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는 우리엄마보다 큰엄마가 좋았어요

74년생 조회수 : 6,742
작성일 : 2025-01-01 19:53:15

아래 추억 돋는 글 읽고 제 얘기도 써봐요 

저는 74년생 도시스러운 읍내에 살았고 

큰집은 깡시골이었어요 

 

우리 할머니를 전쟁중에 만났고 

할아버지는 아빠 애기때 돌아가셨고 

제 할머니는 우리집에 

큰집에는 본부인 할머니가 계셨어요 

각 집에 아들이 한명 있었고요 

 

두 할머니가 절대 서로 얼굴은 안 봤지만 

큰집 할머니는 우리 식구를 애뜻하게 챙기셨고 

명절과 방학때 방문하면 너무 잘해주셨어요 

----- 여기까지가 어린이시절 나의생각--------- 

 

제가 머리가 조금 큰 후 보니 

큰집할머니의 애뜻함은 큰엄마의 노동력 착취에서 

오는 것이었고 도시녀에 엄청 미인( 전 아빠 닮;;)이었던 엄마는 대충 하는척만 하다 우리 맡기고 내빼는 

아주 약은 동서더라고요.  

결국 머리좋고 예쁜 엄마는 아빠와 

수준이 안맞아서인지 우리를 버리고 가출해서 

안보고 산지 너무 오래되었네요 

 

큰집에는 사촌이 6명이나 있어서 너무 재밌게 놀았어요.  겨울방학때 푸대자루타고 눈썰매타다 옷 버려온걸 

큰엄마가 맨손으로 차디찬 개울물에 빨아 주셨고 

부엌에 따라 들어가 얼쩡거리면 

이리와 앉아보라하고

아궁이 숯불에 은행을 구워주셨는데 

그 빛깔이 너무 영롱해서

어떤 보석보다도 예쁘다 하니 

그런말을 어찌하냐며 제 표현을 좋아해주셨죠 

 

제가 커 보니 큰엄마한테 너무 감사하더라고요 

보통일을 해낸게 아니구나 존경스러웠어요 

 

결혼식에도 엄마자리에 큰엄마께서 앉으셨어요 

이리 시커먼 촌사람이 거기 앉아있으면 

창피하지 않겠냐 하셨지만 제가 부탁드렸거든요 

 

사촌들한테도 

할머니가 우리한테 더 잘하라고

큰엄마 구박하고 고생시켜서 우리 엄청 미웠겠다 

그런말도하고

우리엄마 얄미워서 어떻게 참았냐 

그런말도 하고 지내요 ㅎㅎ

 

사촌언니 자궁암 걸렸을때 (결국 하늘나라갔지만)

시골에서 데려와 우리아빠가 다 알아보고 

국립암센터 데리고 다니고 그런것 보면 

두 이복형제사이는 참 좋았네요 

 

시골 큰집 딸래미들은 

욱할 기억들 많으실듯 ㅠㅠ 

 

작은엄마 흉보라고 판 깔아요~~ 

 

IP : 116.33.xxx.157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글이
    '25.1.1 7:54 PM (116.33.xxx.157)

    참, 마음만 감사하고 끝낸게 아니라
    진짜 잘 챙겨드리려 노력했어요

    결혼후에는 착한 남편도 같이요

  • 2. ..
    '25.1.1 8:01 PM (211.221.xxx.33)

    참 고마운 분이네요.
    님두요.

  • 3. ..
    '25.1.1 8:01 PM (182.220.xxx.5)

    큰어머니께서 참 좋은 분이셨네요.
    사랑받은 좋은 기억

  • 4. ....
    '25.1.1 8:02 PM (114.200.xxx.129) - 삭제된댓글

    궁금한게 결혼식에 왜 큰어머니가 앉으셨는데요.???원글님 어머니 돌아가셨나요.??
    보통 그런 경우는 부모님 한분이 돌아가시거나 그런경우 그렇게 앉는건 어릴때 본 기억이 있어서요. 요즘은 그런경우 잘 없는것 같구요
    그냥 혼자면 혼자 앉으시는것 같더라구요

  • 5. ㅇㅇ
    '25.1.1 8:03 PM (124.50.xxx.198)

    이런 얘기 좋아요~

  • 6. phrena
    '25.1.1 8:04 PM (175.112.xxx.149)

    아 ㅡ 아래 시골 오지 글도 좋았고
    이 글도 넘나 좋네요

    그니까 그 큰엄마가 세상에 드문 진국 ᆢ인간형
    보살급 어진 마음 지닌 분이셨네요

    근데 그 선함에도 불구하고 그분의 여식 하나가
    일찍 병으로 엄마보다 먼저 떠난 스토리 ᆢ 맞나요?
    자식 앞 세운 거 보다 더 큰 천형 없는데

    그 어진 분이 어찌 그런 신산스런 경험을 ;;

    아마 현생엔 그저 친척 어르신 관계로 만났지만
    전생 혹은 다른 생들에선 모자 혹은 모녀 관계로
    많이 만났던 사이일 듯요

  • 7.
    '25.1.1 8:12 PM (61.74.xxx.215)

    예전에는 그렇게 정 많고 맘 좋은 어른들이 계셨던 거 같아요
    어릴 때 받은 사랑은 두고 두고 기억에 남고 떠오르면 참 가슴이 따뜻해져요

  • 8. ㅡㅡㅡㅡ
    '25.1.1 8:15 PM (61.98.xxx.233) - 삭제된댓글

    정말 좋은 분이셨네요.
    원글님도 좋은 분.
    큰어머니 아직 살아계신다면
    건강하게 오래 사시길.

