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article/214/0001396282?sid=100
노상원 씨는 자신의 수첩에 이른바 '수거 대상'과 이들을 수용하고 처리할 방법까지 적어놨는데요.
수방사 벙커 말고도 이들을 잡아 가두려고 했던 제2의 비밀 수용소가 있었습니다.
MBC 는 이 장소가 국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한 주택가 건물이라는 사실을 단독으로 확인했습니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은 수첩에 정치인, 언론인, 종교인, 노조, 판사, 공무원 등을 수거 대상으로 적었습니다.
수첩엔 이들을 체포한 뒤 수용할 방법에 대해서도 언급돼 있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그런데 MBC 취재진은 수방사 벙커 말고도 제2의 구금시설이 또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서울 신길동의 평범한 주택가.
국회에서 불과 2.5km , 차로 5분밖에 걸리지 않는 곳입니다.
이곳에 안을 들여다 볼 수 없게 높은 담장과 철책으로 둘러싸인 비밀스러운 건물이 등장합니다.모든 창문은 가림막을 설치하거나 종이를 붙여 가려놨습니다.
전두환 정권 시절 민주화 운동을 하던 인사들을 가두고 고문했던 남영동 대공분실을 떠올리게 합니다.
정문은 아무나 들어오고 나갈 수 없게 육중한 철문으로 막혀 있습니다.
철문 옆엔 '아트센터'라고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예술과는 전혀 상관없는 시설입니다.
이곳은 원래 대공 혐의점이 있는 탈북자들을 데려다 조사하는 곳입니다.
[시설 관계자 (음성변조)]
"탈북자들 수용하는 시설이고 시설 자체가 보안입니다."
노상원 씨가 만든 비선 조직인 정보사 수사2단은 이곳을 체포한 사람을 가두고 심문하는 장소로 쓰려고 했습니다.
[시설 관계자 (음성변조)]
"<노상원씨가 여기다 수사2단 심문실 만들려 했다고 들어서요.> 저는 그런 건 알지 못하고요."
방첩사 체포조가 정치인 등을 수방사 B-1 벙커에 수감하려고 했다면, 정보사는 이곳을 별도의 비밀 수용소로 쓰려고 했던 것입니다.
[전하규/국방부 대변인]
"그 수첩에 관련돼서도 국방부가 알고 있는 것은 없습니다만 관련 시설이 있거나 하지는 않는 것으로 압니다."
하지만, 이 시설의 책임자는 이미 수사기관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습니다.
계엄 선포 직전엔 민간인 한 명과 심리전 담당 현역 군인 등 3명이 이곳에서 HID , 북파공작원 운용 계획을 논의했던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이 민간인은 내란 설계자로 지목되는 노상원 씨일 가능성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