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1 저희 아이도 인사를 자발적으로 잘 안 해요.
인사는 하고 싶은데 인삿말이 목구멍안에서만 맴돌고 밖으로 안 나온대요.
인시해야지 하고 시키면 기다렸다는 듯 합니다.
이건 어른들한테 그런거고요 자기 친구들한테는 먼저 인사 잘 합니다.
성격이 외향적이던 내향적이던 저는 일단 아는 어른들 만나면 인사는 잘 했으면 좋겠는데 그게 그렇게 용기가 필요하다고 하네요.
저도 내향적인데 어릴 적 인사는 곧 죽어도 했고 지금도 그렇거든요.
어쨌든 내 아이가 인사를 스스로 잘 안 해서 이해가 안 가고 답답하기도 한데 한번은 남편이 억지로 아이 머리를 숙여 인사를 시키길래 제가 나중에 아이에게 "아빠가 그렇게 억지로 인사 시켜서 기분이 어땠어?" 하고 물어보니 자기가 인사는 해야 겠는데 할 용기가 안 나던 차에 아빠가 억지로 시켜서 오히려 좋았다.. 라는 말을 하더군요..
아이가 옆집 할머니 할아버지를 좋아하고 따르는데 막상 마주치면 인사를 잘 못 하고 시키면 하고.. 그래서 속상하던 차에 아이 친구 하나가 요즘 눈에 들어오는데 그 아이는 제가 인사를 하면 빤히 쳐다보다 고개를 돌려버려요.
왜 나한테 인사해? 이런 느낌을 받을 정도로 무안하게 쳐다 보고 마는게 여러번인데 아이가 쑥스러워서 인사 못 하는 거랑 그냥 사람을 무시하는거랑 다르다고 해야 하나? 아주 무시받는 느낌이 여러번 들어서 그 아이만 마주치면 제가 기분이 다 나빠지는데 이 느낌은 뭘까요?
그 아이 엄마는 굉장히 상냥하거든요. 그 아이 언니도 인사를 잘 하고 길에서 마주치면 항상 인사를 잘 하는데 그 아이도 처음에는 저와 아이를 보면 인사를 하는 듯 싶더니 요즘에는 제 아이가 먼저 인사를 해도 쓱 쳐다보고는 고개를 돌려버려요. 한번은 그 아이 언니가 등교길에 저와 제 아이를 발견하고 저희에게 인사를 한 다음 앞서가던 동생을 부르며 oo 있다고 인사 안 하냐니까 그 아이는 뒤도 안 돌아보고 대답도 안 하다가 언니가 재차 부르자 "아 알았어!" 하고 역시 뒤도 안 돌아보고 가더라고요. 이게 무슨 상황이지? 싶었는데 제가 초1 행동에 너무 의미를 부여하는 걸까요?
오늘도 하교길에 바로 면전에서 마주쳐서 제가 누구야 안녕? 하고 말을 거니 제 인사는 아예 받지도 않아요.
이제 1학년인데 기분이 참 나쁘네요.
제 아이랑 다른 반이지만 그래도 같이 잘 놀았던 아이인데 같이 놀던 기간에는 안 하던 인사를 하는거 같더니 요즘 서로 학원 시간표가 달라 같이 잘 못 놀고 그랬더니 또 다시 인사는 커녕 어른이 하는 인사도 씹는데 이런 아이에게 어른인 제가 어떻게 해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