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탄핵집회 인상깊었던 3가지 (펌글)

ㅅㅅ 조회수 : 1,597
작성일 : 2024-12-13 13:16:37

지난 토요일 여의도 탄핵 집회에서 개인적으로 세 가지가 인상 깊었다. 

 

하나는 선한 국민들의 후원이었다. 나는 여의도에 자전거를 타고 갔더랬다. 그래 서강대교 밑에 자전거를 세우고 여의도 순복음 교회 앞 마당을 지나 국회의사당 쪽으로 갔다. 저녁까지도 있어야 해 따뜻한 라떼를 한잔 사러 여의도 순복음 교회 바로 앞 기독교 침례회 총회 건물 1층에 있는 '바이오스타카페 여의도점'에 들렀다.

 

따뜻한 카페를 주문한 후 받는데 주인장이 갑자기 빵 두 종류를 주는거다. 그래 저는 빵 주문하지 않았는데요. 라고 말하니 침례회 빌딩에 있는 어떤 직장인이 토요일 집회 참석하는 분들이 오면 따뜻한 아메리카노와 빵을 공짜로 주라고 미리 선 결제를 하셨다는거다. 

 

나는 아메리카노가 아닌 라떼라 빵을 더해 주신거였다. SNS에서 커피쿠폰 사놨으니 가서 이름 대고 가져가시라는 글은 봤지만 내가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의 호의의 대상이 될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더랬다. 

 

라떼와 함께 내 놓은 빵을 보며 아직 우리들에게 배려가 있고 낭만이 있다 싶어 가슴이 심쿵했다. 침례교 빌딩에 있는 선한 분 감사합니다. ^^

 

두번째는 다들 말씀하시는 20대 청년들이 많이 보였다는거다. 나는 국회의사당 오른쪽 도로에 있었는데 그쪽에 각 대학교 총학생회 깃발들이 많이 보였다. 

 

그 깃발을 보는데 또 울컥했다. 우리 기성세대의 잘못으로 이런 젊은 친구들을 이 추운 광장으로 불러냈구나 싶어서였다. 

 

한 가지 재밌던 것은 내 자리 바로 옆에 20대 여학생이 있었는데 한참 뒤에 남자친구가 뒤 늦게 도착해 자리를 잡았다. 그러니까 그 여학생이 '오빠~이런 자리에 함께 해 줘 고마워' 이러는거다.

 

그러니까 그 남자친구가 이렇게 말했다. '네가 원하면 뭐든지 나는 할 거야' ㅋㅋㅋㅋㅋ 저 멘트 수 십 년 전에 내가 썼던 것 같은데 싶어 웃음 참느라 고생 좀 했다. 

 

마지막으로 민주당 당사 앞에 기독교인들 약 40명 정도가 집회를 하고 있었다. '종북타도. 한국 교회의 종교 통합과 종북 세력을 타도한다' 라는 피켓을 들고 기도하고 찬송 부르고 난리였다. 

 

내가 기독인으로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그거 나도 한 장 주쇼! 라고 했더니 함께 동참하시려고 오셨나요?' 라길래 여러분들이 지금 하는 이런 행동이 이후 우리 국민들에게 조롱 거리가 되도록 하기 위해 기독인인 내가 더 알리려구요. 

 

그랬더니 그 사람 얼굴이 갑자기 굳어 지길래 '표정 풀어요. 예수쟁이가 늘 미소 짓고 다녀야지' '평생 회개하며 살아가길 바라요' '나는 저기 큰 도로에 나가 윤석렬 타도를 외칠테니. 하곤 '윤석렬을 타도하라' 라고 목청을 높여 외쳤더랬다. 

 

한가지 속이 정말 쓰렸던 것은 거의 40명 정도 되는 사람들 중에 과반수 정도가 청년들이었다는거다. 우리 기성세대 기독인들은 현재도 잘 못하고 있지만 미래도 똥간에 쳐 넣고 있다는 걸 봤던 지난 토요일이었다. 

 

'윤석렬을 파면하라' '기독인은 회개하라'

IP : 218.234.xxx.212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4.12.13 1:20 PM (211.234.xxx.60)

    집회에 참석해준것 만으로도
    감사합니다

  • 2. 203
    '24.12.13 1:22 PM (125.185.xxx.9)

    청년이 과반수이상이었다면 신천지 일것 같기도 하고..개독같기도 하고 그러네요

  • 3. ...
    '24.12.13 1:22 PM (58.29.xxx.108)

    뭔가 소설을 읽는 듯하네요.
    잘하셨어요.

