 3. 죄송하지만
    '25.1.4 10:28 PM (58.122.xxx.65)

    개망나니 표현이 넘 웃기네요 ㅋㅋ

  • 4. 거의 다
    '25.1.4 10:33 PM (106.101.xxx.243)

    남자들 결혼 전에 거의 다들 쑈합니다.
    결혼 후에 달라진 모습과 개차반인 모습을
    결혼 전에 알았다면,
    여자들이 결혼 안했죠.

  • 5. ㅎㅎ
    '25.1.4 10:34 PM (218.147.xxx.48)

    그건 여자도 그러지않을까요

    제남편도
    속았다고 그래요ㅋ

  • 6. ...
    '25.1.4 10:35 PM (183.102.xxx.152)

    울남편 왈...
    휴~결혼하기 힘들었네.
    발톱 숨기느라고~~
    이걸 그냥 확?
    이미 결혼은 했더라구요.

  • 7. Mmm
    '25.1.4 10:39 PM (189.176.xxx.168)

    다들 모르시던데 남자들 내숭이 더 무섭고 더 알아채기 어려워요

  • 8. ..
    '25.1.4 10:44 PM (49.142.xxx.126)

    저라면 너무 실망스럽고 못살꺼같아요
    더 잘하고 열심히 살아야지 그게 뭐랍니까?

  • 9. 이상황에서
    '25.1.4 10:56 PM (119.71.xxx.168)

    글이 너무 재미나요...죄송
    사연 더 써주시면 안되나요
    어떤점이 개망나니 짓이었는지요.
    저는 결혼전 1여년간 너무 정성들여서 깜박 속았지요
    결혼하고나니 완전 딴사람과 사는기분이어서
    이혼하려 알아보다가 임신되어서 포기하고
    투닥거리며 산지 20여년이 넘어버렸네요
    결혼전 뭔짓을 못하겠어요
    그냥 타겟을 잡으면 전략적이 되는게 남자인것을
    차라리 내가 좋아서 쫒아다녔으면 본성을 잘알지알았을까 싶네요

  • 10. 다른
    '25.1.4 10:57 PM (73.221.xxx.232)

    단점은 안쓰셔서 모르겠는데 현재 결혼생활에서 양말 아무데나 벗어놓는게 가장 큰 불만이시라면 남편이 성격이 무난하거나 착한거예요. 정말 여자를 속이고 사기결혼한 남자는 빚이많거나 시집식구들 줄줄이폭탄대기. 분노조절장애 숨기고 결혼한남자. 애들한테 이기적이고 분노폭발시키고. 바람 도박 폭력성향 이런게 큰 지뢰밭이고 사기죠 양말 안치우고 다른 큰 게없으면 나쁘지않네요

  • 11.
    '25.1.4 11:05 PM (121.155.xxx.24)

    그때 그 남자는 없는데
    저도 그때 그여자 사라진듯이 해요 ㅎㅎㅎ
    그래도 콩깍지가 두꺼워서 남편이 아직도 예뻐보인다고 했다가
    주변인들이 경악했어요 ㅡㅡ
    로맨스 드라마 남주보면 다 제남편 닮아보여요
    결혼한지 20년 되요

  • 12. ㅇㅇ
    '25.1.4 11:06 PM (175.206.xxx.41)

    그정도 쇼는 정말애교네요. ㅎㅎㅎㅎㅎㅎ

  • 13. 여자들이 더 심함
    '25.1.4 11:06 PM (223.38.xxx.98)

    여자들 내숭이 더 심합니다

    양다리 걸치다가 결혼후 남편 아닌 다른 남자 아이 낳는 여자들도
    있는데요 뭘...

    친자 확인을 위한 유전자 검사가 증가한다잖아요

  • 14.
    '25.1.4 11:17 PM (74.75.xxx.126)

    남편의 다른 단점들 익게라고 구구절절 늘어놓은 들 뭐합니까. 누워서 침뱉기죠.
    호구 여자 잘 알아보고 한 2년 열심히 쑈해서 원하는 걸 쟁취한 한 때의 그 열정 인정하고 받아들여야죠.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내가 살 길은 이거다, 스퍼트를 올리는 때가 있잖아요. 그의 인생에 그게 나였다니, 끝까지 그 선택 후회하지 않게 열심히 외벌이 하고, 남편 카드값도 다 갚아주고, 집안일도 다 하고 육아도 오롯이 내 몫이다 믿고 살죠. 아들아, 제발 아빠만 닮지 말아라 속으로 기도하면서요.

  • 15. ...
    '25.1.4 11:17 PM (211.179.xxx.191)

    윗분은 남자에요?

    여기서 남자 내숭보다 여자가 더 심해 라면서 친자검사 얘기가 왜 나와요?

    논점 흐리기도 정도가 있지.

