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69/0000837947
경북 영천 이만희 의원 사무실 벽에다
윤 대통령 탄핵안 투표 불참 비판하려
'내란 수괴범에 동조…' 내용 포스트잇
입건 전 조사받는 학생 "많이 두렵다"
경북 지역의 고교 3학년생이 불법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투표에 불참한 국회의원을 비판하는 내용의 쪽지를 의원 사무실에 붙였다가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쪽지 내용에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내용이 담기지 않았음에도 경찰 출석을 요구받아 '과잉 수사'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본보 취재와 영천경찰서에 따르면, 경북 영천에 거주 중인 A양은 지난 7일 오후 8시쯤 영천에 있는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 사무실을 찾아가 건물 내부 벽 한편에 포스트잇을 붙였다. 내용은 "내란 수괴범에 동조한 당신, 국민의 편은 누가 들어줍니까?"였다. A양은 포스트잇 한 장마다 한 글자씩 적어 문구를 완성했다.
A양이 쪽지를 부착한 이유는 이날 국회에서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 불참한 지역구 국회의원을 비판하기 위해서였다. 이 의원은 투표장을 떠난 여당 의원 105명 중 한 명이다. 이날은 A양뿐만 아니라 전 사회적으로 탄핵안 폐기를 유도한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센 때였다.
지역 주민으로서 목소리를 냈던 A양은 9일 오전 영천경찰서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경찰은 A양에게 쪽지 부착 사실과 동조자 여부 인적 사항 등을 물은 뒤 10일 오후 '면담'에 참석할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A양은 한국일보에 "경찰이 포스트잇에 묻은 지문을 분석해 신원을 파악하고 연락했다는 설명을 들었다"며 "범죄자가 된 것 같아 매우 불쾌하다"고 심정을 털어놨다. A양 주장대로라면 경찰이 사건 발생 이틀도 안 돼 지문 조회를 마쳐 당사자를 특정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