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만하면 글을 읽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자꾸 눈물이 나고 콧등이 시큰해져서... 일상을 영위하기가 어렵거든요.
오늘도 출근해서 어제 관련 글을 읽다보니 대면업무하는 사람이 자꾸 눈물이 나서,
집중을 할 수가 없어요...
저희 친정아빠는 다정하셨지만, 가정경제에 무관심한 분이셨어요.
김대중대통령 신민당인가 그 당 시절부터 그 밑에서 정치활동만 주구장창 하시다가,,
선거 끝나고 새벽에 돌아오시는 길에 마주오는 택시와 사고가 나서 바로 돌아가셨지요.
그때 제 나이가 중3이고 막내 남동생이 초3이었어요.. 오남매와 아무것도 모르는 엄마만 남겨두시고
그렇게 갑작스럽게 떠나셨더랬죠.
아빠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책 한권을 사주지 않으셨는데, 그때 작은방 서재를 가득 채우고 있었던 책들이
김대중 관련 책들.. 그중 아직도 기억나는 책의 형태와 글자는 행동하는 양심으로 라는 책이었어요.
그때 당시 정치인들이 책들을 팔아서 선거자금을 모았던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것때문에 엄마랑 많이 싸우셨죠.. 근데 그런책이라도 있는게 좋았어요.
그 책을 수십번도 더 읽었던 것 같아요.
활자중독이 있었는데 집에 읽을 책이 그런 책밖에 없고 시골이기도 했고 그때 당시는 지금처럼 도서관이라는 개념도 없었어서,,, 박지원, 김대중 김민석 그 분들이 쓴 책을 많이 읽었었죠.
아빠가 돌아가시고 나서 한참인가 있다가 김민석 국회의원(지금 김민석 아니예요) 이라는 분이
노랑노트와 연필을 두박스인가 가지고 집에 왔었어요...
학용품 살돈이 없을테니 이걸로 쓰라구요..
어린 마음에 저게 고작 우리 아빠에 대한 추모인가 싶은 마음에 미웠던 기억도 어렴풋이 남아 있습니다.
엄마가 엄청 고생하셨고, 저희 역시 쉽지 않게 커가면서 왠지 우리가 이렇게 사는 것이 아빠가 했던 정치활동때문이 아닌가 싶은 마음에 야속했어요.
그런데 아빠는 끝가지 미운짓(?)을 하시네요..
정치에 관심을 안가지고 싶은데 안가질 수 없게 만드셨어요.. 혹시 아빠의 빅픽쳐셨나 ㅎ
박대통령 탄핵때는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고 뭔가가 변화될 것 같은 생각에 벅찬 마음으로 참여했는데,
올해는 뭔가가 억울하고 뭔지 모를 야속함과 안쓰러움에 자꾸 눈물이 나요..
자랑스러운 우리 국민들..
힘들지만 그 끈기와 행동하는 양심에 저 역시 힘을 보내면서 응원합니다.
어제 다들 수고 하셨어요.
당신들에 의해서 우리의 일상이 지켜지고 있어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