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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14시간 만에 만플 이상 달린 부산의 18세 딸의 연설

ㅇㅇ 조회수 : 6,183
작성일 : 2024-12-10 02:55:35

영상으로 직접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보다가 울컥했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5XvCEHoVBQg

 

안녕하십니까, 부산 시민 여러분.
저는 초등학교는 사상구에서, 중학교는 진구에서, 고등학교는 북구에서 18년 동안 부산에 살았던 부산 토박이 부산의 딸 ㅇㅇㅇ입니다. 지금 막 걸음마를 뗀 제 사촌 동생들과 제 남동생이 먼 훗날 역사책에 쓰인 이 순간을 배우며 제게 물었을 때, 부끄럽지 않게 당당하게 여기 나와 말했다고 알려주고 싶어 이 자리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5개월 전 학교에서 민주주의에 대해 배웠던 저와 제 친구들은 분노했습니다. 교과서에서 말하는 민주주의가, 삼권분립이, 국가 원수의 책임이 전혀 지켜지지 않는 현 정권을 보고 말입니다. 대통령이 고3보다 삼권분립을 모르면 어떡합니까? 이래서 되겠습니까? 교과서에서만 보던 비상계엄령이 책 밖으로 튀어나왔습니다. 저는, 우리는 지금 역사의 한 순간에 서 있습니다. 어린 시절 엄마에게 이게 뭐야 저게 뭐야 묻던 어린아이는 지금 더 이상 그걸 묻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 정부에게 대체 당신들이 말하는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묻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보수의 의미는 이미 문드러진 지 오래입니다. 국민의 힘은 더이상 보수주의 정당이 아닙니다. 반란에 가담한 반민족 친일파 정당일 뿐입니다.

 

여당 대표 한동훈은 자신이 한 말을 지키십시오. 오늘 낮에 말했던 대통령의 직무 정지와 탄핵 찬성을 지키십시오.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을 지십시오. 당신들이 말하는 질서있는 퇴진의 결과가 어제 뉴스에서 보았던 국회퇴장입니까? 지난밤 국민의 힘 의원들은 당의 배신자가 되는 것이 아닌 국민에 대한 배신자가 되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오늘 오전 한동훈의 성명발표를 듣고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국민만을 생각하겠다, 지금 그게 할 말입니까?! 지금 국민의 힘 국회의원들은 대체 무슨 자격으로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서울에 있습니까?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윤석열 대통령을 들으십시오! 국민의 목소리가 당신에겐 괴담입니까? 대국민 담화 2분, 아이돌 영상통화입니까? 2분이면 컵라면 하나도 못 끓여 먹습니다. 우리가 공포에 떨었던 3시간 동안 대통령이란 작자는 대체 어디서 뭘 하고 있었습니까! 계엄 사태 나흘 만에 진솔한 설명과 해명없이 '쏘리, 다신 안 할게. 심려 끼쳐서 미안하다'로 끝마친 윤석열 대통령. 그럼 저도 그냥 세상만사를 '쏘리, 죄송해용'하고 끝마치고 싶습니다!

 

그리고 국민의 힘 부산시의원 17명에게 말합니다. 자신의 권력과 자리를 지키기에 급급한 집단을 저의 대변인으로 인정할 수 없습니다. 계엄 해제 표결에 불참한, 탄핵 소추안 표결에 불참한 부산시의원 17명의 이름을 잊지않을 것입니다. 당신들은 무엇을 위해 부산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을 하고 있습니까? 어제 저녁 윤석열의 탄핵 표결이 부결되었습니다. 국민의 힘은 심기일전하여 법치주의를 지킬 방안을 찾겠다고 그랬습니다. 그 방안이 표결 불참, 의회 퇴장입니까? 그게 여당의 대답입니까? 국민들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보고있는데, 본인들의 당에 미래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지금 제가 서 있는 여기 부산에서, 서울에서 그리고 대한민국 전국에서 쏘아올린 촛불이야말로 진정한 국민의 힘입니다. 여당 국민의 힘은 자신들의 이름 앞에 부끄럽지도 않습니까! 시민들이 정치인에게 투표 독려를 하는 나라가 세상천지 어디에 있습니까. 당신들이 어젯밤 포기했던 그 한 표는 우리 국민이 당신들을 믿고 찍어준 한 표 덕분입니다. 왜 그 한 표의 무거움을 모르고 있습니까? 전국에 부착되고 있는 국민의 힘 새 현수막에는 '책임을 피하지 않고 혼란을 막겠습니다.' 라고 적혀있습니다. 전원 퇴장을 하며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묻고 싶습니다. 당신들이 말하는 책임은 대체 무엇입니까!

