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대한민국에 위로를…

위로를 조회수 : 1,303
작성일 : 2024-12-30 00:48:36

나는 오늘

다른 일요일과 똑같이 출근했다.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씻고 밥 먹고 나가서 일하고 떠들고 웃고 돌아왔다. 중간에 잠시 오늘의 일에 대해 누군가 언급했다. 나는, 생각하던 것을 좀 얘기했다. 그리고 다시 일하고 마무리하고 먹을 것을 사 가지고 돌아왔다.

돌아와서 뉴스를 틀었다.

 

화면에서 사망자가 179명이라고 나오고 있었다.

구조된 사람은 두 명이라고 했다.

출근 준비하며 본 사망자는 85명이었다.

 

낮의 뉴스에서 기자들이 질문을 퍼붓고 있었다. 확인된 사망자 숫자를 말해 주는 소방서장에게, 그럼 생존자를 찾고 있는 거냐고 물어보았다. 그 말을 듣는 소방서장은 곤란해 보였다... 아니 괴로워 보였다.

울고 싶은 것도 같았다. 머뭇거리면서 천천히 말했다. 생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현장을 보았을 때 그렇다고.

아...

나는 그 말을 알아듣고 싶지 않았다.

 

더 구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내가 모르는 동안 사망자가 확정되어 있었다. 혹시 하는 기대가 무참히 꺾인 기록을 뉴스는 보여 주었다.

탑승자는 총 181명이라고 했었다.

더해서 정확히 181이 되는 숫자를 멍하니 보았다.

 

 

뭔가를 검색하려고 검색창을 열었다가

'슬프다'라고 썼다.

그걸 찾으려던 게 아니었는데.

국어 사전의 결과가 맨 위에 떴다.

-슬프다

형용사) 원통한 일을 겪거나 불쌍한 일을 보고 마음이 아프고 괴롭다.

 

 

 

슬프다.

 

세 살짜리 아기가 있었다고 했다.

아기가 너무 짧게 살고 갔다.

해마다 함께 여행할 만큼 사이좋은 동서지간이 타고 있었다고 했다. 암에 걸려서도 자녀들을 열심히 키우고 있었던 홀어머니가 있었고, 팔순을 맞아 자녀들 덕에 겨울에 따뜻한 나라 여행을 떠났던 노모도 있었고, 또... 일가족이 있었는데. 태어나서 해외에 처음 가 본 사람이 있었다는데...

 

 

 

슬프다.

원통한 일을 겪거나 불쌍한 일을 보고 마음이 아프고 괴롭다.

슬프다.

원통한 일을 겪거나 불쌍한 일을 보고 마음이 아프고 괴롭다.

슬프다.

원통한 일을 겪거나 불쌍한 일을 보고 마음이 아프고 괴롭다.

 

 

사는 것은 원래 그렇게 자주 슬프고 무거운 것일까. 요즘은 가슴 속에서 나갈 길을 찾지 못한 눈물이 소용돌이치는 것도 같다.

크게 통곡이라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신이여, 정말 계신 겁니까. 저는 살면서

그걸 의심할 일밖에 보질 못했나이다.

그러나 거기 어디 제발 계신다면

이 가엾은 사람들의 땅에 부디

위로와 평안을 주소서. 우리가 이토록 슬퍼하는 순간마다

어디에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는 신이여.

IP : 223.38.xxx.175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4.12.30 1:04 AM (59.19.xxx.187)

    글 읽고 참았던 눈물이 나네요
    너무 슬프네요
    가슴이 아프네요 ㅠㅠㅠㅠ

  • 2. 교민
    '24.12.30 1:06 AM (87.212.xxx.116)

    제 댓글이 지워졌네요.
    유럽에 사는 교민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tv를 켜고 입을 다물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나라 어떻해...계속 그말만..
    너무 슬프고 답답하고 참담하고.

  • 3. 너무
    '24.12.30 1:06 AM (113.161.xxx.147)

    슬프고 마음이 아픕니다.

  • 4. 가슴이
    '24.12.30 1:12 AM (116.126.xxx.94)

    답답하고 먹먹해서 뉴스를 못 보겠습니다.
    희생된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 5. 3년도 안됐는데
    '24.12.30 1:15 AM (124.53.xxx.169)

    도대체 참사가 몇번째 나는지...
    명복을 빕니다._()_

  • 6. 123
    '24.12.30 1:15 AM (119.70.xxx.175) - 삭제된댓글

    그 세 살짜리 아가..
    기아티이거즈 홍보팀 책임매니저 팀장분의 자녀라고 합니다..ㅠ
    그 팀장과 저 아이 그리고 다른 가족(아이인지 어른인지는 모르겠구요) 한 명 더
    그렇게 셋이 탔었대요..ㅠㅠㅠㅠㅠ

