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국민 여러분과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께 올립니다.
입소한지 어느새 두 주가 흘러갑니다.
연말연시가 되었고, 보내주신 많은 편지에 개별적 답장을 드리지 못하고 있기에
이렇게 일괄하여 감사인사드리고 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기온이 떨어졌고 건물이 낡아 외풍이 있지만, 그럭저럭 견딜만 합니다.
소측에서 제공하는 뜨거운 물을 플라스틱통(‘바이오통’이라 부름)에 넣고, 담요로 감싸서 등에 대고 있답니다.
음식은 군대 음식 생각하시면 됩니다. 먹을만 하답니다.
간식용 음식을 구매할 수 있지만, 최대한 먹지 않고 있습니다.
바깥에 비해 운동량이 적어질 수 밖에 없으니,간식을 줄여야지요.
교도관분들도 친절하십니다. MZ세대 교도관들도 많습니다.
제가 20대 말 서울구치소에 5개월 정도 머문 적이 있습니다.
(국가보안법 7조 위반,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추후 사면복권됨).
그 시절과 비교하면, 소명감과 인권의식이 확실히 많이 높아진 상태로 보입니다.
‘교정개혁’은 한국형사사법의 중요한 과제입니다.
온갖 문제를 일으키는 과밀수용(현재 150%가량 될 듯) 해결, 다양한 사회복귀 프로그램 계발, 열악한 교도관 처우 개선, 검사가 독점하는 ‘형 집행권’을 교정 본부로 이관하는 것 등등.
제가 2019년 법무부장관으로 임명되면서 –검찰개혁과 함께- 해보고자 했던 과제였습니다. 손만 살짝 대고는(당시 시설이 가장 낡은 의정부교도소를 방문하고 교도관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했는데, 그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35일만에 물러났지요.
다음 정부의 대통령실과 법무부가 관심을 가져주길 희망합니다.
이 곳에서 듣는 소식을 종합하면, 윤석열 일당이 복귀를 획책하고 있습니다.
12.3 위헌위법 비상계엄은 국민의 저항으로 무산되었고, 내란수괴 윤석열 탄핵소추도 성사되었지만, 윤석열 일당은 순순히 물러갈 생각이 없습니다.
윤석열은 헌법재판에도, 수사에도 응하지 않는 초법적 태도를 유지하며 뻔뻔한 버티기 작전을 벌입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방탄정당’이 되어 계엄사과도 주저하고, 윤석열 탄핵심판을 지연·방해하는 술책을 부립니다. 극우세력은 유튜브와 장외집회에서 계엄의 정당성을 강변합니다. 이번 사태로 우리가 자랑했던 ‘K-민주주의’뒤에 숨어 있던 기괴한 반 헌법적 퇴행세력이 총단결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12.3 내란·군사반란의 전모는 하나씩 밝혀지고 있습니다. 수괴 윤석열의 구체적 지시, 주요 임무를 수행한 전·현직 사령관들의 범행들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위대한 국민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촛불 또는 응원봉을 들고 겨울 거리를 메우고 있습니다.
조·중·동 등 보수언론도 윤석열 일당의 범행과 현재의 책임회피식 태도를 질타하고 있습니다. 압도적 다수의 법조계·법학계 인사들은 비상계엄의 불법성과 윤석열 탄핵의 정당성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윤석열 탄핵과 윤석열 일당 처벌은 정파적 문제가 아닙니다.
진보·보수의 문제도 아닙니다.
윤석열의 범죄와 반헌법적 언동은 박근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무겁고 심각합니다.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 자체를 무너뜨린 사건입니다.
내란수괴가 대통령직을 유지하고 있는 해괴한 현실은 조속히 해소되어야 합니다.
이 현실이 지속되는 만큼국격은 떨어지고 민생과 경제는 바닥을 헤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헌법재판소와 공수처·검찰·경찰 국수본의 단호하고 신속한 행보가 필요합니다.
속도감 있는 탄핵심판 진행과 즉각적인 체포·구속이 필요합니다.
“윤석열 신속 탄핵은 민주당/이재명에 좋은 일 해주는 것 아냐?”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
헌법과 민주회복의 교란자입니다.
윤석열 일당의 조속한 제거는 어떤 정파적 이익 보다 우위에 서는 과제입니다.
대한민국의 근간을 다시 세우는 일입니다.
기온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모자, 장갑, 목도리를 챙기시고 촛불과 응원봉을 들어주십시오.
윤석열 일당은 대화나 타협의 상대가 아닙니다. 심판과 처벌의 대상일 뿐입니다.
모두의 건강과 건투를 빕니다. 우리는 승리할 것입니다. 이만 줄입니다.
2024. 12. 28.
조 국 올림
==
편지를 쓴 후 참담한 소식을 들었습니다.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 참사 희생자분들과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와 애도를 전합니다.
유가족분들의 뜻과 바람대로 조속히 수습되기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간절히 바랍니다.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 2024. 12. 31. 조국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