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이랑 송년회 하는데
의대교수인 친구가 왔어요.
저희 나이가 이제 50대중반이고 친구는 정교수에 병원에서 한자리 하고
한마디로 잘 나가는 친구거든요.
얼굴이 진짜 반쪽이 됬어요. 밑에 사람이 없어서 너무 힘들다고 하네요.
의대교수들도 뭐 아롱이 다롱이겠지만, 다른 직종도 중간관리자 이상 쯤 되는 분들은 알거에요.
밑에 후배가 있다는 게, 일적으로도 도움이 되지만 정신적으로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요.
사실 서로 지지가 되는 거죠. 그냥 일손이 없어서 부족하다 이런게 아니고요.
자기를 바라보는 후배들과 한팀이 되어, 같이 어려운 환자를 해결하고 그 사람이 건강하게 퇴원하는 것을 보는 기쁨이 무척 컸었는데, 밑에 사람이 없으니 똑같은 일을 해도 보람이 줄어들고 힘들다고 하소연하네요.
병원에서 맡은 직책이 내년이면 임기가 끝나는데, 그만두고 나갈생각 하고 있더라고요.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진짜 너무 힘들데요.
제가 보기엔 우울증 아닌가 싶더라고요.
근데 생각해보니, 지금 교수들 40-50대 이상이 많다고 하고
지금 1학년 인제 뽑으니까 이 학생들이 인턴이 되려면 앞으로 6년이 남은거고
전공의가 되려면 7년이 남았고 전문의가 되려면 10-11년이 남은거에요.
그럼 제 친구는 대학에 남아 있더라도 65세니까 은퇴할때가 되는 건데
도제식 교육을 하는 의학교육이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
선배가 없는데 학생들은 누구한테 뭘 배울 수 있을지.. 뭐 이건 유튜브로 배울 수 있는것도 아니고
윤석렬이 막 던진 주술적 2000 때문에 이게 무슨 사단인지.
어우.. 약간 무섭더라고요
이 난리를 다들 체감을 못하시는 것 같아서 더 무섭.
앞으로 배출되는 젊은 개업의들은 피해야 할 수도 있겠어요. 선무당이 사람잡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