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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노견이 아침에 천사가 되어 떠났어요

사랑 조회수 : 2,161
작성일 : 2024-11-30 17:23:25

엊그제 제 반려견 얘기 썼었는데 후기 올려달라는 분 계셔서 올려요

그제 제가 글 올리고 곁을 지키라고 말씀해 주셔서 점심 저녁 약속 다 취소하고 곁에 있었어요

목욕 시켜주니 자꾸만 따뜻한 바닥에 깔아 놓은 이불속으로 들어 가더라구요

거기서 한참을 자더니 일어나서 물 마시러 걸어갔어요

혹시나 해서 먹을거 줬더니 입맛이 돌았는지 잘 먹더라구요

다시 다른 습식사료 먹으라고 줬더니 그것도 너무 잘 먹는거예요

그래서 좀 더 살겠구나 생각했어요

평소에도 며칠 굶다 잘 먹는 경우가 자주 있었거든요

다음날인 어제는 평소만큼 음식을 아주 잘 먹었어요

물도 두번이나 아주 듬뿍 마셨구요

그래서 회복이 되려나보다 생각하고 평소처럼 잠시 외출했어요

건강한 모습 확인하고 외출했으니 내내 맘이 놓였어요

집에 돌아왔는데 다시 기운 없는 모습으로 누워 있길래 안고 얘기해줬어요

"ㅇㅇ야, 그동안 우리가족과 함께 해줘서 너무 고마워, 더 많이 사랑해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해, 사랑해" 그렇게 한참을 안고 쓰다듬어줬더니 저를 쳐다보더라구요

"그래, 엄마야. 우리 ㅇㅇ이 엄마랑 나중에 꼭 다시 만나자"라고 얘기해줬는데 듣고 싶은 얘기를 다 들었다고 생각했는지 다시 잠에 빠져들었어요

오늘 아침에 평소처럼 안고 산책하고 집안일 하는데 숨 쉬는게 가빠지는거 같았어요

실내를 너무 덥게했나 싶어 다시 안고 시원한 공기 마시게 해주려고 나갔는데 이제 그만 가려고 하는게 느껴졌어요

기운이 싹 빠져서 힘이 하나도 없더라구요

안고 떨리는 목소리로 쓰다듬으며 고맙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얘기해주는데 갑자기 몸부림을 쳐요

그게 마지막이었어요

어제  음식 먹은거 마지막 몸부림칠때 같이 변으로 나왔고 눕히니 소변도 몇방울 나왔더라구요

변을 닦아주는데 몸이 완전히 축 늘어져서 마지막이라는거 확인하고 준비한 가재로 싸서 입던 옷이랑 같이 양지바른곳에 묻어줬어요

얘와 함께했던 시간은 자식보다 더 생생하게 기억이 나요

못해준것만 생각이 나고

살아있는 모든것을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지금밖에 없다는 생각도 들구요

오늘이 제일 덤덤하고 점점 더 생각 날거 같아요

제가 안심하고 외출하고 오라고 기운내서 음식 먹어서 안심 시켜주고 어제까지 날씨가 험했는데 오늘은 정말 좋았어요

좋은 날 기다렸다 가 준것도 너무 고마워요

사랑만 의미있는거라 알려주고 떠났어요

 

IP : 118.235.xxx.115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냠냠
    '24.11.30 5:32 PM (112.153.xxx.67)

    살아있는 모든 것을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이라는 글귀 마음에 새길게요
    멍멍아 그곳에서 푹 쉬거라

  • 2. ㅇㅇ
    '24.11.30 5:32 PM (207.244.xxx.79)

    아...그래도 강아지는 엄마 품에서 평화롭게 떠나서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하며 갔으니 행복했을 거예요
    사람이 죽어 하늘나라에 가면 강아지가 먼저 마중나온다는 말이 있죠
    정말 저도 그 말이 사실이었으면 좋겠어요

  • 3. 아 ㅜ
    '24.11.30 5:34 PM (14.33.xxx.161)

    그래도 행복하게 떠났어요.
    슬프다 많이

  • 4. ..
    '24.11.30 5:36 PM (118.235.xxx.241)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마음이 제게 그대로 전해져서..
    우리 얘들 생각나서 ..
    또 만날건데요 마음 잘 추스르시길 바래요

  • 5. 제가 해주고픈 말
    '24.11.30 5:41 PM (118.235.xxx.115)

    다 들어주고 제가 후회하지 않게 제 품에서 마지막 숨을 거둔것도 너무 고마워요
    이 아이는 정말로 사랑만 주고 갔어요
    제 생각만 해준거 같아요

  • 6. 저또한 눈물이...
    '24.11.30 5:43 PM (211.235.xxx.240)

    제 경험상 처음엔 그저 멍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슬픔이 커져서... 아무쪼록 원글님, 잘 극복하시길 바랍니다. 아가는 그동안 행복하게 잘 살다가 이제 편안한 곳으로 떠났을 거라 믿어요.

  • 7. 담담하게
    '24.11.30 5:43 PM (121.128.xxx.105)

    써주셨지만 슬픔이 전해집니다. 심심한 위로를 드립니다.

