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발언전문]
사랑하는 내 고향, 대구.
사랑하는 내 이웃, 대구 시민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남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시민입니다.
투사도 영웅도 아닌 제가
이런 자리에 올라 와 발언을 하게 된 이유는,
투사도 영웅도 아닌 가장 평범한 시민마저
투사가 되기를 자처할 정도로
분노하고 있음을 알리기 위해서 입니다.
나라에 개새끼들이 너무 많아서
다 언급하려면 삼박 사일을 발언해도 모자랍니다.
그러니까 저는 한 놈만 패겠습니다.
국민의 힘. (+홍준표)
내란을 옹호하고도
고개를 뻣뻣하게 들 수 있는
이 오만함.
도대체 이 오만함은 어디서 나오는 겁니까?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라 앉혀 놨더니
국민의 목소리만 무시하고
국민이 앉혀준 그 자리를
김건희를 지키고 싶을 때는 앉고
국민을 지켜야 할 때는 박차고 나오며
사과도 없이, 부끄러움도 없이, 아직도,
국민을 우습게 알고 있습니다.
도대체 이 오만함은 어디서 나오는 겁니까?
사사건건 윤석열이라는 폭군을 감싸며
야당의 폭거라 남탓하는 십상시들이 누굽니까?
헌법을 위반해도
국민에게 총구를 겨누어도
당이 소멸할까봐
국민을 내팽겨친
이 나라의 역적들이 누굽니까?
도대체 이 오만함은 어디서 나오는 겁니까!
나라를 팔아먹어도
'어차피'
티케이에선 뽑아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해서, 이렇게 오만한 거 아니겠습니까.
이에 저는
그 '어차피'를 깨기 위해 이 자리에 올라왔습니다.
그러나 혹자는, '계란으로 바위치기 아니냐.'
'한 줌의 목소리로 어떻게 콘크리트를 깰 수 있나.'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동대구역, 영남대, 경주, 안동.
보수의 세가 강한 지역마다
박정희 동상이 세워지고 있는데,
'이거 진짜 안 바뀌는 동네 아니냐.'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 봅시다.
그만큼 급한 겁니다.
초조한 거고요.
욕 먹어가며, 돈 들여가며, 그 동상 왜 지었을까요?
동대구역은 오고 가는 사람이 많은 장소고요.
동상은 보통 우리 눈높이 보다 위에 있습니다.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에 세워서
시민들의 무의식에 침투하고 싶은 겁니다.
동대구역을 거쳐가는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동상을 우러러 보고
박정희를 대구의 위인이라 생각하게 만들고 싶은 겁니다.
또는.
상징물을 내세움으로써
이미 존재하는 극우 지지자들을 더욱 결집시키고자 하는 겁니다.
왜?
내란 정국에 흩어지는 지지를
이렇게라도 붙잡고 싶으니까!
교묘한 세뇌가 아니면
젊은 유권자를 사로잡을 방법이 없으니까!
중도층 다 버리고
극우들 좋아할 사탕이나 던져주는 거,
그거 우리가 짜증낼 필요 없습니다. 저들이 급한 겁니다.
매국노의 단말마가 들리는데
우리가 지칠 이유가 있습니까?
박정희의 무덤에 순장당하고 싶다는데
우리가 마다할 이유가 있습니까?
오직 반공 하나로 연명하는 세력이기에
그 모든 것이 통하지 않는
역사를 제대로 아는 세대가 등장했을 때
이런 철 지난 술수를 쓰는 겁니다.
하지만!
수법이 너무 낡았죠? 구닥다리예요.
저들이 반백년 전에 죽은 사람 가지고 동상 만들 때
우리는 라이브 방송 보고 배달로 연대하고
SNS로 챌린지 합니다.
아무리 교묘하게 세뇌하려 해 봐야
어떠한 편집도 조작도 없는 생생한 날 것의 역사가 라이브로
우리의 뇌리에 깊이 새겨졌고, 새겨지고 있습니다.
그딴 동상 수천 개를 세워도
이미 우리에게 새겨진 민주적인 의식은
절대 흐릴 수 없을 겁니다.
'어차피' 뽑아주겠지 하는 그 '어차피'.
그것을 깨기 위해 올라왔습니다.
계급을 막론하고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가장 존귀한 권리, 가장 강력한 무기가 있죠?
투표권입니다.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주체는 우리, 국민입니다.
등 따시고 배부르니 이것들이 아주
국민의 머리 꼭대기 위에 앉아 있는 줄 압니다.
그 자리 앉혀주는 사람 누굽니까.
그 봉급 누구 세금으로 주는 겁니까.
여러분, 회사에서 사장이 누군지도 몰라보면 어떻게 됩니까.
잘려야겠죠?
프랑스 혁명에서 시대 정신을 읽지 못한 봉건 세력들, 어떻게 됐습니까.
목이 잘렸습니다.
우리도 잘라야겠죠.
목을 쳐야겠죠.
저는 23대 총선에서
목을 치는 기분으로 투표장에 갈 겁니다.
