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우덜도 한 때 다 MZ였음

쑥과마눌 조회수 : 2,346
작성일 : 2024-12-08 22:41:25

대학다닐 때, 강경대학생이 경찰에 의해 죽음을 당했습니다.

지금 생업에 바빴던 국민처럼, 취업준비에 바빴던 저랑 제 절친은

그날로 도서관대신 시위대로 나갑니다.

시위를 하던중에 배가 고파서, 시위대를 빠져나와 신촌 골목의 한 식당에 들어갑니다.

끼니때가 아니라, 식당은 널널했고, 우리는 밥이 나오자 먹느라 바빴는데,

어느 중년부부가 맥주를 반주로 늦은 점심을 하면서, 우리에게 조심스레 말을 겁니다.

학생들이 수고가 많다고..

우리 애도 여기 시위대에 온거 같아서 걱정되어 나왔는데..

인파가 어마어마해서 찾지는 못하고 이러고 있다고..딱 그 말씀만 하셨습니다.

그러시냐고 응대하고 밥을 허겁지겁 입에 몰아넣고, 계산하러 나왔는데,

식당아줌마께서 말씀하십니다.

아까 그 분들께서 학생들 밥값까지 계산하고 나갔다고.

 

저야 늘 바지를 입고다녀 그렇다고해도, 멋쟁이 제 친구는 바지가 없었습니다.

스콧트라고 겉에는 짧은치마에 안에는 반바지를 입고,

미스코리아 사자머리에, 핸드백은 크로스로 매고, 샬랄라 레이스 티를 입었더라죠.

저는 그때 우리가 엄청 어른인줄로만 알았는데,

그 시절 그분들 눈에 저와 제 친구가 어떻게 비췄을런지 생각하면 웃음이 납니다.

지금 우리가 MZ를 보는 그 애틋함으로,

그 차림으로 최류탄이 난무하는 시위대를 나와서, 또, 배고프다고 처묵처묵하는 우리를 쳐다보았을..

그 마음이 제대로 이해되는 오늘입니다.

그들 손에 들린 반짝이는 응원봉을 탐내는 마음까지 더하여서 말입니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했나요?

그 말을 받고 더하고 싶네요.

비극인 일상마저 또 가까이서 보면, 

또, 희극, 비극, 기쁨, 슬픔, 웃김,기막힘...디테일한 감정들이 엄청 살아있습니다.

오늘도 살고, 지치지도 말고, 일상을 잡고 살아 봅시다.

IP : 96.255.xxx.195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쑥과마눌
    '24.12.8 10:43 PM (96.255.xxx.195)

    댓글마저 AI로 다는 반란의 힘은 각성하라!

  • 2. ..
    '24.12.8 10:50 PM (211.212.xxx.29)

    아..님 글을 읽으니 생동감이 느껴져요.
    그 날이 눈앞에 선연히 살아 숨쉬는 것 같아요.
    그 때도 지금도 국민으로 열심히 살고 계시네요.
    님의 일상도 응원합니다.

  • 3. ㅇㅇ
    '24.12.8 10:51 PM (39.7.xxx.20) - 삭제된댓글

    아까 뉴스에 누군가 '촛불은 금방 꺼진다'
    이 말 듣고 화가 나서 응원봉 들고 나왔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응원봉 들고 나온 친구들이 많은 걸
    보고 나만 정치에 관심 많은 게 아니구나..
    이런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았대요

  • 4. ...
    '24.12.8 11:05 PM (182.229.xxx.41)

    글 잘 읽고 갑니다

  • 5. ...
    '24.12.8 11:39 PM (223.39.xxx.161)

    진짜 닉네임 못보고 글 먼저 봤는데
    쑥과마눌님 생각났어요 ㅎㅎ
    저혼자 친한척 ㅋㅋ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45760 현장에 지원해주신 물품 깔끔 정리 완료: 장혜영 전 의원 남태령 2024/12/22 2,542
1645759 전봉준 투쟁단 눈물나요 12 우주 2024/12/22 4,006
1645758 응원봉이 경찰차벽을 뚫었네요 16 스플랑크논 2024/12/22 6,255
1645757 오늘도 지송합니다. 넷플에 없어요? 3 보구싶은데 2024/12/22 1,682
1645756 스트레스에 취약한 성격 결혼하면 지옥이겠죠? 28 V 2024/12/22 4,168
1645755 부자들은 왜 극우를 지향하나요 38 asdg 2024/12/22 4,499
1645754 남태령 집회 행진 대단하네요 11 .... 2024/12/22 7,086
1645753 조국은 왜 감옥갔나요?? 18 ㄱㄴ 2024/12/22 3,988
1645752 패딩에서 여우털만 빠져도 훨싸질텐데 10 여우 2024/12/22 2,469
1645751 전농tv보면서 울고 있어요. 진격 중입니다. 진짜 감동!!! 9 대각 2024/12/22 3,291
1645750 트랙터 길 만들어주는 시민들.gif 14 ... 2024/12/22 16,172
1645749 우리가 이겼습니다! 사당역으로 행진합니다! 4 전봉준투쟁단.. 2024/12/22 2,640
1645748 다이어트 할때 언제부터 운동 빡쎄게 하셨어요? 1 ㅇㅇ 2024/12/22 1,168
1645747 박치욱교수에게 Cia에 신고한다고 협박함. 5 2024/12/22 2,255
1645746 판고데기 살까요 말까요 (펴는 용도 아닌 웨이브 용도) 8 곰손 2024/12/22 1,412
1645745 "그놈이 그놈"이면 돌려가면서라도 찍으세요 11 ㅅㅅ 2024/12/22 2,067
1645744 적당히 먹고 적당히 운동하기 1 2024/12/22 1,420
1645743 정말 남태령 봉쇠해제 된건가요? 시민들의 힘으로 16 ... 2024/12/22 3,872
1645742 비누꽃다발 괜찮은 꽃집 있을까요? 2 비누 2024/12/22 1,068
1645741 남태령의 젊은이들 덕분에 이제 농민은 외롭지 않다 3 ..... 2024/12/22 2,321
1645740 시동생네 (원글 펑) 32 2024/12/22 7,295
1645739 인터넷 파김치 저렴하고 맛있는 곳 추천부탁드립니다. 3 비싸네요 2024/12/22 1,259
1645738 16년 박근혜탄핵때 생각나네요 그때도 7 울컥 2024/12/22 2,245
1645737 관저 앞(한강진역) 집회 18시입니다 1 집회 2024/12/22 1,337
1645736 강원랜드 합격은 누구에게 4 나나나나 2024/12/22 1,9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