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article/028/0002722328
“한동훈, 계엄 막으라 지시” “본회의장으로”…추경호는 침묵
윤석열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모인 텔레그램은 긴박하게 돌아갔다.
한겨레가 지난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직후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인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 내역을 17 일 입수했다.
이 대화방에 비상계엄 선포 관련 언급이 처음으로 올라온 건, 밤 10 시 49 분이었다. 윤 대통령이 긴급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며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21 분 뒤, 박수영 의원이 올린 글이었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이다. 국민과 함께 막겠다 국민의힘 당대표 한동훈’이라고 적혀 있었다. ‘국회의원’이 아니라 대화방에 참여할 수 없었던 한 전 대표를 대신해 박 의원이 대신 올린 글이었다. 한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 도착했지만, 곧바로 의원들과 함께 본회의장으로 들어갔다. 오후 11 시께였다.
한 전 대표는 본회의장으로 들어간 직후, 다시금 본회의장으로 와달라는 문자를 올렸다. 그는 우재준·주진우 의원의 이름으로 “즉시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 계엄해제 안에 반대하는 분 계시는지요?”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 무렵, 국회 원내대표실에 있던 추경호 전 원내대표가 ‘당사에서 의원총회를 열겠다’고 공지하면서 일부 의원들은 본회의장으로 가야 할지, 당사로 가야 할지 갈팡질팡하고 있던 상황이다. 한 전 대표의 비서실장이었던 박정하 의원은 4일 0시7분께 “국회 본회의장으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와야 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추 전 원내대표는 이 대화방에서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결국 본회의장으로 달려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에 동참한 건, 친한동훈계와 중립 지대 의원 18 명에 불과했다. 추 원내대표는 당시 본청에 머무르면서 표결에 참여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그는 4일 새벽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된 뒤 기자들로부터 ‘원내대표도 1인 헌법기관으로 (표결에) 참여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 “제 판단으로 불참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