가서, 이 내란범들 절단내겠다는 마음으로
투표할 겁니다.
여러분 함께하시겠습니까?
지구 끝까지 쫓아가서 절단내시겠습니까?
여러분,
만약에 저들이
서문시장에 무릎 꿇으러 오면
받아줄 겁니까?
이 땅에 한 발자국도 못 붙이게 해야겠죠.
당 이름 바꾸고, 탈당하는 척 하고
무릎 꿇고, 삭발하고, 죄송하다고 쇼하면
빨간색 빼고 와서 내란범 아닌 척하면
받아줄 겁니까?
쫓아내야겠죠!
탄핵 당하면 이재명이 된다 하고
이재명이 대통령 되면 나라가 망한다 하는데
월권하지 마세요!
다음 대통령 뽑는 건 국민이 알아서 하는 거고
당신들은 당신 목이나 걱정하세요!
건방지게 월권하지 말란 말입니다.
당신들은 이재명, 이재명, 하기 전에
국민에게 사과부터 하세요.
여러분.
우리가 수구의 심장입니까?
우리가 매국의 텃밭입니까!
심장이라 한들
건강한 새 피가 돌지 않을 텐데
어떻게 심장입니까.
텃밭이라 한들
새싹이 자라지 않을 텐데
어떻게 텃밭입니까.
민생 보다 정치 생명을 중시하는 당에
미래가 있습니까?
대구는
한국 최초의 민주화 운동,
228 민주 운동이 있었던 도시입니다.
228 민주 운동의 정신은
419 혁명으로 계승되어
독재자 이승만을 퇴진시켰습니다.
우리 사랑하는 고향 대구는
종북론이 아니라, 228 정신이 뿌리 박힌 도시입니다!
따라서 선언하겠습니다.
대구는 수구의 심장이 아니다!
대구는
민주 시민의 연대로 박동하는
저항의 심장이 될 것이다.
대구는 수구의 텃밭이 아니다!
콘크리트 사이에서 피어난 새싹으로
민주주의의 텃밭이 될 것이다.
.
.
.
끝으로.
콘크리트를 부수는 TK의 자매들아!
그동안 우리,
얼마나 외로웠습니까.
부끄럽고,
죄책감 들고,
외롭고.
근데 우리가 그렇게 괴로웠던 것도
우리가 나고 자란 고향을 사랑해서
가족을 사랑해서, 친구를 사랑해서
사랑하는 동시에 미우니까 괴로웠던 거잖아요.
사람은 말을 하며 사는 동물인데
사랑하는 사람과 말을 해도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건
참으로 괴롭고, 외로운 일입니다.
그런데.
계엄이 선포됐을 때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거리에 나오면 저는 별로 안 외로웠던 거 같아요.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인데
그냥, 마음이 따뜻해지더라고요.
저는 그랬는데,
여러분도 그랬나요?
그러니까 우리,
앞으로도 막막해지면
같이 응원봉 흔들었던 거 기억합시다.
'저 동네는 안 변해.', '저긴 죽어야 바뀌어.'
누가 그러든지 말든지. 휘둘리지 맙시다.
당장 우리부터 생생히 살아있는 변화의 물결이고
자꾸 바뀐다 바뀐다 해야
어? 그런가? 하면서
얼떨결에 바뀌는 사람도 나오고 그러는 거지
자꾸 안 바뀐다 안 바뀐다 하면
뭐가 바뀌려 하다가도 멈추지 않겠습니까?
여러분, 유명한 걸로 유명해지는 게 뭔지 아시죠.
바뀐다 바뀐다 해야 진짜 바뀝니다.
기 죽지 마세요.
시위를 왜 몰래 나옵니까. 기세 좋게 나오세요.
우리가 뭐 죄지었습니까?
사람들이 다 우리처럼 죽자사자 투표하지 않습니다.
기세로 밀어붙이면 어 뭔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네? 이런 사람도 나오는 거고요.
콘크리트 콘크리트 해도
박정희 이름 석자만 들어도 털썩 주저앉아서 울고 그런 사람만 대구에 사는 것도 아니에요.
'대구는 원래 그렇다' 하니까.
'아, 그런갑다' 해서 휩쓸리는 사람도 많다고요.
쪽수만 많은 당나라 군대하고
사기가 하늘을 찌르는 소수 정예 군대하고 싸우면
승패는 모르는 겁니다.
그러니까. 동상을 세우든, 누가 초를 치든.
'니야 지껴라 나는 내 갈 길 간다' 하고
기 죽지 마세요.
포기만 안 하면 열 두 척의 배로도 이길 수 있습니다.
모든 게 버겁고 막막하게 느껴지면
사흘 후, 내년, 내후년. 새해의 일출을 봅시다.
해가 바뀔 때마다
우리 보다 훨씬 똑똑하게 깨어있는
우리의 동생들이 투표장에 올 겁니다.
TK의 콘크리트는
TK의 딸들에 의해 부서질 것이다.
몇 년이 걸려도 반드시 부서질 것이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