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민자영의 일생은 대단히 흥미로웠네요?

역사공부 조회수 : 3,311
작성일 : 2024-12-01 15:37:26

이주혁 원장 페북 펌

 

민자영의 본관은 여흥 민씨. 경기도 여주 출생이었다. 
빈곤한 양반 집안의 자녀로 자랐지만 안동김씨의 세도정치를 끝내려 개혁정치를 시도하는 흥선대원군이 간택을 단행, 그를 고종의 왕후로 책봉했다.

 

민자영은 왕후가 됐지만 고종이 귀인 이씨만 좋아했기 때문에, 한동안 왕과 자리를 함께하지도 못했다. 그러나 이때부터 궁내의 여러 세력들간의 갈등관계를 이용, 자기 편을 만들고 세력 기반을 다지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흥선대원군은 민자영의 여흥 민씨가 쇠락한 양반 가문이라 아무 위협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지만 완전한 오판이었다. 점점 자기 세력을 불려나간 민자영은 결국 대원군을 탄핵시키고 자기 일족들로 요직을 온통 채우기 시작한다.

 

대원군이 그토록 견제하려 했던 안동김씨의 세도정치는 그의 무수한 개혁정책이 아니라, 며느리가 끌어들인 여흥 민씨에 의해 끝났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안동김씨의 세도정치 폐해가 물론 많았다 하나, 부정부패로 본다면 여흥 민씨는 역사상 그 끝판왕이었다. 

 

민자영은 별기군이라는 신식부대를 창설해 놓지만 그 부대를 운용할 재정은 준비되지 않았었다. 밑에 돌을 빼서 위에 얹는 식으로 구 군영에 들어갈 곡식을 빼서 별기군에 지급하자 구식군의 폭동이 일어났다. 그게 임오군란이었고 민자영이 도망치자 대원군이 돌아온다. 간신히 목숨을 부지한 민자영은 청나라 군대를 불러들여 대원군을 끌어내고 다시 입궐했다. 

 

여흥 민씨 척족들의 부정부패는 지독해서 재정이 텅텅 비어 가니 녹이 나오지 않고 지방 수령들은 저마다 자기 고을을 쥐어짜서 생계를 해결하기 시작한다. 민란의 시작이었다.

 

동학 농민 전쟁이 고부에서 시작해 일파만파로 치닫자 민자영은 또 청나라를 끌어들인다. 뒤따라서 제물포로 입항한 일본군은 기관총을 들고 와 동학 혁명군을 학살하고 청나라도 몰아낸다. 


자기 나라 민중이 일으킨 민란을 진압하기 위해 외국 군대를 끌어들여 나라를 전쟁터로 만들고, 이제 조선은 일본에게 통째로 먹힐 일만 남도록 만든 책임에서 민자영이 절대 자유로울 수가 없다. 

 

갑신정변이 일어나고 또다시 청이 개입하자 급진 개화파들은 급히 일본으로 망명했고, 청일 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하자 민자영이 이번엔 러시아를 끌어들이려 한다. 그리고 일본 공사는 일본인 낭인들을 동원해 민자영을 암살한다. 이 순간에 "나는 조선의 국모다"라고 외쳤다는 말은 환타지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일이고 실제로 그는 목숨을 구걸하였다고들 한다. 

 

매천야록에 따르면 민자영은 대단히 사치스러웠다. 실제 논문상에도 명례궁 수입이 291만냥이었을 때, 궁의 지출은 444만냥에 달했다는 기록이 있다. 엄혹하던 시기 민씨는 무엇에 그리 돈을 많이 썼을까? 궁의 지출 중 대부분이 식료비였다. 이는 연회, 다례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실제로 더 큰 지출은 고사(굿, 제사) 탓이 더 컸다. 

 

민자영은 궁중에 신당을 짓고 무당과 중을 불러들여 허구헌날 고사를 지냈고 빈객들에게 선물을 잔뜩 쥐어 보냈다. 민자영 이전의 어떤 궁주들도 이렇게 큰 돈을 들여 풍성한 연회와 고사를 지낸 바가 없었다. 화폐가치가 폭락하고 물가는 천정부지이며 일본 등으로부터 차입금이 증가하고 세수는 중간에서 탈취하는 탐관오리들로 인해 증발하던, 위기의 시대였다. 그리고 그 꼭대기에 앉아 있던 민자영은 그나마 있는 세수조차 무속인들을 부르고 이사람 저사람 불러 연회를 베풀며 저렇게  탕진하고 있었다. 1880~1894년의 일이었다. 민자영같은 이가 정권을 쥐고 있는 이상, 이미 조선의 운명은 정해져 있었다. 

(후략)

IP : 61.39.xxx.168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4.12.1 3:39 PM (61.39.xxx.168)

    저는 그냥 일본 조폭에 의해 살해당한 여자로만 알고있었는데 와우!! 완전 이건 영화 몇편 만들 스토리네요?!?!!!

  • 2. 이런 걸
    '24.12.1 3:40 PM (217.149.xxx.249)

    명성황후라고 뮤지컬까지 만들어서 칭송 ㅋㅋ

  • 3. ㅇㅇ
    '24.12.1 3:41 PM (61.39.xxx.168)

    그러게요
    역사도 모르는 사람들이 일본에 시해당한 점 하나만으로 “훌륭한 사람이었겠거니” 라고 상상의 나래를 폈던 건가요?

