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천주교 사제 시국 선언문

ㄱㄴ 조회수 : 2,372
작성일 : 2024-11-28 09:33:28

<천주교 사제 1448인 시국선언문>

어째서 사람이 이 모양인가!

 

  “사람이 죄를 지었기 때문에 하느님이 주셨던 본래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잃어버렸습니다.”(로마 3,23) 

 

 

  1. 숨겨진 것도 감춰진 것도 다 드러나기 마련이라더니 어둔 데서 꾸민 천만 가지 일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이에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무섭게 소용돌이치는 민심의 아우성을 차마 외면할 수 없어 천주교 사제들도 시국선언의 대열에 동참하고자 합니다.  

 

 

  2. 조금 더, 조금만 더 두고 보자며 신중에 신중을 기하던 이들조차 대통령에 대한 신뢰와 기대를 거두고 있습니다. 사사로운 감정에서  “싫다”고 하는 게 아닙니다. 선공후사의 정신으로  “안 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나머지 임기 절반을 마저 맡겼다가는 사람도 나라도 거덜 나겠기에 “더 이상 그는 안 된다”고 결론을 낸 것입니다. 

 

 

  3. 사제들의 생각도 그렇습니다. 그를 지켜볼수록 “저들이 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나 못할 일이 없겠구나”(창세 11,6)하는 비탄에 빠지고 맙니다. 그가 어떤 일을 저지른다 해도 별로 놀라지 않을 지경이 되었습니다. 하여 묻습니다. 사람이 어째서 그 모양입니까? 그이에게만 던지는 물음이 아닙니다. “선을 바라면서도 하지 못하고, 악을 바라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하고 마는”(로마 7,19) 인간의 비참한 실상을 두고 가슴 치며 하는 소리입니다. 하느님의 강생이 되어 세상을 살려야 할 존재가 어째서 악의 화신이 되어 만인을 해치고 만물을 상하게 합니까?  금요일 아침마다 낭송하는 참회의 시편이 지금처럼 서글펐던 때는 일찍이 없었습니다. “나는 내 죄를 알고 있사오며 내 죄 항상 내 앞에 있삽나이다 … 보소서 나는 죄 중에 생겨났고 내 어미가 죄 중에 나를 배었나이다.”(시편 51,5.7)

 

 

  4. 대통령 윤석열 씨의 경우는 그 정도가 지나칩니다. 그는 있는 것도 없다 하고, 없는 것도 있다고 우기는 ‘거짓의 사람’입니다. 꼭 있어야 할 것은 다 없애고, 쳐서 없애야 할 것은 유독 아끼는 ‘어둠의 사람’입니다. 무엇이 모두에게 좋고 무엇이 모두에게 나쁜지조차 가리지 못하고 그저 주먹만 앞세우는 ‘폭력의 사람’입니다. 이어야 할 것을 싹둑 끊어버리고, 하나로 모아야 할 것을 마구 흩어버리는 ‘분열의 사람’입니다. 자기가 무엇하는 누구인지도 모르고 국민이 맡긴 권한을 여자에게 넘겨준 사익의 허수아비요 꼭두각시. 그러잖아도 배부른 극소수만 살찌게, 그 외는 모조리 나락에 빠뜨리는 이상한 지도자입니다. 어디서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파괴와 폭정, 혼돈의 권력자를 성경은 “끔찍하고 무시무시하고 아주 튼튼한 네 번째 짐승”(다니 7,7)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는 통에 독립을 위해, 민주주의를 위해, 생존과 번영을 위해 몸과 마음과 정성을 다 바친 선열과 선배들의 희생과 수고는 물거품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우리의 양심과 이성은 그가 벌이는 일들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5. 그를 진심으로 불쌍하게 여기므로 그를 위해 기도합니다. 하지만 “그 사람 마음 안에서 나오는 나쁜 것들”(마르 7,21-22)이 잠시도 쉬지 않고 대한민국을 괴롭히고 더럽히고 망치고 있으니 가만히 있을 수 없습니다. 오천년 피땀으로 이룩한 겨레의 도리와 상식, 홍익인간과 재세이화의 본분을 팽개치고 사람의 사람됨을 부정하고 있으니 한시도 견딜 수 없습니다. 힘없는 사람들을 업신여기고 사회의 기초인 친교를 파괴하면서 궁극적으로 하느님을 조롱하고 하느님 나라를 거부하고 있으니 어떤 이유로도 그를 용납할 수 없습니다. 버젓이 나도 세례 받은 천주교인이오, 드러냈지만 악한 표양만 늘어놓으니 교회로서도 무거운 매를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6. 그가 세운 유일한 공로가 있다면,  ‘하나’의 힘으로도 얼마든지 ‘전체’를 살리거나 죽일 수 있음을 입증해 준 것입니다. 숭례문에 불을 지른 것도 정신 나간 어느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하나이기로 말하면 그이나 우리나 마찬가지요, 우리야말로 더 큰 하나가 아닙니까? 지금 대한민국이 그 하나의 방종 때문에 엉망이 됐다면 우리는 ‘나 하나’를 어떻게 할것인지 물어야 합니다. 나로부터 나라를 바로 세웁시다. 아울러 우리는 뽑을 권한뿐 아니라 뽑아버릴 권한도 함께 지닌 주권자이니 늦기 전에 결단합시다. 헌법준수와 국가보위부터 조국의 평화통일과 국민의 복리증진까지 대통령의 사명을 모조리 저버린 책임을 물어 파면을 선고합시다!

