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노견이 아침에 천사가 되어 떠났어요

사랑 조회수 : 3,562
작성일 : 2024-11-30 17:23:25

엊그제 제 반려견 얘기 썼었는데 후기 올려달라는 분 계셔서 올려요

그제 제가 글 올리고 곁을 지키라고 말씀해 주셔서 점심 저녁 약속 다 취소하고 곁에 있었어요

목욕 시켜주니 자꾸만 따뜻한 바닥에 깔아 놓은 이불속으로 들어 가더라구요

거기서 한참을 자더니 일어나서 물 마시러 걸어갔어요

혹시나 해서 먹을거 줬더니 입맛이 돌았는지 잘 먹더라구요

다시 다른 습식사료 먹으라고 줬더니 그것도 너무 잘 먹는거예요

그래서 좀 더 살겠구나 생각했어요

평소에도 며칠 굶다 잘 먹는 경우가 자주 있었거든요

다음날인 어제는 평소만큼 음식을 아주 잘 먹었어요

물도 두번이나 아주 듬뿍 마셨구요

그래서 회복이 되려나보다 생각하고 평소처럼 잠시 외출했어요

건강한 모습 확인하고 외출했으니 내내 맘이 놓였어요

집에 돌아왔는데 다시 기운 없는 모습으로 누워 있길래 안고 얘기해줬어요

"ㅇㅇ야, 그동안 우리가족과 함께 해줘서 너무 고마워, 더 많이 사랑해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해, 사랑해" 그렇게 한참을 안고 쓰다듬어줬더니 저를 쳐다보더라구요

"그래, 엄마야. 우리 ㅇㅇ이 엄마랑 나중에 꼭 다시 만나자"라고 얘기해줬는데 듣고 싶은 얘기를 다 들었다고 생각했는지 다시 잠에 빠져들었어요

오늘 아침에 평소처럼 안고 산책하고 집안일 하는데 숨 쉬는게 가빠지는거 같았어요

실내를 너무 덥게했나 싶어 다시 안고 시원한 공기 마시게 해주려고 나갔는데 이제 그만 가려고 하는게 느껴졌어요

기운이 싹 빠져서 힘이 하나도 없더라구요

안고 떨리는 목소리로 쓰다듬으며 고맙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얘기해주는데 갑자기 몸부림을 쳐요

그게 마지막이었어요

어제  음식 먹은거 마지막 몸부림칠때 같이 변으로 나왔고 눕히니 소변도 몇방울 나왔더라구요

변을 닦아주는데 몸이 완전히 축 늘어져서 마지막이라는거 확인하고 준비한 가재로 싸서 입던 옷이랑 같이 양지바른곳에 묻어줬어요

얘와 함께했던 시간은 자식보다 더 생생하게 기억이 나요

못해준것만 생각이 나고

살아있는 모든것을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지금밖에 없다는 생각도 들구요

오늘이 제일 덤덤하고 점점 더 생각 날거 같아요

제가 안심하고 외출하고 오라고 기운내서 음식 먹어서 안심 시켜주고 어제까지 날씨가 험했는데 오늘은 정말 좋았어요

좋은 날 기다렸다 가 준것도 너무 고마워요

사랑만 의미있는거라 알려주고 떠났어요

 

IP : 118.235.xxx.115
2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냠냠
    '24.11.30 5:32 PM (112.153.xxx.67)

    살아있는 모든 것을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이라는 글귀 마음에 새길게요
    멍멍아 그곳에서 푹 쉬거라

  • 2. ㅇㅇ
    '24.11.30 5:32 PM (207.244.xxx.79)

    아...그래도 강아지는 엄마 품에서 평화롭게 떠나서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하며 갔으니 행복했을 거예요
    사람이 죽어 하늘나라에 가면 강아지가 먼저 마중나온다는 말이 있죠
    정말 저도 그 말이 사실이었으면 좋겠어요

  • 3. 아 ㅜ
    '24.11.30 5:34 PM (14.33.xxx.161)

    그래도 행복하게 떠났어요.
    슬프다 많이

  • 4. ..
    '24.11.30 5:36 PM (118.235.xxx.241)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마음이 제게 그대로 전해져서..
    우리 얘들 생각나서 ..
    또 만날건데요 마음 잘 추스르시길 바래요

  • 5. 제가 해주고픈 말
    '24.11.30 5:41 PM (118.235.xxx.115)

    다 들어주고 제가 후회하지 않게 제 품에서 마지막 숨을 거둔것도 너무 고마워요
    이 아이는 정말로 사랑만 주고 갔어요
    제 생각만 해준거 같아요

  • 6. 저또한 눈물이...
    '24.11.30 5:43 PM (211.235.xxx.240)

    제 경험상 처음엔 그저 멍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슬픔이 커져서... 아무쪼록 원글님, 잘 극복하시길 바랍니다. 아가는 그동안 행복하게 잘 살다가 이제 편안한 곳으로 떠났을 거라 믿어요.

