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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지로 써보는 단상.

화장실에서 조회수 : 770
작성일 : 2024-12-01 15:53:52

그냥 그냥 아무렇게나 의식의 흐름대로 마구 써볼께요

무슨 글을 쓸지 아무 계획도 없는데

그냥 막 생각나는대로 써보렵니다

이상한 글이 될수도 있어요 ㅎㅎ

너무 이상하면 봐서 지울수도..

 

 

제가 지금  있는 오피스텔이

번화하고 전철역 바로 앞인데요

고속도로도 바로 옆이고

1층엔 고깃집  인근엔 술집 음식점 등등있고..

 

층간소음과  차소리에 담배연기 

밤에 술취한 행인들 소리에

전자제품 소리 진동에 자동차 진동에

정신적으로 극도로 피폐.. 하여 시골에 1~2년 있었어요

버스도 몇시간에 한대 다니는..

제가 살던 오피스텔은 세주고요

 

빈집에 혼자서 그야말로 너무 좋았어요

 

근데 차가없고 버스로만 살아야하니

시내나갈때 교통이 불편하고

혼자 버스타로 시골길 오고갈때

괜시리 무섭더라고요

 

혼자서 저 집에 있는거 동네서 다 아는데

무서웠지만 그래도 그게 낫다 싶어서 계속 있었어요

 

근데 한 일년 지나고 조금 정신이 안정되니

알바자리를 찾아야겠는데

몇시간에 한대 오가는걸로는 도저히 안되겠더라고요

또 한번에도 안가고 갈아타야 하는데  말이죠

 

그리고 집에 올때는 아무리 서둘러도

늘 완전 캄깜한  어두운길 논밭 사이사이길

아무도 없고 드문드문 시골집 한채씩만 있는데

다들  일찍 자는건지 뭔지 너무 캄캄해서 오싹했죠

게다가 맹견같은 개짖는 소리는 왜케 들리는지..

분명 목줄이 되어있겠지만 

그 맹견이 극렬하게 짖어대는 소리 듣다보면

왠지 목줄 끊고 바로 내게 달려들것만 같아서

공포스러웠어요

 

휴대폰 조명을 키고 걸으면

왠지 혼자 벌벌떨며 걷는 저를 더 강조하는거같아 더 무섭기도 해서

그럴때는 폰 조명도 끄고 걷고 그랬어요

 

하여간 맨날 알바자리 알아보다가 실패하고 하다보니

그냥 계속 놀았어요

 

차가 드문드문 오니 절로 부지런해지더군요

새벽 첫 버스 타고 무조건 나왔어요

일찍 나와서 바닷가도 걷고

재래시장서 장도보고

까페서 책도 보고.. 등등

시내서 할수있는건 다 즐기다가

막차나 그직전차를 타고 귀가했죠

막차는 7시 그 직전차는 5시였는데

아무튼 겨울엔 버스에서 내리면 이미 캄캄한 상태였어요

이거저거 사들고 집에 가서

뭐 해먹고 책보고

유튜브보며 공부도 하고 기도하고 그러다가

자고 인나서 또 똑같이 노는거죠 ㅋ

 

그렇게 매일 놀았는데요

혼자였지만 넘 행복했어요

 

그런데 그러던 어느날 

어느순간 돈 때문이 아니라

그냥 너무  일을 하고싶은거예요

이제 노는것도 재미없어진건가봐요

 

근데 교통이 해결안되니

거기선 아무리 해도 일은 못하고.. 

 

그러다가 어느날

서울 오피스텔 세입자가 만기로 나가게 되었어요

그런데 세입자가 연이어 구해지지 않았고

이전 세입자가 집을 험하게 써서 

수리할겸 오피스텔서 머물며 지내게 되었는데요

 

여긴ㅇ분명 제가 살던 곳이 맞는데

살아보니 아니 진짜 이럴수가..

너무너무나 편리하고 좋더라고요!

 

내가 버스에 목매지 않고도

늘 나를 기다리고있는 전철이 있고

언제라도 5분만 기다리면 탈 수 있고

 

전철뿐만 아니라

대형마트는 걸어서 코앞이고..

바로 뒤엔 아름다은 천변 산책길이 있고

 

내가 싫어했던 그 수많은 상점들

그 현란한 조명도 소음도 싫었는데

그 모든게 내게는 안전하게 느껴지고

너무 신나고 기뻤어요

안전한데다가 너무 편리해서

정말 너무 좋더라고요

 

 

처음 며칠은 시골서 움직이던 습관대로

전철 첫차를 타고 이곳  저곳 쏘다니며 놀았는데

진짜 매순간 행복했어요

 

또 집에서 있다가도 몇걸음만 걸으면 편의점에 음식점 다이소.. 등등

모든것이 집앞에서 걸어서 해결되니

진짜 신세계를 만난 기분.