  • 9. 미적미적
    '25.1.1 8:42 PM (211.173.xxx.12)

    옛날분들 자식이 많다보면 이런 저런 일이 많죠ㅠ
    남의 자식 보듬는게 쉬운일이 아니지만 입양도 하는 마당에 말그대로 피붙이인데 앞으로 그동안의 은혜에 보답하면서 잘 사실것 같네요

  • 10. 원글이
    '25.1.1 8:43 PM (116.33.xxx.157)

    큰딸 먼저 보낸거 맞아요 ㅠㅠ

    그래서 제가 장녀처럼 되었죠
    큰집에 둘째딸이 저와 동갑이었는데
    제가 생일이 빨라 어릴적부터 언니로 살았어요
    더군다나 제 남편까지 나이가 제일 많아
    맏사위처럼 대해주셨어요

    큰엄마 옆에서 얼쩡거리며 재잘대던 제가 좋으셨던게
    일하실때 덜 외로워 그랬던 것 같아요
    사촌들이 엄마 멀리 도망갔던건
    엄마가 자꾸 일시키니까 그랬을거고
    저는 조카니 일을 안시키셨겠죠
    커서는 제가 알아서 거들었답니다

  • 11. 우와
    '25.1.1 9:15 PM (169.212.xxx.150)

    보석같은 이야기..
    눈물이 주르륵 흐르네요. 감동

  • 12. 어휴
    '25.1.1 9:32 PM (211.211.xxx.168)

    무슨 잔잔한 회상영화 본 것 같아요.
    세상에 이리 착한 사람들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 13. 와..
    '25.1.1 9:39 PM (123.212.xxx.149)

    큰어머니가 정말 좋은 분이셨고 님도 정말 좋은 분... 따뜻해요

  • 14. “”“”“”
    '25.1.1 10:27 PM (211.212.xxx.29)

    한편의 수필같아요
    제 추억인 듯 가깝게 느껴지네요
    따뜻한 온기 머금은 글 나눠주어 감사합니다

  • 15. ㅇㅇ
    '25.1.2 12:38 AM (58.29.xxx.20)

    큰어머니가 정말 좋은 분이셨고 님도 정말 좋은 분... 따뜻해요
    2222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07360 남자랑 대화한적이 없네요 21 ㅇㅇ 2025/04/26 5,532
1707359 식빵 맛있게 먹는 법 좀 알려주세요 24 ... 2025/04/26 5,677
1707358 르노 콜레오스 타시는 분 계실까요? 7 ㅡㅡ 2025/04/26 901
1707357 둥지비냉 소스만 팔면 좋겠어요 7 땅지 2025/04/26 2,421
1707356 대학병원 진료비 실비보험 청구시 2 .... 2025/04/26 1,320
1707355 (미스터트롯 팬 만).김용빈과 손빈아아 7 미스터 2025/04/26 1,251
1707354 MBC건드린 전광훈 질문 한방에 떡실신 2 이뻐 2025/04/26 5,056
1707353 짜장라면 0티어는??? 뭔가요! 7 n2 2025/04/26 1,832
1707352 사랑의 교회 오정현 목사도 문제가 심각하네요 12 2025/04/26 4,816
1707351 여기 76년생 용띠들 있나요? 17 혹시 2025/04/26 3,434
1707350 지금 mbc fm 라디오 뭔가요 이종환 김민기 2 지금 2025/04/26 2,793
1707349 sk사태 대비 개인정보 보호서비스 모음 13 모음 2025/04/26 3,335
1707348 중앙일보도 문재인 대통령을 뇌물죄로 몰고 가는 기사 썼는데.. .. 10 ㅇㅇ 2025/04/26 2,548
1707347 계란 노른자 흰자 각각 어떤상태가 소화가 잘되나요? 2 퓨러티 2025/04/26 784
1707346 골프연습장 점장이라는 게 사장인거죠? 3 ... 2025/04/26 1,293
1707345 호탕하게 웃는 소리 많은 유튜브 잘 들으세요? 11 베베 2025/04/26 1,607
1707344 강아지 학대 영상 4 .. 2025/04/26 1,365
1707343 영화 압수수색 정말 재미있네요 14 2025/04/26 4,199
1707342 김수현, 24 난감 2025/04/26 8,059
1707341 그러고보니 백종원 체인점 맛있던 적이 없네요 26 .... 2025/04/26 5,153
1707340 노래 좀 찾아주세요~~~~ 5 나도 모르겠.. 2025/04/26 574
1707339 다가진 노년의 최대걱정 55 죽음 2025/04/26 23,314
1707338 Skt 가만있어야되나요? 12 .... 2025/04/26 4,177
1707337 북한군 코앞서 기관총 오발 사고…"북측에 즉시 방송&.. 4 ... 2025/04/26 2,491
1707336 자기 입으로 자기 성격좋다는 사람 뭔가요? 11 ... 2025/04/26 1,6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