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소름돋는 한강 작가의 과거 시 하나

예언가인가 조회수 : 3,370
작성일 : 2024-12-23 13:44:20

한강 작가의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에 수록 된 시

 

제목 :  전철 4호선, 선바위역과 남태령역 사이

 

 

전철 4호선,

선바위역과 남태령역 사이에

전력 공급이 끊어지는 구간이 있다.

숫자를 세어 시간을 재보았다.

십이 초나 십삼 초.

그사이 객실 천장의 조명은 꺼지고

낮은 조도의 등들이 드문드문

비상전력으로 밝혀진다.

책을 계속 읽을 수 없을 만큼 어두워

나는 고개를 든다.

맞은편에 웅크려 앉은 사람들의 얼굴이 갑자기 파리해 보인다.

기대지 말라는 표지가 붙은 문에 기대선 청년은 위태로워 보인다.

어둡다.

우리가 이렇게 어두웠었나.

덜컹거리는 소리에 귀 기울이면

맹렬하던 전철의 속력이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가속도만으로 레일 위를 미끄러지고 있다.

확연히 느려졌다고 느낀 순간,

일제히 조명이 들어온다, 다시 맹렬하게 덜컹거린다. 갑자기 누구도

파리해 보이지 않는다.

무엇을

나는 건너온 것일까?

 

 

https://news.nate.com/view/20241223n10891

IP : 172.56.xxx.94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노밸상을 탄 분
    '24.12.23 1:48 PM (118.218.xxx.85)

    정말 스치듯 지나가는 영감이 있었다해도 과언이 아닐껍니다.

  • 2. ...
    '24.12.23 1:49 PM (174.127.xxx.217)

    명신이가 카톡 날리고 싶어 안달이 나겠네요.
    한강 작가는 1억으로는 안될텐데....ㅋ

  • 3. ..
    '24.12.23 1:50 PM (183.102.xxx.152)

    아~~
    우리 시대의 예언자 같은 분.

  • 4.
    '24.12.23 1:51 PM (218.37.xxx.225)

    그게 수방사 지하벙커 때문인거죠?

  • 5. 수방사
    '24.12.23 2:00 PM (218.48.xxx.143)

    아~ 연관이 있겠네요.

  • 6. 예전
    '24.12.23 2:07 PM (175.124.xxx.136) - 삭제된댓글

    수방사 끌려가면 병신되서 나온대요

  • 7. ..
    '24.12.23 2:18 PM (172.56.xxx.94)

    다시 맹렬하게 달려가면 됩니다.

  • 8. ...
    '24.12.23 4:37 PM (223.62.xxx.98)

    정독할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76047 네이버 밴드 라이브방송 해보신 분 2 ㅇㅇ 2025/01/25 371
1676046 막장드라마에 고정 드라마 2025/01/25 859
1676045 저녁 대충 때웠는데 괜찮나 봐주세요~ 11 살쩌야해 2025/01/25 1,910
1676044 이혼 숙련 캠프 걱정부부 6 2025/01/25 5,208
1676043 법원 다시 구속연장 재신청도 불허! 41 마샤 2025/01/25 7,943
1676042 일상) 맛없는 체리 어뜩해요 16 나무 2025/01/25 2,151
1676041 80 넘으신 여사님 악세사리는 뭐가 좋을까요? 4 며느리 2025/01/25 1,240
1676040 미 교민들, 영 김 의원에 항의"왜 한국 내정간섭하나&.. 16 ㅇㅇ 2025/01/25 2,885
1676039 거실과 각 방에 쓰레기통 5 .... 2025/01/25 2,147
1676038 호르몬제 드시나요? 4 아파요 2025/01/25 1,400
1676037 전한길 카페 난리 났네요. 15 .... 2025/01/25 11,422
1676036 정치에 관심 없는 중도층 여론 38 여유11 2025/01/25 4,211
1676035 덜익은 바나나는 정말 무맛이네요 8 2025/01/25 1,235
1676034 사실 저는 우울증이 부러워요 11 .... 2025/01/25 4,867
1676033 아래 윗집 중 어디가 비었나봐요 5 ㅇㅇ 2025/01/25 3,987
1676032 개혁신당 허은아, 이준석·천하람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공수.. 2 ........ 2025/01/25 2,165
1676031 대퇴골두 골절로 인공관절 수술 받으신 분 계세요? 3 걱정 2025/01/25 741
1676030 트레이더스 족발 생각보다 맛있네요. (혈당관리중) 3 .. 2025/01/25 1,728
1676029 충격..전한길 카페 탄핵 찬반 투표 14 .... 2025/01/25 4,307
1676028 제가 이래서 남편이랑 사나봐요 17 ㅇㅇ 2025/01/25 6,695
1676027 전광훈은 지금 체포 됐나요? 5 악마 2025/01/25 2,257
1676026 삼겹살 10kg을 통으로 선물을 받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ㅠ.. 20 ... 2025/01/25 3,667
1676025 성동구 반려견 순찰대 호두 보셨어요? 6 ... 2025/01/25 1,609
1676024 (끌어내) 임권택 감독도 춘향전 찍을때 조승우 배우에게 말했어요.. 20 어지러운 세.. 2025/01/25 6,311
1676023 연태구냥 많이 독해요? 2 2025/01/25 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