 

분명 내가 누리던건데  어쩜 그렇게 새롭던지요

 

그런데 세는 계속 안나가고

세입자가 안구해지니 저는 계속 이곳에 머물고있어요

 

집수리도 인터넷찾아보며 배우면서 천천히 하나씩 해나가고 있고

그외엔 취미도 이거저거 배우고있어요

비누 화장품 세제.. 등등 셀프로 공부중입니다

그것도 넘 재밌어서 혼자서도 잘 놀고 있습니다

근데 이런거 셀프로 공부하려면

온갖 재료  도구 사야하는데

그것도 바로 나가서 사오면되니 엄청편해요

방산시장 을지로.. 이런데 가서 왕창 사오고

이거저거 구경하고

종로서 필요한 약들 영양제들 사오고..

경동시장  가서 식재료 신선한거 싸게 사오고

 

맘먹으면  하루에 다 가능해요

동선 잘 짜면 저 모든것에 맛집까지

하루에 한큐에 다 해결하고

바로 전철타고 돌아올수있어요

 

이 당연한걸 뭘 다 얘기하냐고요?

그게요..

그게 저는 당연한게 아니라   너무너무 기쁘고 좋고 신난다는거죠

극심하게 불편한 시골살다 오니 

이 모든 편리함이 정말 생생하게 느껴지더라고요

 

네 그래서 제 맘속에 조금씩

세입자가 천천히 구해졌음 좋겠다

이런 맘이 생겼어요

 

평생 서울서 나고 자라서

좋은거 하나 모르고 당연한걸로 느껴졌는데

정반대를 경험하다 다시 오니

좋은거가 너무 생생하게 느껴져서요

 

그리고

아 좋다는거  그걸 느끼는거는

일시적인거로구나

반대의것이 있어야만 그것을 알수가 느낄수가 있는거구나

 

변화를 했을때만이 느껴지는것이로구나

일시적인 것이로구나

 

그러니까 정 반대되는것이 있어야만

그 반대의 것을 느낄수가 있는것이로구나..를

저는 깨달을수있었어요

 

반대되는 것들은

이렇게 서로에게 기대어

서로서로 존재감을 느끼게 해주는구나 

 

이것이 있어야 저것이 있고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느하나 절대적인것이 없고

그렇게 양극단 사이를 움직이며

왔다갔다 하면서 행불행을 느끼는거구나..

이런것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삶은 여행이라고 하는걸까요?

늘 움직이는 삶.  

마음도 움직이고 상황도 주변사람도 변하고..

 

어쩐지 평안히 안주한다는 느낌을 받을수가 없어요

삶이라는 것을 살면서는요.

 

정체되면 썩는 물처럼 

우리 삶은 어느 하나에 정도 이상 정체되는  순간

고통을 느끼게 되어있나봐요

 

그래서 늘 행불행을

만족 불만족을

고통기쁨을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나봅니다

그낭 그런게 삶인가봅니다

 

이렇게 변화하는 환경속에서

오르락 내리락하는 삶속에서

어떻게 근원적인 깊은 평화를

오랫동안 아니 영원히 안식할 수 있는 곳을 찾을 수 있을런지..

 

어쩌면 그게  태어난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지금 누리는 이  오피스텔에서의 

신남 기쁨 편리함 행복 만족.. 이런 마음들도

어느순간이 되면 시들겠죠 

가라앉다  못해 고통이 되어버리겠죠

이제는 예상이 됩니다

예상이 되니까..  무섭지는 않네요

 

그냥 그럴때가 오면 이제는

아 자연의 품에 또 기댈 때가 왔구나.. 할 수 있을거 같아요

 

맛있게 먹는 행복도

배부름의 만족도 끝이 있고

어느순간 다시 배고파져야지만

다시 그 행복과 만족을 느낄수  있는 것처럼요

 

모든것이 그런것의 반복 순환 같아요

 

서로 반대적인것이 기대어서

끝없이 반복 순환하는

우리네 인간의 삶

그냥 그게 삶인가봐요

 

갑자기 시지프스의 신화가 떠오릅니다

안타깝게도 인간이 쓰고있는 굴레 같은..

 

이런 반복되는 삶이

더 이상 신나지않고 지겹고 고통이기만 하다면

 

이제는

날아야겠죠 

 

날개를 만들어서 

날아가야겠죠

 

누가

어디로  가는걸까요?

 

그곳에 누가 뭐가 있을까요?

  

 

 

 

IP : 39.7.xxx.125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좋은글
    '24.12.1 3:57 PM (112.104.xxx.239)

    도통한 분이시네요
    삶의 진리를 체험으로 깨달으셨네요
    늘 행복하실 수 있는 분.
    좋은글이니 지우지 마셔요
    고맙습니다

  • 2. 어머
    '24.12.1 3:59 PM (211.234.xxx.103)

    원글님 친구하고 싶어요
    저와 똑같은 경험을 하셨네요

  • 3. 그이
    '24.12.1 4:05 PM (122.35.xxx.206)

    아침 일찍 나와서 하루종일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돌아가셨는지 일과가 궁금해요.
    저는 집 나가면 뭔가 불편해서 얼른 집에 들어가야만 안심이 되는 형이라서 그런지
    집밖에서 시간을 보낸다는게 뭘 하면서 하루를 보내는지 그 내용이 궁금해요.
    친구를 만나나요? 점심은 어떻게 해결하시는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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