  • 4. ...
    '24.12.1 3:43 PM (39.7.xxx.148) - 삭제된댓글

    저 여자 욕하면 친일매국노 취급 했죠

  • 5. 아하
    '24.12.1 3:43 PM (61.39.xxx.168)

    민자영의 생애에 대해 더 알고싶은데 혹시 추천해주실 책 아시는분 계실까요?

  • 6. 지금
    '24.12.1 3:57 PM (218.37.xxx.225)

    중년이상 나이대 사람들 어릴땐 민비로 배웠었어요
    어느 시점부터 명성황후로 불리게 됐는데 이유가 궁금하네요

  • 7. ㅇㅇ
    '24.12.1 3:57 PM (61.39.xxx.168)

    임오군란도, 동학농민운동도 민자영 쟤 책임이 엄청 컸군요?
    와.. 진짜 신기해요
    역사책에 나오던 사건들 여러개가 모두 무속중독자인 저여자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라는게..

  • 8. ㅇㅇ
    '24.12.1 4:00 PM (61.39.xxx.168)

    네, 저도 77년생인데 학교 다닐때 민비로 배웠거든요
    근데 국사교과서에 민비에 대해서는 그냥 “가난한 양반집 딸이었다, 안동김씨 세도정치를 끝낼려고 흥선대원군이 며느리감으로 점찍었다”고밖에 안나왔었어요.
    무속에 심취했다던가, 저여자 집안이 요직을 다 차지하고 부정축재를 했다는 서술은 중고등학교 국사교과서엔 없었거든요.
    저는 진짜 역사 헛배웠네요

  • 9. 이주혁이
    '24.12.1 5:27 PM (211.205.xxx.145)

    누구죠?
    공신력있는 사람인지 뇌피셜인지 궁금해 찾아보니 역사관련 인물은 안 나오는데.
    역사관을 말할땐 좀 공신력있는 역사학자의 사료에 뒷받침된 글을 들고 왔으면

  • 10. 와....
    '24.12.1 6:26 PM (222.235.xxx.56)

    저도 덕분에 새로운거 알았네요.
    감사해요.

  • 11. ㄱㄴㄷ
    '24.12.1 6:46 PM (120.142.xxx.14)

    저도 뮤지컬 명성황후 유감예요. 쓸데없이 음악이 고퀄이라.

  • 12. 민비
    '24.12.1 11:49 PM (124.57.xxx.52)

    민비가 죽고 나서
    대한제국이 세워졌고
    고종이 황제가 됐어요
    그래서 사후에 명성황후로 추대된 거죠

    민비는
    우리나라 역사를 망친
    최악의 여자라고 하시는 역사 선생님도 계셔요
    저도 일정 부분 동의하구요
    일본 자객에 의한 죽음이 비극적이어서 포장되었을 뿐
    위에 써주신 부분 완전 다 사실이에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51963 국정원 출신 박선원의원 출연 1 하늘에 2024/12/04 2,050
1651962 세입자 나가고 한달간 비워두는 집 가스끊으면 동파될까요? 15 오피스텔 2024/12/04 2,635
1651961 류혁 법무부 감찰관 인터뷰에서 12 2024/12/04 4,520
1651960 어제 넘 공포스럽지 않았나요? 11 ㄴㄴ 2024/12/04 2,818
1651959 세브란스 치과병원 잇몸 진료 후기입니다 38 대학병원 2024/12/04 5,074
1651958 국립중앙박물관 근처 맛집 6 ..... 2024/12/04 1,334
1651957 이런 거 미리 말하는 점쟁이는 없겠죠. 3 ㅕㅑ 2024/12/04 2,096
1651956 소변때문에 밤에 깨시는 분들 보세요~ 31 나아짐 2024/12/04 12,958
1651955 국민의힘은 내란 범죄 부역집단임. 4 ........ 2024/12/04 719
1651954 외신들이 한국의 신속한 대응&시민의식에 놀라워한다네요. 6 ㅇㅇ 2024/12/04 3,189
1651953 윤이 3시간반만에 계엄해제 받아들였잖아요 4 그냥이 2024/12/04 4,374
1651952 사우어크라우트 맛있게 먹는 법 알려주세요. 9 .. 2024/12/04 995
1651951 목도리와 바라클라바 13 고민 중 2024/12/04 3,158
1651950 한동훈 9 제 생각 2024/12/04 2,832
1651949 재개발동의서에 주민번호 뒷자리까지 다 적어야하나요? 2 동의서 받으.. 2024/12/04 1,073
1651948 아직도 후덜덜한 단어 "처단" 7 2024/12/04 2,018
1651947 윤돼지 정말 술먹고 주사부린 거 맞는 거 같아요. 1 휴... 2024/12/04 2,645
1651946 예능 주병진 파트너 분은 어느지역분이에요? 8 ... 2024/12/04 2,547
1651945 오늘 컬투쇼 노래 선곡 리스트 6 ... 2024/12/04 2,660
1651944 오늘 유시민님 MBC 100분 토론 나오십니다 11 좐버 2024/12/04 3,499
1651943 뉘...신지? 이 분의 근황이 궁금하네요. 1 우와 2024/12/04 2,849
1651942 계엄호소인ㅎㅎ 2 ㄱㅂㄴ 2024/12/04 1,617
1651941 깐죽대면서 이재명 까대는 사람들은 도데체 누구일까요? 27 000 2024/12/04 1,517
1651940 국방장관 탄핵안 4 탄핵안 2024/12/04 1,662
1651939 전두환 노태우는 그래도 양반이네요 16 .... 2024/12/04 3,6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