  • 7. 123
    '24.12.30 1:15 AM (119.70.xxx.175) - 삭제된댓글

    그 세 살짜리 아가..
    기아타이거즈 홍보팀 책임매니저 팀장분의 자녀라고 합니다..ㅠ
    그 팀장과 저 아이 그리고 다른 가족(아이인지 어른인지는 모르겠구요) 한 명 더
    그렇게 가족 셋이 참사를 당했다네요..ㅠ

  • 8. 123
    '24.12.30 1:16 AM (119.70.xxx.175)

    그 세 살짜리 아가..
    기아타이거즈 홍보팀 책임매니저 팀장분의 자녀라고 합니다..ㅠ
    그 팀장과 저 아가 그리고 다른 가족(아이인지 어른인지는 모르겠구요) 한 명 더
    그렇게 가족 셋이 참사를 당했다네요..ㅠ

  • 9. ...
    '24.12.30 1:23 AM (221.151.xxx.109)

    엄마, 아빠, 아기가 사고당했다는 글 봤어요

  • 10. 나무나무
    '24.12.30 1:37 AM (14.32.xxx.34)

    신이여, 정말 계신 겁니까. 저는 살면서
    그걸 의심할 일밖에 보질 못했나이다.
    그러나 거기 어디 제발 계신다면
    이 가엾은 사람들의 땅에 부디
    위로와 평안을 주소서. 우리가 이토록 슬퍼하는 순간마다
    어디에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는 신이여. 22222222

  • 11. 위로
    '24.12.30 4:18 AM (58.231.xxx.67)

    대한민국에게 위로를 ~
    대한민국 국민에게 평화를~

  • 12. ....
    '24.12.30 5:39 AM (211.206.xxx.191)

    신이 계시다면 이제 대한민국을 구하소서.....
    내란은 계속 중이고 참사는 끊이지를 않고
    애통하고 분통 터집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72482 언제부턴가 애들 이야기 특히 입시이야기가 해마다 덜 올라와요 9 체감되네 2025/01/10 2,872
1672481 금팔때 분석료. 6 아이비 2025/01/10 1,393
1672480 오세후니는 재건축에 몰두 4 ..... 2025/01/10 980
1672479 경호처장 돌아갔나요??? 2 ........ 2025/01/10 2,212
1672478 이사 후 월세 공제 가능 여부 1 월세 2025/01/10 324
1672477 여론 꽃 정당 지지율,민주당 47.1% 8 ㄴㄱ 2025/01/10 2,323
1672476 숨쉬기가 어렵고 숨쉴때 담배?냄새가 나는데 8 공황장애 2025/01/10 1,249
1672475 위기의 삼성전자.. 젠슨황이 한 말 11 ㅇㅇ 2025/01/10 4,144
1672474 주한미국대사관 항의면담요청 중 전원 연행중인 대학생들 10 ㅇㅇ 2025/01/10 2,596
1672473 국민의힘 34%·민주 36%…"양당 구도 계엄사태 이전.. 18 ... 2025/01/10 1,642
1672472 인덕션에서는 통5중이 좋나요, 바닥만 3중이 좋나요? 13 여명 2025/01/10 1,573
1672471 이혼했는데 아직도 문제가 있어요 3 여쭤봐요 2025/01/10 3,363
1672470 손이 극도로 건조한데 방법 있을까요~? 13 마른땅 2025/01/10 2,042
1672469 대기업이나 금융기관 신입사원 나이제한 있나요? 2 취업 2025/01/10 817
1672468 검찰 장난질 내란공범 국무위원들 7 국헌 문란 2025/01/10 1,052
1672467 부자인 친구와 나와 차이가 14 ㅁㄴㅇㅎ 2025/01/10 6,153
1672466 아파서 혼자 방에 누워있는데 스스로가 한심하네요 10 2025/01/10 3,288
1672465 중3 되면 학원 정말 많이 다니나요? 4 ㅇㅇ 2025/01/10 1,312
1672464 쿠팡 프레시백을 너무 안 가져가네요 8 ㅇㅇ 2025/01/10 2,354
1672463 서북청년단의 가장 충실한 계승자 전광훈 4 알랴줌 2025/01/10 758
1672462 [신속체포]입가에 보톡스 맞아요 될까요? 9 노화 2025/01/10 1,341
1672461 금시세 보려고 금거래소에 다녀왔어요. 11 레드 2025/01/10 3,646
1672460 백만원 정도의 패딩 중 중년이 입을만한 12 ㅇㅇ 2025/01/10 3,856
1672459 정형외과에서 교통사고로 왔냐는 질문은 왜 하는 거에요? 11 궁금 2025/01/10 2,268
1672458 경찰은 박종준경호처장을 바로 긴급체포하라 7 .ㅇ 2025/01/10 1,5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