 

 

  7. 오늘 우리가 드리는 말씀은 눈먼 이가 눈먼 이를 인도하면 둘 다 구덩이에 빠질 것이니 방관하지 말자는 뜻입니다. 아무도 죄의 굴레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매섭게 꾸짖어 사람의 본분을 회복시켜주는 사랑과 자비를 발휘하자는 것입니다.  

2024.11.28.

 

 


하느님 나라와 민주주의를 위해 기도하며 
천주교 사제 1448인

IP : 210.222.xxx.250
3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
    '24.11.28 9:35 AM (112.184.xxx.188)

    신부님들 감사합니다!

  • 2. 감사합니다
    '24.11.28 9:41 AM (59.19.xxx.187)

    . 대통령 윤석열 씨의 경우는 그 정도가 지나칩니다. 그는 있는 것도 없다 하고, 없는 것도 있다고 우기는 ‘거짓의 사람’입니다. 꼭 있어야 할 것은 다 없애고, 쳐서 없애야 할 것은 유독 아끼는 ‘어둠의 사람’입니다. 무엇이 모두에게 좋고 무엇이 모두에게 나쁜지조차 가리지 못하고 그저 주먹만 앞세우는 ‘폭력의 사람’입니다. 이어야 할 것을 싹둑 끊어버리고, 하나로 모아야 할 것을 마구 흩어버리는 ‘분열의 사람’입니다. 자기가 무엇하는 누구인지도 모르고 국민이 맡긴 권한을 여자에게 넘겨준 사익의 허수아비요 꼭두각시. 그러잖아도 배부른 극소수만 살찌게, 그 외는 모조리 나락에 빠뜨리는 이상한 지도자입니다.

  • 3. 역시
    '24.11.28 9:42 AM (125.132.xxx.86)

    신부님들 감사합니다!

  • 4. ...
    '24.11.28 9:43 AM (222.100.xxx.132)

    나라가 위기에 빠졌을 때마다 카톨릭은 항상 옳은 길을
    일러주거나 사지분간 못하는 자들에게 격조있게 바른 말을 해왔었죠. 항상 고맙습니다

  • 5. 시국선언도
    '24.11.28 9:44 AM (210.222.xxx.250)

    제일 먼저 시작하셨죠 시국미사와 함께
    당시 성당에서 빨갱이 사제들이라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이제는 어르신들 입닫고 계시네요

  • 6. 엘리
    '24.11.28 9:46 AM (222.108.xxx.61)

    신부님들 감사합니다.
    하느님 나라와 민주주의를 위해 기도하며

  • 7. ...
    '24.11.28 9:52 AM (175.114.xxx.108)

    “선을 바라면서도 하지 못하고, 악을 바라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하고 마는”(로마 7,19) 인간의 비참한 실상을 두고 가슴 치며 하는 소리입니다.

    적어도 악을 행하지는 않으나 알면서도 선을 행하지 못하는 한 인간으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네요

  • 8. ......
    '24.11.28 9:54 AM (106.101.xxx.132)

    앗 신부님들 등장. 드디어 서막이

  • 9. 간절히
    '24.11.28 9:56 AM (112.152.xxx.116)

    기도하옵니다. 아멘.

  • 10. 김인국신부님
    '24.11.28 9:58 AM (210.222.xxx.250)

    폭설 내리던 날, 천주교 사제 1448인 시국선언문….

  • 11. 영통
    '24.11.28 9:59 AM (211.114.xxx.32)

    역시

    개독교는 말이 없군요..

    이 나라 악의 축이 개독교

  • 12. 감사합니다.
    '24.11.28 10:02 AM (218.39.xxx.130)

    인간다운 나라 되길 기도합니다.

