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는 우리엄마보다 큰엄마가 좋았어요

74년생 조회수 : 6,755
작성일 : 2025-01-01 19:53:15

아래 추억 돋는 글 읽고 제 얘기도 써봐요 

저는 74년생 도시스러운 읍내에 살았고 

큰집은 깡시골이었어요 

 

우리 할머니를 전쟁중에 만났고 

할아버지는 아빠 애기때 돌아가셨고 

제 할머니는 우리집에 

큰집에는 본부인 할머니가 계셨어요 

각 집에 아들이 한명 있었고요 

 

두 할머니가 절대 서로 얼굴은 안 봤지만 

큰집 할머니는 우리 식구를 애뜻하게 챙기셨고 

명절과 방학때 방문하면 너무 잘해주셨어요 

----- 여기까지가 어린이시절 나의생각--------- 

 

제가 머리가 조금 큰 후 보니 

큰집할머니의 애뜻함은 큰엄마의 노동력 착취에서 

오는 것이었고 도시녀에 엄청 미인( 전 아빠 닮;;)이었던 엄마는 대충 하는척만 하다 우리 맡기고 내빼는 

아주 약은 동서더라고요.  

결국 머리좋고 예쁜 엄마는 아빠와 

수준이 안맞아서인지 우리를 버리고 가출해서 

안보고 산지 너무 오래되었네요 

 

큰집에는 사촌이 6명이나 있어서 너무 재밌게 놀았어요.  겨울방학때 푸대자루타고 눈썰매타다 옷 버려온걸 

큰엄마가 맨손으로 차디찬 개울물에 빨아 주셨고 

부엌에 따라 들어가 얼쩡거리면 

이리와 앉아보라하고

아궁이 숯불에 은행을 구워주셨는데 

그 빛깔이 너무 영롱해서

어떤 보석보다도 예쁘다 하니 

그런말을 어찌하냐며 제 표현을 좋아해주셨죠 

 

제가 커 보니 큰엄마한테 너무 감사하더라고요 

보통일을 해낸게 아니구나 존경스러웠어요 

 

결혼식에도 엄마자리에 큰엄마께서 앉으셨어요 

이리 시커먼 촌사람이 거기 앉아있으면 

창피하지 않겠냐 하셨지만 제가 부탁드렸거든요 

 

사촌들한테도 

할머니가 우리한테 더 잘하라고

큰엄마 구박하고 고생시켜서 우리 엄청 미웠겠다 

그런말도하고

우리엄마 얄미워서 어떻게 참았냐 

그런말도 하고 지내요 ㅎㅎ

 

사촌언니 자궁암 걸렸을때 (결국 하늘나라갔지만)

시골에서 데려와 우리아빠가 다 알아보고 

국립암센터 데리고 다니고 그런것 보면 

두 이복형제사이는 참 좋았네요 

 

시골 큰집 딸래미들은 

욱할 기억들 많으실듯 ㅠㅠ 

 

작은엄마 흉보라고 판 깔아요~~ 

 

IP : 116.33.xxx.157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글이
    '25.1.1 7:54 PM (116.33.xxx.157)

    참, 마음만 감사하고 끝낸게 아니라
    진짜 잘 챙겨드리려 노력했어요

    결혼후에는 착한 남편도 같이요

  • 2. ..
    '25.1.1 8:01 PM (211.221.xxx.33)

    참 고마운 분이네요.
    님두요.

  • 3. ..
    '25.1.1 8:01 PM (182.220.xxx.5)

    큰어머니께서 참 좋은 분이셨네요.
    사랑받은 좋은 기억

  • 4. ....
    '25.1.1 8:02 PM (114.200.xxx.129) - 삭제된댓글

    궁금한게 결혼식에 왜 큰어머니가 앉으셨는데요.???원글님 어머니 돌아가셨나요.??
    보통 그런 경우는 부모님 한분이 돌아가시거나 그런경우 그렇게 앉는건 어릴때 본 기억이 있어서요. 요즘은 그런경우 잘 없는것 같구요
    그냥 혼자면 혼자 앉으시는것 같더라구요

  • 5. ㅇㅇ
    '25.1.1 8:03 PM (124.50.xxx.198)

    이런 얘기 좋아요~

  • 6. phrena
    '25.1.1 8:04 PM (175.112.xxx.149)

    아 ㅡ 아래 시골 오지 글도 좋았고
    이 글도 넘나 좋네요

    그니까 그 큰엄마가 세상에 드문 진국 ᆢ인간형
    보살급 어진 마음 지닌 분이셨네요

    근데 그 선함에도 불구하고 그분의 여식 하나가
    일찍 병으로 엄마보다 먼저 떠난 스토리 ᆢ 맞나요?
    자식 앞 세운 거 보다 더 큰 천형 없는데

    그 어진 분이 어찌 그런 신산스런 경험을 ;;

    아마 현생엔 그저 친척 어르신 관계로 만났지만
    전생 혹은 다른 생들에선 모자 혹은 모녀 관계로
    많이 만났던 사이일 듯요

  • 7.
    '25.1.1 8:12 PM (61.74.xxx.215)

    예전에는 그렇게 정 많고 맘 좋은 어른들이 계셨던 거 같아요
    어릴 때 받은 사랑은 두고 두고 기억에 남고 떠오르면 참 가슴이 따뜻해져요

  • 8. ㅡㅡㅡㅡ
    '25.1.1 8:15 PM (61.98.xxx.233) - 삭제된댓글

    정말 좋은 분이셨네요.
    원글님도 좋은 분.
    큰어머니 아직 살아계신다면
    건강하게 오래 사시길.