  • 4. ...
    '24.12.13 1:22 PM (125.129.xxx.20)

    세 가지 에피소드 잘 봤어요.
    3번은 좀 씁쓸하지만
    1,2번은 따뜻한 희망이 느껴져서 좋습니다.
    저도 그 현장에서 윤석열 탄핵을 외치고 왔습니다.

  • 5. 얼마
    '24.12.13 1:29 PM (175.124.xxx.132)

    전에 '네 썅년 내려요'도 인상적이었는데, '표정 풀어요. 예수쟁이가 늘 미소 짓고 다녀야지'도 멋지네요. ㅎㅎㅎ

  • 6. ……
    '24.12.13 1:44 PM (118.235.xxx.229)

    마음 따뜻해지는 수필같은 글이네요
    저도 기독교인으로 부끄러워요
    대선때도 윤은 절대 안되기를 간절히 기도했는데 ㅠㅠ

    윤석렬을 파면하라' '기독인은 회개하라' 222222

  • 7.
    '24.12.13 2:22 PM (58.140.xxx.20)

    이단일거라 위안해봅니다 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03282 마그네슘 사는게 젤 어렵네요ㅠ 14 2025/04/16 5,050
1703281 친구가 없는 50대 아줌마요 13 ㅇㅇ 2025/04/16 7,018
1703280 입맛잃은 80대 당수치와 일단 잘 드시는 것 중 뭐가 중요할까요.. 4 고민 2025/04/16 866
1703279 해외 리조트 왔는데 폭싹 완전 뜬거 맞네요 47 ㅎㅎ 2025/04/16 26,106
1703278 한덕수랑 최상목은 왜 탄핵안하는거에요? 9 ㄴㄱ 2025/04/16 1,492
1703277 적금 질문 2 개인날 2025/04/16 921
1703276 시모가 연로하신데 신혼때 구박 당해서 여전히 미워요 9 ........ 2025/04/16 2,903
1703275 제주산 당근을 씹으며 6 ... 2025/04/16 2,098
1703274 최상목 다음주 미국 출장 간대요! 9 최상목 탄핵.. 2025/04/16 2,645
1703273 오늘 새벽 깨서 82 들어왔다가 너무 감동적인 글을 봤어요 18 새벽감동 2025/04/16 6,262
1703272 5분만에 들통난 최상목 거짓말 ㅋㅋㅋ 13 5분만 2025/04/16 3,965
1703271 (기사)소송과 빚 때문에 가족들을 죽였다네요 12 살해동기가 2025/04/16 5,573
1703270 [최민희 의원] 방통위원장 이진숙이 MBC 자회사 주식을 보유하.. 5 ........ 2025/04/16 2,134
1703269 쳇지피티는 왜 자꾸 개인적인 걸 물을까요? 9 친절 2025/04/16 2,920
1703268 경계성 성격장애 대표적 증상 좀 알려주세요 7 .. 2025/04/16 1,869
1703267 윤내란 적폐도 싫지만, 190석과 민주당 대통령인것도 두렵기도 .. 68 ㅇㅇㅇ 2025/04/16 3,060
1703266 방금 영화를 보고 왔는데..극 중 검사의 대사 3 123 2025/04/16 1,314
1703265 옛날 노래(푸른하늘) 듣고 있는데 좋아서 추천합니다. 2 푸른하늘 2025/04/16 760
1703264 전 동네친구가 1도 없어요 10 ㅇㅇ 2025/04/16 3,337
1703263 아내의 자격, 밀회 중 뭐가 더 재미있나요. 16 .. 2025/04/16 1,655
1703262 푸바옹 죽순 주문하는 거 귀엽네요 6 ㅁㅁ 2025/04/16 1,827
1703261 부모님 사진 정리 6 ... 2025/04/16 2,066
1703260 한덕수 생긴게 딱 일본인 같지 않나요? 22 ㅇㅇ 2025/04/16 2,091
1703259 집에서 옷 분실해서 스트레스 받아요 6 2025/04/16 1,774
1703258 어묵이 일본산 생선으로 만드나요 12 2025/04/16 2,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