 

한덕수 국무총리는 어째서 오늘 오전 사과와 해명없이 정부 예산안 통과를 들먹이며 그 모든 다른 해야 할 말보다 돈 이야기를 먼저 꺼냈습니까? 국민이 돈줄로 보입니까! 명태균 게이트, 김건희 국정개입 뇌물수수, 왜 검찰은 수사 중이란 말만 하면서 제대로 된 결과를 내고 있지 않는 것입니까? 검찰은 내란 혐의 수사권이 없는데도 내란 혐의 김용현 긴급체포라는 기사를 낸 이유가 무엇입니까? 쇼하자는 겁니까? 내란죄 수사는 경찰의 권한인 걸 모르는 검찰도 있습니까?

 

덕후에게 덕질만 할 수 있는 나라를, 엄마에겐 볼 드라마만 걱정하는 나라를, 아빠에겐 낚시 장소만 고민하는 나라를, 그런 나라를 제발 만들어달란 말입니다! 민주주의란 모든 시민이 평등하게 권리를 누리고,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체제입니다. 그것은 독재나 폭력으로 결코 억압될 수 없는 시민의 힘이며, 약자와 소외된 이들에겐 존엄과 희망을 약속하는 유일한 길입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우리의 민주주의는 깊은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정부는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권력을 무기로 삼아 시민의 자유를 억누르고 있습니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기억합니다. 군부독재의 억압을 뚫고 이룩한 민주화의 성과를 기억하며 수많은 시민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자유가 가능했다는 사실을 잊지 않습니다. 역사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침묵 속에서 억압을 용인할 것인가? 아니면 시민의 이름으로 민주주의를 다시 세울 것인가? 역사는 우리에게 말합니다. 일제에게서 광복을 얻어냈을 때도, 이전 정부들에게서 민주주의를 얻어냈을 때도 나라를 지켜왔던 건 늘 약자였습니다. 우리나라 역사상 국민이 진 적은 없습니다. 오래 걸린 적은 있어도 절대 지지 않습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 또한 12월에 발의 되었으나 다음 3월에 탄핵되었습니다. 다들 기억나십니까? 지금 우리가 보내는 추운 겨울은 따뜻하게 맞을 봄을 위해, 서울의 봄을, 부산의 봄을, 나아가 대한민국의 봄을 맞기 위함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물며 윤석열도 9트라이 했는데 우리라고 못 하겠습니까? 인터넷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하지만 괜찮다. 나도 호락호락하지 않으니까. 우리가 호락호락하지 않은 민족이라는 걸 저 정부에게 말해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윤석열 대통령이 쓴 업무추진비 밥값, 술값 1억 4천 6백만 원! 그렇게 먹어대고도 배가 고픕니까! 우리들은, 국민들은 민주주의가 미치도록 고픕니다! 지금 이 시국에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것은 더 이상 정치색의 문제가 아닙니다. 대통령은 헌법 제66조 2항 '대통령은 국가의 독립 · 영토의 보전 · 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진다.' 이걸 여전히 위배하고 있습니다. 내란 수괴 윤석열을 지지하고 중립을 지킨다는 건 반란에 동조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지금도 집에서 광화문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퇴진 시위에 나가는 사람들을 조롱하고 내란범 윤석열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들으십시오. 윤석열을 뽑으면, 그대로 놔두면, 피해를 보는 약자들이 바로 당신입니다! 스스로가 기득권이라는 착각을 제발 그만두세요. 언제까지 그런 착각에 빠져있을 겁니까?