  • 9. 미적미적
    '25.1.1 8:42 PM (211.173.xxx.12)

    옛날분들 자식이 많다보면 이런 저런 일이 많죠ㅠ
    남의 자식 보듬는게 쉬운일이 아니지만 입양도 하는 마당에 말그대로 피붙이인데 앞으로 그동안의 은혜에 보답하면서 잘 사실것 같네요

  • 10. 원글이
    '25.1.1 8:43 PM (116.33.xxx.157)

    큰딸 먼저 보낸거 맞아요 ㅠㅠ

    그래서 제가 장녀처럼 되었죠
    큰집에 둘째딸이 저와 동갑이었는데
    제가 생일이 빨라 어릴적부터 언니로 살았어요
    더군다나 제 남편까지 나이가 제일 많아
    맏사위처럼 대해주셨어요

    큰엄마 옆에서 얼쩡거리며 재잘대던 제가 좋으셨던게
    일하실때 덜 외로워 그랬던 것 같아요
    사촌들이 엄마 멀리 도망갔던건
    엄마가 자꾸 일시키니까 그랬을거고
    저는 조카니 일을 안시키셨겠죠
    커서는 제가 알아서 거들었답니다

  • 11. 우와
    '25.1.1 9:15 PM (169.212.xxx.150)

    보석같은 이야기..
    눈물이 주르륵 흐르네요. 감동

  • 12. 어휴
    '25.1.1 9:32 PM (211.211.xxx.168)

    무슨 잔잔한 회상영화 본 것 같아요.
    세상에 이리 착한 사람들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 13. 와..
    '25.1.1 9:39 PM (123.212.xxx.149)

    큰어머니가 정말 좋은 분이셨고 님도 정말 좋은 분... 따뜻해요

  • 14. “”“”“”
    '25.1.1 10:27 PM (211.212.xxx.29)

    한편의 수필같아요
    제 추억인 듯 가깝게 느껴지네요
    따뜻한 온기 머금은 글 나눠주어 감사합니다

  • 15. ㅇㅇ
    '25.1.2 12:38 AM (58.29.xxx.20)

    큰어머니가 정말 좋은 분이셨고 님도 정말 좋은 분... 따뜻해요
    2222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26380 집에서 들깨가루 만들기 6 가능할까요?.. 2025/06/13 1,581
1726379 공무원일때 외삼촌 경조사 휴가 있나요? 5 ㅇㅇ 2025/06/13 1,415
1726378 이재명 대통령 홍길동인가봐요. 6 ..... 2025/06/13 2,438
1726377 최강욱 전의원은 어떤 직 맡을까요? 17 아웅 2025/06/13 3,980
1726376 전역 후 첫 스케줄에서 “도쿄를 다시 위대하게” 문구 적힌 모자.. 76 2025/06/13 11,612
1726375 몇일 아니고 며칠입니다 9 맞춤법 2025/06/13 970
1726374 자식도 없는데 뭔놈의 돈을 14 Gffd 2025/06/13 6,623
1726373 여드름자국 5 ㅇㅇ 2025/06/13 1,119
1726372 윤거니 마약 사업 대박이네요.. 40 2025/06/13 22,836
1726371 갑자기 궁금 버스분홍자리 비우는건가요 1 ........ 2025/06/13 1,348
1726370 통일촌 찾은 이 대통령에···“잠 못 잤는데 소원풀어 눈물” 주.. 13 ㅇㅇ 2025/06/13 3,112
1726369 김민석 페북 4 ㄱㄴㄷ 2025/06/13 3,684
1726368 남녀 구분없는 징병제 51 ... 2025/06/13 2,987
1726367 미국판 '입틀막' 상원의원 항의하자 눕히고 수갑 3 2025/06/13 1,908
1726366 링거맞고 속이 너무 안좋아요 4 블루커피 2025/06/13 1,669
1726365 윤석열 진짜 찜질방에서 훔친 옷인가요?? 27 ㅇ. 2025/06/13 14,787
1726364 헐.. 카리나 ‘MAGA리나’ 꼬리표 9 .. 2025/06/13 5,860
1726363 참새가 집안으로 들어왔어요 14 포수 2025/06/13 2,746
1726362 같은 부모 자식인데 참 인생 다르네요 6 지침 2025/06/13 5,569
1726361 초등생 정신교육시키려했던 1 리바기 2025/06/13 1,076
1726360 소고기무국 실온에 둬도 될까요 4 ㄱㅅ 2025/06/13 1,070
1726359 전한길이 트럼프에게 훈장받는 장면 jpg/펌 15 미친다 2025/06/13 6,851
1726358 건희가 남편한테 전혀 신경안쓰는 심리가? 9 김건희 2025/06/13 4,351
1726357 10시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ㅡ 천기누설 이재명 건들면 다 죽는다.. 1 같이봅시다 .. 2025/06/13 1,656
1726356 홍진경은 그냥 생각없는 사람이었던듯 41 ㅇㅇ 2025/06/13 13,3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