  • 7. 담담하게
    '24.11.30 5:43 PM (121.128.xxx.105)

    써주셨지만 슬픔이 전해집니다. 심심한 위로를 드립니다.

  • 8. 위로
    '24.11.30 5:48 PM (14.32.xxx.242)

    위로를 보내드려요
    아가가 씩씩하게 여행하길 바랍니다

  • 9. 샬롯
    '24.11.30 5:48 PM (210.204.xxx.201)

    제 노견도 14살이라 저번글이랑 오늘 글 인상깊게 읽었어요.
    좋은 주인과 행복하게 잘 지내다 하늘 나라로 소풍떠났네요.

  • 10. 감사합니다
    '24.11.30 5:57 PM (39.7.xxx.116)

    아이가 어떤지 후기 남겨달라고 썼던 사람입니다. 가장 아름답고 가장 훌륭하게 떠나줬군요 아이가 원글님께 사랑만 주고 갔네요 사랑받으신 분 답게 강아지가 보여준대로 씩씩하게 밥 잘 드시고 물도 많이 드시고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반려견은 보통 주인 닮던데 원글님도 멋지게 사시길 응원해요. 많이 우시고 많이 그리워 하시고 그리고 힘내기에요!

  • 11. 이제야 눈물이
    '24.11.30 6:15 PM (118.235.xxx.115)

    터지네요
    댓글들에 위로 많이 받아서 그런가봐요
    아무것도 손에 안잡히는데 곧 좋아지겠죠
    나와 처음 인연 되던날부터 마지막날까지 다 눈에 아른거려요
    모두 다 사랑하라고 가르쳐주고 떠났어요
    이 아이가 가르쳐준 대로 살다가 만나면 칭찬해 달라고 해야겠어요
    씩씩하게 잘 살께요
    감사해요

  • 12. 아름다운 이별
    '24.11.30 6:19 PM (180.83.xxx.11)

    후회없이 사랑하고 보내신것 같아요.
    나중에 원글님 맞이하러 나오는 아기 꼭 만나시길 빕니다.

    그런데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셨다는 점이 저는 내내 걸려요.
    누가 파헤치거나 훼손할까 봐 걱정됩니다.
    이제는 불법이기도 하구요.

  • 13. 자주 가는
    '24.11.30 6:34 PM (118.235.xxx.115)

    제 세컨하우스에서 한달 넘게 강아지 요양중이었어요
    강아지가 자주자주 밖에서 걸을수 있게 해주려고 왔다가 조만간 집으로 돌아가려던 참이었어요
    건강해져서 돌아가려고 했는데 마지막 순간을 보낸 곳이 돼 버렸네요
    제 공간이고 가장 햇볕이 잘 드는곳에 묻었어요
    제 소중한 아이라서 가장 좋아하는 곳에 묻었어요
    나중에 이곳에 집을 짓게 되더라도 예쁘게 보존할수 있도록 생각하고 묻었어요

  • 14. ㅅㅈㅅㅈ
    '24.11.30 6:55 PM (212.102.xxx.43)

    아플 때는 목욕 시키면 안돼요 ㅜ 다음에 다른 아이를 키우더라도 이 점은 기억 하셨으면 합니다 편히 쉬기를

  • 15. ..
    '24.11.30 7:12 PM (118.235.xxx.107)

    예전글 읽고 사랑이 많으신 분이라고 생각했었어요. 애기가 갔군요..녀석 고맙게도 엄마 기다렸다가 품 안에서 갔네요..
    엄마 사랑 살뜰히 받고 갔으니 내내 행복했을 거에요. 천천히 잘 마음 추스리시길 바랍니다..

  • 16. .....
    '24.11.30 7:39 PM (58.29.xxx.1)

    아이고 세상에... 얼마나 마음이 아프세요....
    저는 4년전 떠나보낸 저희 개 생각해도 눈물이 핑도는데 오늘 있던 일이라뇨
    그래도 자기 명 끝까지 사랑받으면서 따뜻한 품안에서 떠난것이
    그 녀석한테는 그마나 최고의 선물이네요
    강아지가 천국에서 편안하고 행복하길 바랄게요.
    원글님도 마음 잘 추스리세요

  • 17.
    '24.11.30 7:42 PM (118.220.xxx.98)

    위로를 드려요
    강아지별에 가서 엄마 기다리고 있을거예요

  • 18. 애쓰셨어요
    '24.11.30 7:54 PM (112.161.xxx.224)

    17살 노견이 있어
    남의 일 같지않아요
    원글님 고생하셨어요
    이제 아프지않고
    강아지별에 가서 잘 놀고있을거예요

  • 19. 저역시
    '24.11.30 8:20 PM (211.234.xxx.25)

    4월에 노견을 하늘로 보냈어요
    저흰 투병을 길게했어요
    후회는 없지만 너무 그리워요 님 심정 이해해요

    후기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는 행복했던 기억만 안고 갔을꺼에요

  • 20. 샬롯
    '24.11.30 8:21 PM (210.204.xxx.201)

    저도 넓은 잔디 정원이 있는데 노견 하늘나라가면 정원에 묻어주려는데 그것도 불법일까요!

