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제 반려견 얘기 썼었는데 후기 올려달라는 분 계셔서 올려요
그제 제가 글 올리고 곁을 지키라고 말씀해 주셔서 점심 저녁 약속 다 취소하고 곁에 있었어요
목욕 시켜주니 자꾸만 따뜻한 바닥에 깔아 놓은 이불속으로 들어 가더라구요
거기서 한참을 자더니 일어나서 물 마시러 걸어갔어요
혹시나 해서 먹을거 줬더니 입맛이 돌았는지 잘 먹더라구요
다시 다른 습식사료 먹으라고 줬더니 그것도 너무 잘 먹는거예요
그래서 좀 더 살겠구나 생각했어요
평소에도 며칠 굶다 잘 먹는 경우가 자주 있었거든요
다음날인 어제는 평소만큼 음식을 아주 잘 먹었어요
물도 두번이나 아주 듬뿍 마셨구요
그래서 회복이 되려나보다 생각하고 평소처럼 잠시 외출했어요
건강한 모습 확인하고 외출했으니 내내 맘이 놓였어요
집에 돌아왔는데 다시 기운 없는 모습으로 누워 있길래 안고 얘기해줬어요
"ㅇㅇ야, 그동안 우리가족과 함께 해줘서 너무 고마워, 더 많이 사랑해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해, 사랑해" 그렇게 한참을 안고 쓰다듬어줬더니 저를 쳐다보더라구요
"그래, 엄마야. 우리 ㅇㅇ이 엄마랑 나중에 꼭 다시 만나자"라고 얘기해줬는데 듣고 싶은 얘기를 다 들었다고 생각했는지 다시 잠에 빠져들었어요
오늘 아침에 평소처럼 안고 산책하고 집안일 하는데 숨 쉬는게 가빠지는거 같았어요
실내를 너무 덥게했나 싶어 다시 안고 시원한 공기 마시게 해주려고 나갔는데 이제 그만 가려고 하는게 느껴졌어요
기운이 싹 빠져서 힘이 하나도 없더라구요
안고 떨리는 목소리로 쓰다듬으며 고맙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얘기해주는데 갑자기 몸부림을 쳐요
그게 마지막이었어요
어제 음식 먹은거 마지막 몸부림칠때 같이 변으로 나왔고 눕히니 소변도 몇방울 나왔더라구요
변을 닦아주는데 몸이 완전히 축 늘어져서 마지막이라는거 확인하고 준비한 가재로 싸서 입던 옷이랑 같이 양지바른곳에 묻어줬어요
얘와 함께했던 시간은 자식보다 더 생생하게 기억이 나요
못해준것만 생각이 나고
살아있는 모든것을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지금밖에 없다는 생각도 들구요
오늘이 제일 덤덤하고 점점 더 생각 날거 같아요
제가 안심하고 외출하고 오라고 기운내서 음식 먹어서 안심 시켜주고 어제까지 날씨가 험했는데 오늘은 정말 좋았어요
좋은 날 기다렸다 가 준것도 너무 고마워요
사랑만 의미있는거라 알려주고 떠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