 

수많은 성시원이 성보라가 되고 있는 이 나라를 저는 정말 가만 두고 볼 수가 없습니다! 여러분, 놀러도 가고, 맛있는 것도 먹고, 하고 싶은 것 다 하세요. 계속 관심갖고 지켜보며 자신만의 방법으로 연대하면 됩니다. 그리고 지치지마세요. 지나친 분노는 무력감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탄핵은 장기전입니다. 우린 이제 막 발걸음을 뗐을 뿐입니다.

 

저와 제 친구들은 61년 5.16 군사정변을 겪지 않았으나 2014년 세월호를 겪었습니다. 80년 5.18 민주화 운동을 겪지 않았으나 22년 이태원 참사를 지켜봤습니다. 지금 집 안에 있을 전국의 청소년들에게, 제친구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나와서 함께 해주세요. 그리고 목소리를 내주세요. 저는 늘 한국이 싫다고, 해외에서 살고 싶다는 말을 달고 살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시위에 나와 연설을 하는 저를 보니 깨달았습니다. 부산에서 보이는 넓은 바다가, 학원 끝나고 사 먹는 물떡이, 시시콜콜한 대화를 나누는 제 친구들이, 소중한 제 가족이 있는, 내가 사랑하는 것들이 자리잡은 이 나라를 아직까진 떠나고 싶지 않다는 것을요.

 

국민을 버린 정부는 더 이상 대한민국을 대표하지 않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시위가 말해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직까지 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너무나 사랑하고 있습니다. 함께 가야 합니다. 역사를 바로잡고 민주주의를 수호합시다. 그 길이 우리의 미래이며 우리의 이름입니다. 민주주의와 보수주의의 바탕 아래, 건강한 보수와 건강한 진보로 발전적인 선의의 대결을 하는 그런 대한민국 정치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마지막으로 구호 외치면서 마치겠습니다. 반란범 윤석열을 탄핵하라! 김건희를 특검하라! 위헌정당 국민의 힘은 해체하라!

 

ㅇㅇ아, 내가 공부하기 좋은 세상 만들어줄게!!!!

IP : 98.61.xxx.206
2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뉘집 딸인지
    '24.12.10 3:01 AM (221.142.xxx.120)

    크게 될 아이같네요.
    감동했습니다.

  • 2. 잘 큰 딸
    '24.12.10 3:02 AM (218.234.xxx.90)

    야무지네요..

  • 3. ㅇㅇ
    '24.12.10 3:06 AM (98.61.xxx.206)

    베댓: 와 어린줄만 알았는데 위기때 유관순은 동네 곳곳에 있구나

  • 4. ...
    '24.12.10 3:10 AM (175.126.xxx.149)

    박수!!!!!!

  • 5. ...
    '24.12.10 3:31 AM (112.187.xxx.226)

    나중에 우리나라 국회의원 되고 대통령도 되세요.
    이 아줌마가 그때까지 살아서 꼭 봤으면 좋겠어요.
    희망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6. ㅇㅇ
    '24.12.10 3:36 AM (218.156.xxx.43)

    와~~명문에 좋은 발성과 훌륭한 호소력 까지.
    눈물남.

  • 7. 엘에이 댁
    '24.12.10 3:40 AM (172.58.xxx.84)

    들으면서 펑펑 울었습니다.
    가슴이 뜨거워지고 내 조국의 희망을 봅니다.
    건전한 보수 건전한 진보가 자리 잡는 그날을 위하여!!!
    윤썩렬을 탄핵하라!!!!

  • 8. ㅇㅇㅇ
    '24.12.10 3:46 AM (187.189.xxx.222)

    저도 울었네요. 똑부러지더군요. 너무 예뻐요.

  • 9. ..
    '24.12.10 3:51 AM (211.234.xxx.8)

    추천 누르고왔어요
    추천이 한개인게 너무 안타까울정도네요

  • 10. 오 역시
    '24.12.10 3:53 AM (180.68.xxx.158)

    유관순의 현존이 곳곳에 보이는군요.
    부산의 딸
    미래가 기대됩니다.
    부산의 국개들아 정신 차렷!

  • 11. ㅇㅇ
    '24.12.10 4:10 AM (76.219.xxx.119)

    너무 기특하고 멋집니다.

    이런 학생들이 이끌어 나갈 미래가 든든하네요.