  • 8. 위로
    '24.11.30 5:48 PM (14.32.xxx.242)

    위로를 보내드려요
    아가가 씩씩하게 여행하길 바랍니다

  • 9. 샬롯
    '24.11.30 5:48 PM (210.204.xxx.201)

    제 노견도 14살이라 저번글이랑 오늘 글 인상깊게 읽었어요.
    좋은 주인과 행복하게 잘 지내다 하늘 나라로 소풍떠났네요.

  • 10. 감사합니다
    '24.11.30 5:57 PM (39.7.xxx.116)

    아이가 어떤지 후기 남겨달라고 썼던 사람입니다. 가장 아름답고 가장 훌륭하게 떠나줬군요 아이가 원글님께 사랑만 주고 갔네요 사랑받으신 분 답게 강아지가 보여준대로 씩씩하게 밥 잘 드시고 물도 많이 드시고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반려견은 보통 주인 닮던데 원글님도 멋지게 사시길 응원해요. 많이 우시고 많이 그리워 하시고 그리고 힘내기에요!

  • 11. 이제야 눈물이
    '24.11.30 6:15 PM (118.235.xxx.115)

    터지네요
    댓글들에 위로 많이 받아서 그런가봐요
    아무것도 손에 안잡히는데 곧 좋아지겠죠
    나와 처음 인연 되던날부터 마지막날까지 다 눈에 아른거려요
    모두 다 사랑하라고 가르쳐주고 떠났어요
    이 아이가 가르쳐준 대로 살다가 만나면 칭찬해 달라고 해야겠어요
    씩씩하게 잘 살께요
    감사해요

  • 12. 아름다운 이별
    '24.11.30 6:19 PM (180.83.xxx.11)

    후회없이 사랑하고 보내신것 같아요.
    나중에 원글님 맞이하러 나오는 아기 꼭 만나시길 빕니다.

    그런데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셨다는 점이 저는 내내 걸려요.
    누가 파헤치거나 훼손할까 봐 걱정됩니다.
    이제는 불법이기도 하구요.

  • 13. 자주 가는
    '24.11.30 6:34 PM (118.235.xxx.115)

    제 세컨하우스에서 한달 넘게 강아지 요양중이었어요
    강아지가 자주자주 밖에서 걸을수 있게 해주려고 왔다가 조만간 집으로 돌아가려던 참이었어요
    건강해져서 돌아가려고 했는데 마지막 순간을 보낸 곳이 돼 버렸네요
    제 공간이고 가장 햇볕이 잘 드는곳에 묻었어요
    제 소중한 아이라서 가장 좋아하는 곳에 묻었어요
    나중에 이곳에 집을 짓게 되더라도 예쁘게 보존할수 있도록 생각하고 묻었어요

  • 14. ㅅㅈㅅㅈ
    '24.11.30 6:55 PM (212.102.xxx.43)

    아플 때는 목욕 시키면 안돼요 ㅜ 다음에 다른 아이를 키우더라도 이 점은 기억 하셨으면 합니다 편히 쉬기를

  • 15. ..
    '24.11.30 7:12 PM (118.235.xxx.107)

    예전글 읽고 사랑이 많으신 분이라고 생각했었어요. 애기가 갔군요..녀석 고맙게도 엄마 기다렸다가 품 안에서 갔네요..
    엄마 사랑 살뜰히 받고 갔으니 내내 행복했을 거에요. 천천히 잘 마음 추스리시길 바랍니다..

  • 16. .....
    '24.11.30 7:39 PM (58.29.xxx.1)

    아이고 세상에... 얼마나 마음이 아프세요....
    저는 4년전 떠나보낸 저희 개 생각해도 눈물이 핑도는데 오늘 있던 일이라뇨
    그래도 자기 명 끝까지 사랑받으면서 따뜻한 품안에서 떠난것이
    그 녀석한테는 그마나 최고의 선물이네요
    강아지가 천국에서 편안하고 행복하길 바랄게요.
    원글님도 마음 잘 추스리세요

  • 17.
    '24.11.30 7:42 PM (118.220.xxx.98)

    위로를 드려요
    강아지별에 가서 엄마 기다리고 있을거예요

  • 18. 애쓰셨어요
    '24.11.30 7:54 PM (112.161.xxx.224)

    17살 노견이 있어
    남의 일 같지않아요
    원글님 고생하셨어요
    이제 아프지않고
    강아지별에 가서 잘 놀고있을거예요

  • 19. 저역시
    '24.11.30 8:20 PM (211.234.xxx.25)

    4월에 노견을 하늘로 보냈어요
    저흰 투병을 길게했어요
    후회는 없지만 너무 그리워요 님 심정 이해해요

    후기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는 행복했던 기억만 안고 갔을꺼에요

  • 20. 샬롯
    '24.11.30 8:21 PM (210.204.xxx.201)

    저도 넓은 잔디 정원이 있는데 노견 하늘나라가면 정원에 묻어주려는데 그것도 불법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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