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친정 엄마를 뵈러 가는 날이에요.
한달에 한번씩 오남매가 일요일마다 번갈아 가는 날인데
내일은 제 차례. 매주말마다 엄마는 혼자 계시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형제 자매 많은 게 이럴 땐 참 좋은 거 같아요.
3시간 기차 타고 내려 가서 엄마 목욕탕 모시고 가서 세신 시켜 드리고,
외식 하고 저는 밤차로 다시 돌아오는 일정인데,
큰 딸이 할머니 목욕탕비와 세신비 그리고 외식하라고 20만원을 주니까,
작은 딸이 연말이라고 할머니 용돈 드리라면서 또 20만원을 주네요.
평소에도 제가 시골 내려갈 때마다 외할머니를 챙기는데,
올해 90세인 친정 엄마는 손녀들이 용돈 줬다고 하면서 드리면,
내가 줘야 하는데 하고 안 받으시려고 해요.
애들 어릴 때 외손녀 사랑이 지극했던 우리 엄마
이제 그 사랑을 조금은 돌려받으시는 거 같아요.
평생을 누구한테도 싫은 소리 자체를 하지 않는 분인데
치매가 살짝 와도 그 성품은 변하지 않으시네요.
그런 엄마가 혼자서 데이케어 잘 가시고 씩씩하셔서 고마울 뿐입니다.
울 엄마 지금 이대로라면 몇 년 더 사셔도 행복할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