  • 12. 울컥
    '24.12.10 5:49 AM (115.41.xxx.18)

    이 새벽에 학생의 글 읽고 눈물이 핑도네요 요새 아이들 연예인이나 덕질하고 생각 없고 돈이나 쓴다고 반 걱정했는데 우리 아이들이 너무나 건강하게 바른 판단력과 가치관을 가지고 잘 크고 있다고 생각되어서 너무 기특하고 대한민국의 미래가 정말로 밝다고 느껴집니다

  • 13. ㅇㅇ
    '24.12.10 6:29 AM (175.199.xxx.97)

    찐부산 사투리 야무지네요

  • 14. 애들은
    '24.12.10 6:54 AM (125.179.xxx.40)

    저렇게 똑똑한데
    90%이상 국짐 찍는 도시 입니다.
    애들만 불쌍 해요.
    아마도
    또 선거 하면 국짐 찍을걸요.
    TK 보다 더 골수

  • 15. ..
    '24.12.10 7:04 AM (183.105.xxx.231)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구나 느꼈어요.
    눈물납니다.
    고맙습니다.

  • 16. ㅇㅇ
    '24.12.10 7:57 AM (106.102.xxx.17) - 삭제된댓글

    부모님이 어떤 분들이신지 궁금합니다.
    참 똑똑하고 바르게 자랐어요.
    미래가 어둡지 않은 이유입니다.

  • 17. 뭉클
    '24.12.10 8:06 AM (119.56.xxx.123)

    연설문만 봤음에도 코끝찡해지네요. 부끄럽지도 않니 갑진백오적들아..

  • 18. 눈물이 앞을
    '24.12.10 8:12 AM (24.98.xxx.191)

    가리네요. 내용도 너무 훌륭하고
    발성도 너무 좋네요.
    너무 너무 기특하고 자랑스럽습니다

  • 19. ..
    '24.12.10 8:18 AM (58.78.xxx.231)

    정말 봐야 할 국회 것들은 이걸 봤나 모르겠네요.
    보고 뜨끔하기라도 했을지..

  • 20. ㅇㅇ
    '24.12.10 8:19 AM (112.186.xxx.182)

    멋지네요 우리 시민들 화이팅해요!

  • 21. .....
    '24.12.10 9:05 AM (211.234.xxx.26)

    지금 직장이라 울면 안되는데 ㅠㅠ

  • 22.
    '24.12.10 9:15 AM (58.122.xxx.157)

    정말 멋지네요.
    그들에게 들려주고 싶네요.

    우리나라의 미래가 밝음으로 빛날겁니다.

  • 23. 000
    '24.12.10 9:20 AM (112.220.xxx.62)

    저도 모르게 눈물을 찍어내고 있네요.
    우리 10대들 정말 잘 자라고 있어 든든하고 고마울 따름입니다.
    10대 20대가 함께해서 더욱 든든합니다.

  • 24. 하늘빛
    '24.12.10 9:42 AM (125.249.xxx.191)

    보다가 울었네요. 우리 다음세대들에게 이 꼴을 보여준 기성세대라 미안합니다.

  • 25. ㅇㅇ
    '24.12.10 10:23 AM (14.53.xxx.46)

    와...
    저 긴 주옥같은 글들을 어찌 써내려 갔을까요
    하고싶으나 생각나지 않은 문장들이
    다 들어있네요
    예쁜학생 고마워요
    눈물나요

  • 26. ㅜㅜ
    '24.12.10 10:26 AM (117.110.xxx.135)

    성시원이 성보라가 된다는게 무슨 말인가 해서 찾아보니 이런 뜻이네요.
    자신이 응원하는 가수, 배우 등의 '응원봉'을 들고 나타난 20대 참가자들의 눈에 띄는 참여가 두드러졌다. 이들은 자신이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서 H.O.T 열혈 팬으로 등장했던 '성시원'에서 '응답하라 1988'에서 민주화 운동권 학생으로 나온 '성보라'로 변화된 것이라고 장난스레 말한다.
    출처 : 이로운넷(https://www.eroun.net)
    https://www.eroun.net/news/articleView.html?idxno=5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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