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잘보내셨나요?
직장맘인 저는 크리스마스는 대청소의 날
예비중딩이가 친구만나러 간 사이
책상 침대 바꾸어 주려고 애 방을 청소했어요
새침대주문한 업체에서 침대프레임은 알아서 분해해두라고 하셔서
쉬고있는 남편을 소환했지요
남편 드라이버를 찾다가 애방에 딸린 창고에 간거예요
갑자기
난리났다 비둘기가 들어오고 똥싸고 난리야
조류 무섭증이 있는저는 보지도 못하고
무슨일이냐고 ㅠㅠ
창고 뒷편에 에어컨 실외기가 있었는데
제가 정신이 없었는지 안닫긴건지 방충망을 안닫은거에요
13층인데 비둘기들이 아지트를 삼았는지
엄청 방문해서 똥으로 뒤덮혀 바닥이 안보일정도였어요
게다가,
여기 비둘기가 한마리 죽어있다야
청천벽력 남편의 말
꺄아~~~소리지르고
제발 잡아서 처리해줘 말하고 거실로 도망갔어요
남편은 비장하게 고무장갑 끼고 쓰봉 들고 방으로 들어감
거사를 치르고 나왔죠...
여보~~~~
제발 그것만 치워죠 내가 똥이고뭐고 알아서 할께를 외친 저는 똥을 치우러 두근두근 창고로 가니
난잡히 덥힌 짐들 사이 다시 비둘기 뒷통수가 보이지 않겠어요??
으아 여보 /~~~한마리 더있어 어뜨케 ~~~
오도 방정을 떨며 나오자 남편 또 고무장갑 비장한 표정으로 창고 들어갑디다..
그러고 올해 제가 본 어느 스릴러보다 떨리는 말을 합니다
여보... 살아있어 ...
꺄아악 ~~~~진짜 오줌이 찔끔나올정도로 놀래서 거실로 도망가고 ... 어찌해야허나 잠자리채를 사와여해?묻던중
역시 대한민국 현역 남편이 후드티를 쓰고 (후드티는 굳이..?)고무장갑에 다시 완전 무장하더니 창고에 들어가대요 ~
그후에.. 뚜벅뚜벅 나옴..
너무 놀래서 날려줬냐 어쨌냐도 묻지못함
방충망을 안닫은 천년의 죄를 지은 저는 여태까지 애방치우고 창고치우고 난리치다 다 정리를 했네요 ㅠㅠ
중간에 치우다가 다시 푸드덕 소리가 나는 거에요
너무 놀라 보니 창문가에 왠비둘기가 자기 아지튼데
왜 문을 닫았냐 노려보고 있는거에요
예전 이프로 씨에프처럼 가 !!!가란 말이야!!!해도 안가대요
비둘기 단념시키고 남편과 술한잔하면서
당신 너무 멋졌어 무섭지도 않았냐 물으니
자기 회사 직원중엔 도시에서도 비둘기만 봐도 도망가는 사람있다고 자긴 두마리나 처리했다며
의기양양해주는거 칭찬해주고 우리식구 네명인데 여태까지 비둘기까지 여섯식구 멕여살렸다 이야기허고
이제 자러 갔네요...
후...이런 크리스마스도 있네요
마무리 안되지만 비둘기 조심하시고 방충망
두번세번 확인하셔용
전 오늘은 그나마 멋쟁이 남의편과 자러갑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