  • 21. ..
    '24.11.30 9:20 PM (219.255.xxx.15)

    맞아요.
    사랑하는 존재와의 이별 앞에선 모든게 무의미하고 사랑만이 가치있죠.
    강아지 마지막순간 참 행복한 생이었다라고 생각하고 갔을거 같아요
    우리 강아진 아직 5살, 어린데 이런 글 보면 마음이 쿵 내려앉는거 같아요

  • 22. 눈물나네요
    '24.11.30 11:16 PM (63.249.xxx.91) - 삭제된댓글

    저는 십년도 전에 보낸 아이가 생각이 나서 문득문득 울어요
    제가 너무 몰라서 잘해주지 못해서 가슴이ㅡ저리고

    그이후 더이상 반려견은 없어요.

  • 23. ...
    '24.12.1 1:38 AM (116.32.xxx.155) - 삭제된댓글

    사랑만 의미있는거라 알려주고 떠났어요
    _사랑하는 존재와의 이별 앞에선 모든게 무의미하고 사랑만이 가치있죠.

    이런 의미 맞을까요?
    반려견을 키워보지 않아서...
    반려동물들이 어떤 존재고 의미인지 궁금해요.
    이와 별개로, 원글님 개... 무척 행복했을 것 같아요.
    마지막 순간에도.

  • 24. ...
    '24.12.1 1:38 AM (116.32.xxx.155)

    사랑만 의미있는거라 알려주고 떠났어요
    _사랑하는 존재와의 이별 앞에선 모든게 무의미하고 사랑만이 가치있죠.

    이런 의미 맞을까요?
    반려견을 키워보지 않아서...
    반려동물들이 어떤 존재고 의미인지 궁금해요.
    이와 별개로, 원글님 개... 무척 행복했을 것 같아요.

  • 25. 흰눈
    '24.12.1 7:24 AM (218.52.xxx.251)

    아 아가야 사랑받고 사랑주고 떠났구나
    그곳에서 행복하게 살다가 꼭 엄마 만나렴
    가슴이 먹먹하네요
    원글님 잘 드시고 힘내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52247 주병진은 세번째 여자 정보도 몰랐네요 20 ㄱㄴ 2024/11/30 18,053
1652246 부동산에서 소개해준 이사업체가 3 00 2024/11/30 1,498
1652245 성시경이링 다비치 강민경이랑 어울려요 9 망붕렌즈 2024/11/30 3,413
1652244 명태균 사태는 어떻게 세상 밖으로 알려지게 되었나요? 15 ... 2024/11/30 3,293
1652243 추워지면 신을 발 따뜻한 부츠 추천 좀.. 8 겨울시러 2024/11/30 2,006
1652242 이분 한국어 정말 잘하시네요 2 ㅇㄹㄹㅎ 2024/11/30 2,073
1652241 실시간 광화문 행진하는 참여자들 11 ........ 2024/11/30 1,832
1652240 일반 김치를 보쌈용으로 바꾸려면.. 2 ... 2024/11/30 1,147
1652239 이성민 배우가 참 좋더라고요 16 ㅇㅇ 2024/11/30 2,850
1652238 이사가는데 현세입자가 오후다섯시에 나가겠다는데 어쩌죠? 29 짱구엄마 2024/11/30 5,823
1652237 절임배추하고 김장양념 어디서 사야? 8 배추 2024/11/30 1,581
1652236 수술후 항생제 처방받았는데, 5 수술 2024/11/30 938
1652235 피해자 탓하는 심리 4 ... 2024/11/30 735
1652234 지역막걸리는 거기 직접가서 사는 방법 밖에 없나요? 2 바다 2024/11/30 717
1652233 전교생 258명중 253등의 성적표 10 성적표 2024/11/30 4,686
1652232 오늘은 제 생일이자 시모님 생일입니다 13 뉴민희진스 2024/11/30 4,115
1652231 인천 출생아 증가율 8.3% (작년대비) 9 ..... 2024/11/30 1,808
1652230 제가 찍은 사진을 제가 없는 밴드에 올리네요 7 이럴 때 2024/11/30 1,598
1652229 뉴스타파 - 안철수 1등→오세훈 1등… 명태균, 단일화 앞두고 .. 6 ........ 2024/11/30 1,538
1652228 저는 요즘 푸바오 죽순 먹는 모습이 그리 보기 좋더라고요 2 ㅁㅁ 2024/11/30 1,126
1652227 인생 파김치 완성되서 많은데 곁들일 음식은 14 궁금해서 2024/11/30 2,331
1652226 막걸리 여자친구들끼리 여행갈때. 뭐사갈까요? 6 막걸리 2024/11/30 1,090
1652225 녹내장 여쭤봅니다. 3 .. 2024/11/30 1,497
1652224 엄마한테 가스라이팅 당한 거 같아요 9 .... 2024/11/30 3,561
1652223 생굴 먹어도 되겠죠? 16 ㅡㅡㅡ 2024/11/30 2,9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