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에서 저 몰래 동생에게 부동산을 증여했던 것은 잊기로 했어요
엄마소유재산이라, 칼자루는 엄마가 쥐고 계신 상황에서
제가 엄마의 생각을, 현실을 바꿀 수 없었고
무엇보다 일단 잊어야 제가 지독하게 아픈 배신의 지옥에서 나올 수 있었으니까요
그 증여사건 있은 후 몇년이 흘렀고, 그사이 아버지께서는 돌아가셨어요
아버지 돌아가시고 나니,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짧은가, 두발로 걸어다닐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짧은가 하는 생각에....홀로 남겨진 늙은 엄마가 안스러워서 자주 여행도 다니고, 시간을 함께 했어요
최근 엄마 하시는 일에 문제가 생겼고
저는 그걸 풀기위해 자료 모으고, 변호사 상담하고 밤잠을 설쳤죠
그런데 동생은 정말 나몰라라, 신경을 전혀 안쓰더라고요
저 보다 훨씬 경험과 지식이 많은데도, 전혀...
자료 보내주면서 좀 살펴봐라 해도 묵묵부답이였고..
엄마는 동생에게 서운할만한데도 "바쁘니까 그렇지" 하면서 서운해하시지 않으시더라고요
(저도 직장을 다니는데..)
어제 자료를 살펴보다가 이해가 안되는게 있어서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이것저것 물었어요
엄마가 "넌 도대체 왜 이렇게 피곤하게 이것저것 따지니, 왜 따져묻는거니, 왜 엄마가 뭐 잘못한 사람처럼 따지는거야 " 화를 내시며 전화를 끊으시더라고요
엄마문제를 해결 하기위해 몇날몇일 이렇게 고민하는 딸은... 따져묻는 나쁜딸이고
무심하게 관심도 없는 아들은 부드럽고 편안하게 대해주는 아들이고
잊으려고 했던 상처가 다시 살아나면서
이번엔 화가 나는게 아니고
슬프네요..마음이 슬퍼요
아버지 돌아가시는거 보니까 인생이란 그렇게 한순간 허무하게 이 세상을 떠나는거던데.
어느 순간 걷고 말하고 먹는 일조차 어려워지는 순간이 오는게 인생이던데
딸아들 구분하며 딸을 한 사람으로 들여다보고 품지 못하는걸까
왜 나의 엄마는 딸에 대해 인색하고 아들에게는 한없는 사랑을 품으신걸까
내가 나와 동생을 비교하기 시작하면,
나는 원망과 불행한 생각으로 가득 차게 되는데..
비교라는 불행에 빠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노력하는 저의 뒷통수를 내려치시니....
마음이 슬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