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우덜도 한 때 다 MZ였음

쑥과마눌 조회수 : 2,343
작성일 : 2024-12-08 22:41:25

대학다닐 때, 강경대학생이 경찰에 의해 죽음을 당했습니다.

지금 생업에 바빴던 국민처럼, 취업준비에 바빴던 저랑 제 절친은

그날로 도서관대신 시위대로 나갑니다.

시위를 하던중에 배가 고파서, 시위대를 빠져나와 신촌 골목의 한 식당에 들어갑니다.

끼니때가 아니라, 식당은 널널했고, 우리는 밥이 나오자 먹느라 바빴는데,

어느 중년부부가 맥주를 반주로 늦은 점심을 하면서, 우리에게 조심스레 말을 겁니다.

학생들이 수고가 많다고..

우리 애도 여기 시위대에 온거 같아서 걱정되어 나왔는데..

인파가 어마어마해서 찾지는 못하고 이러고 있다고..딱 그 말씀만 하셨습니다.

그러시냐고 응대하고 밥을 허겁지겁 입에 몰아넣고, 계산하러 나왔는데,

식당아줌마께서 말씀하십니다.

아까 그 분들께서 학생들 밥값까지 계산하고 나갔다고.

 

저야 늘 바지를 입고다녀 그렇다고해도, 멋쟁이 제 친구는 바지가 없었습니다.

스콧트라고 겉에는 짧은치마에 안에는 반바지를 입고,

미스코리아 사자머리에, 핸드백은 크로스로 매고, 샬랄라 레이스 티를 입었더라죠.

저는 그때 우리가 엄청 어른인줄로만 알았는데,

그 시절 그분들 눈에 저와 제 친구가 어떻게 비췄을런지 생각하면 웃음이 납니다.

지금 우리가 MZ를 보는 그 애틋함으로,

그 차림으로 최류탄이 난무하는 시위대를 나와서, 또, 배고프다고 처묵처묵하는 우리를 쳐다보았을..

그 마음이 제대로 이해되는 오늘입니다.

그들 손에 들린 반짝이는 응원봉을 탐내는 마음까지 더하여서 말입니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했나요?

그 말을 받고 더하고 싶네요.

비극인 일상마저 또 가까이서 보면, 

또, 희극, 비극, 기쁨, 슬픔, 웃김,기막힘...디테일한 감정들이 엄청 살아있습니다.

오늘도 살고, 지치지도 말고, 일상을 잡고 살아 봅시다.

IP : 96.255.xxx.195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쑥과마눌
    '24.12.8 10:43 PM (96.255.xxx.195)

    댓글마저 AI로 다는 반란의 힘은 각성하라!

  • 2. ..
    '24.12.8 10:50 PM (211.212.xxx.29)

    아..님 글을 읽으니 생동감이 느껴져요.
    그 날이 눈앞에 선연히 살아 숨쉬는 것 같아요.
    그 때도 지금도 국민으로 열심히 살고 계시네요.
    님의 일상도 응원합니다.

  • 3. ㅇㅇ
    '24.12.8 10:51 PM (39.7.xxx.20) - 삭제된댓글

    아까 뉴스에 누군가 '촛불은 금방 꺼진다'
    이 말 듣고 화가 나서 응원봉 들고 나왔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응원봉 들고 나온 친구들이 많은 걸
    보고 나만 정치에 관심 많은 게 아니구나..
    이런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았대요

  • 4. ...
    '24.12.8 11:05 PM (182.229.xxx.41)

    글 잘 읽고 갑니다

  • 5. ...
    '24.12.8 11:39 PM (223.39.xxx.161)

    진짜 닉네임 못보고 글 먼저 봤는데
    쑥과마눌님 생각났어요 ㅎㅎ
    저혼자 친한척 ㅋㅋ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52331 실시간 한남동 관저 문 막아놓은 경호처 9 .. 2025/01/06 2,565
1652330 이 꿈 안 좋은 꿈인가요? 1 ㅇㅇ 2025/01/06 1,222
1652329 경찰이 체포해도 공수처가 수사하다 풀어줄거 같음 3 Dd 2025/01/06 1,735
1652328 최상목과 경호처장 박종준이 제일 나쁜 놈들 1 제일 나쁜 .. 2025/01/06 1,185
1652327 윤석열내란수괴가 죄가 없으면 .... 2025/01/06 902
1652326 오늘 다 갔는데 체포는 그럼 물건너 간건가요? 4 11111.. 2025/01/06 2,578
1652325 의무복무병까지 동원해 영장 저지한 윤석열, 밥도 제대로 안줬나 4 000 2025/01/06 1,789
1652324 2025년 스타벅스 럭키백 언제 출시되는지 아시는 분? 1 엄마 2025/01/06 2,618
1652323 티비 설치 기사님이 이전 티비 수거도… 5 로잘린드 2025/01/06 1,956
1652322 윤석열 구속 방법 9 ... 2025/01/06 2,868
1652321 일상조언구함) 식기세척기 이전설치시 철거 문제 5 2025/01/06 1,433
1652320 화딱지나는 요즘 유일한 힐링 이승환 노래 찾아주세요 9 ........ 2025/01/06 1,313
1652319 마트 갔다가 4 999 2025/01/06 2,866
1652318 與 헌법재판소 흔들기... 조배숙 "정치편향 헌재 없애.. 20 ,,, 2025/01/06 3,353
1652317 고현정은 무슨 병인가요? 큰 수술을 마쳤다는 데. 35 ... 2025/01/06 55,819
1652316 이젠 특검이 중요하다고 하네요 3 윤석열 체포.. 2025/01/06 2,031
1652315 미국은 윤석열이 어디 있는지 알고 오늘 국무장관 브리핑을 한 것.. 1 ㅇㅇ 2025/01/06 3,244
1652314 가짜여조에 속아서 기어나오는 극우들 4 ..... 2025/01/06 1,240
1652313 소심한 저항하고 있어요 11 분해서 2025/01/06 2,882
1652312 공수처는 능력도 의지도 없으면서 왜 쥐고 않놓는거죠? 3 아이스아메 2025/01/06 1,547
1652311 윤석열 지지율 상승 여론조사 보도에, 문항 자체 문제 많아 6 .. 2025/01/06 2,270
1652310 1/6(월) 마감시황 나미옹 2025/01/06 1,120
1652309 미국 국무부장관 CIA에 신고하세요ㅋㅋㅋ 5 ........ 2025/01/06 2,612
1652308 국힘당 대변인 말뽄새..계엄은 과천상륙작전 6 ㅇㅇ 2025/01/06 1,759
1652307 설민석 아버지가 이승만 하야 권고했던 설송웅 의원이래요 16 ㅇㅇ 2025/01/06 8,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