  • 16. ...
    '25.1.4 11:18 PM (122.35.xxx.170) - 삭제된댓글

    저 책좋아하는데 남편이 사회과학책 많이 읽고
    철학공부하는 남자라 결혼하면 집에서 늘 책얘기하고
    독서모임하듯 살줄 알았어요..ㅠ

    젊었을때 저에게 잘보이려 일부러 그런건 아니지만
    이후 몇가지 인생의 힘든일 겪더니
    아주 시니컬해져서 책 안읽는 사람이 되었어요
    옛날에 공부하던 가락은 있어 물어보면 대답할 정도는
    되지만 신간 찾아읽고 그러질 않아요...
    남편이랑 독서모임하는게 최고의 로망이었기에
    한동안 참 섭섭했어요...

  • 17. ...
    '25.1.4 11:19 PM (122.35.xxx.170) - 삭제된댓글

    1,2년 같이 사는게 아니다보니
    사람이 변하는건 어쩔수없나봐요
    남편이 보기에 저도 옛날 20대때의 제가 아니겠지요

  • 18. 몬스터
    '25.1.4 11:22 PM (125.176.xxx.131)

    남자들 결혼 전에 거의 다들 쑈합니다.
    결혼 후에 달라진 모습과 개차반인 모습을
    결혼 전에 알았다면,
    여자들이 결혼 안했죠. 22222222

    차인표. 최수종, 션 같은 남자는 그야말로 로또!!

  • 19. ㅎㅎㅎ
    '25.1.4 11:33 PM (27.1.xxx.78)

    울 남편은 결혼하기전에 모든 차문은 다 열어줬고 저를 공주님 모시듯 했어요.
    이 인간이 제가 목욕탕에 미끄러져서 10분을 못 일어났는데 안 오더라구요.
    그래서 나중에 연필깍다가 손 베었다고 징징대길래 안죽어 하고 쳐다도 안 봤더니
    반창고 붙어달라고 난리치길래 소리를 버럭 질러 버렸어요

  • 20. 다 똑같아요
    '25.1.5 12:24 AM (124.53.xxx.169)

    여자도 좋아하는 남자앞에선
    계산된 이쁜짓 많이 하겠죠.

  • 21. ㅡㅡㅡㅡ
    '25.1.5 12:47 AM (49.169.xxx.2) - 삭제된댓글

    쏘해요.
    결혼전 진짜 적극적이고.
    말이 많더라구요.
    물론 많아도 아빠보단 적어서.
    그런갑다.
    했는데
    쑈였음.
    말이 심하게 없음.

  • 22. 아이스
    '25.1.5 12:21 PM (122.35.xxx.198)

    흠 잘보이려고라기보다
    좋아하는 여자 집 거실서 잔다면 당연히 그러지 않을까요
    전 매너 같은데...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11677 돈 안좋아하는 사람 오랫만에 보네요 문수킴 10 ㅇㅇㅇ 2025/05/07 2,637
1711676 커피를 마시면 5 .. 2025/05/07 1,748
1711675 로그기록이 뭔지 진짜 모르는거같죠? 14 이런 바보들.. 2025/05/07 3,403
1711674 오이지 오이 언제 사요? 6 2025/05/07 1,911
1711673 조희대를 수사하라! 2 겨울이 2025/05/07 661
1711672 아니, 돈안쓰고 튈라그러면 어쩐답니까 1 기쁨바라기 2025/05/07 1,310
1711671 장애인활동지원사 실습 7 분홍 2025/05/07 1,460
1711670 천대엽도 쫄았네 21 법사위 2025/05/07 5,625
1711669 몇일 전부터 밤에 잠을 못자서 감기까지 걸려버렸는데 ... 2025/05/07 361
1711668 근데 왜 김문순대예요? 14 궁금 2025/05/07 3,676
1711667 김수현이 대체 뭔 죄를 저질렀어요? 22 d 2025/05/07 4,777
1711666 현직판사 "이재명 몇년전 발언이 윤석열보다 악랄하냐&q.. 4 ... 2025/05/07 1,824
1711665 토욜 먹을 해파리 급급 2025/05/07 225
1711664 조요토미 희대요시는 즉각 사퇴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라 4 그레이스 2025/05/07 701
1711663 자산 현황 다 기억하시나요? 20 ... 2025/05/07 3,515
1711662 "조희대, 사과하고 나가라!" 8 앗싸 2025/05/07 2,038
1711661 모두 파헤쳐야 합니다. 1 희대의사건 2025/05/07 500
1711660 오늘 집회 하지요 3 오늘 집회 2025/05/07 567
1711659 신용카드 뒷면의 와이파이 그림 쓰시나요? 5 노페이 2025/05/07 1,908
1711658 사법꼬라지 이제 아신분들... 7 ㄱㅅ 2025/05/07 882
1711657 탈당한 민주당 재 가입 및 아들 동의 가입 4 dlwp 2025/05/07 574
1711656 근데 지귀연은 12 ㅇㅇ 2025/05/07 2,047
1711655 삶은 콩 어디다 쓸까요 10 ... 2025/05/07 845
1711654 커튼봉 브라켓 설치후 못다시 뺄때 3 ㄷㄷㄷ 2025/05/07 353
1711653 오십에 결혼, 노브레인 이성우, 10월 장가 간다 9 ... 2025/05/07 3,1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