  • 13. 개독교중 하나
    '24.11.28 10:14 AM (112.149.xxx.140)

    어제 윤뚱네같은 뉴스 나왔었습니다
    분당 모 교회에서
    개싸움판 벌이고 있다고
    꼭 국짐당 을 보고 있는것 같은 느낌

  • 14. ㅇㅇ
    '24.11.28 10:15 AM (116.32.xxx.18)

    에고 신부님 또 이렇게 나서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부분이 섬뜩하고 공감합니다

    어디서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파괴와 폭정, 혼돈의 권력자를 성경은 “끔찍하고 무시무시하고 아주 튼튼한 네 번째 짐승”(다니 7,7)이라고 불렀습니다

    진정 짐승같아요
    인간과 동물의 차이가 수치심이 있고 없다라는데
    수치심없는 짐승같아요

  • 15. 천주교
    '24.11.28 10:25 AM (210.96.xxx.61)

    신부님들 감사합니다
    우리모두 힘을 냅시다

  • 16. 미미
    '24.11.28 10:35 AM (211.251.xxx.173)

    부디 하늘에 전달되어 선악의 결말을 보게 하소서

  • 17. 짐승 부부
    '24.11.28 10:37 AM (61.105.xxx.165) - 삭제된댓글

    끼리끼리는 진리

  • 18.
    '24.11.28 10:49 AM (119.69.xxx.20)

    앗 신부님들 등장. 드디어 서막이 222

  • 19. ...
    '24.11.28 10:49 AM (121.200.xxx.6) - 삭제된댓글

    구구절절 고개가 끄덕여지는 선언문입니다.
    신부님들이 드디어....

  • 20. ..
    '24.11.28 11:07 AM (223.39.xxx.140)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습니다
    감사드립니다

  • 21. 지금
    '24.11.28 11:10 AM (1.240.xxx.21)

    어려운 시국에 옳은 목소리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 22. ㅇㅇ
    '24.11.28 11:16 AM (1.249.xxx.186)

    https://vop.co.kr/A00001657994.html

    https://www.nocutnews.co.kr/news/6225870?utm_source=naver&utm_medium=article&u...

    https://www.kukinews.com/article/view/kuk202411270094

    기독교가 시국선언한 기사는 잘 안떠요. 메인에 올리지도 않죠.
    교회도 침통해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 23. 급로긴
    '24.11.28 11:28 AM (118.235.xxx.199)

    고맙습니다!

  • 24. ㅇㅇ
    '24.11.28 11:54 AM (112.186.xxx.189)

    가슴을 치는 명문이네요ㅠㅠ 감사합니다
    사제들의 생각도 그렇습니다. 그를 지켜볼수록 “저들이 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나 못할 일이 없겠구나”(창세 11,6)하는 비탄에 빠지고 맙니다. 그가 어떤 일을 저지른다 해도 별로 놀라지 않을 지경이 되었습니다. 하여 묻습니다. 사람이 어째서 그 모양입니까? 그이에게만 던지는 물음이 아닙니다. “선을 바라면서도 하지 못하고, 악을 바라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하고 마는”(로마 7,19) 인간의 비참한 실상을 두고 가슴 치며 하는 소리입니다. 하느님의 강생이 되어 세상을 살려야 할 존재가 어째서 악의 화신이 되어 만인을 해치고 만물을 상하게 합니까? 금요일 아침마다 낭송하는 참회의 시편이 지금처럼 서글펐던 때는 일찍이 없었습니다. “나는 내 죄를 알고 있사오며 내 죄 항상 내 앞에 있삽나이다 … 보소서 나는 죄 중에 생겨났고 내 어미가 죄 중에 나를 배었나이다.”(시편 51,5.7)

  • 25. 평화신문
    '24.11.28 12:27 PM (218.48.xxx.80) - 삭제된댓글

    시국선언에는 광주대교구장 옥현진 대주교를 비롯해 전주교구장 김선태 주교, 청주교구장 김종강 주교, 춘천교구장 김주영 주교, 제주교구장 문창우 주교님 여러 분들이 동참했다고 전하네요.

    공경하올 주교님과 신부님들께 감사드립니다.

  • 26. 성령이 함께 하심
    '24.11.28 12:28 PM (218.48.xxx.80)

    시국선언에는 광주대교구장 옥현진 대주교를 비롯해 전주교구장 김선태 주교, 청주교구장 김종강 주교, 춘천교구장 김주영 주교, 제주교구장 문창우 주교님 여러 분들이 동참했다고 전하네요.

    공경하올 주교님과 신부님들께 감사드립니다.

  • 27. ..
    '24.11.28 12:49 PM (39.7.xxx.231)

    고맙습니다!

  • 28. ㅇㅇ
    '24.11.28 1:13 PM (116.121.xxx.181)

    천주교 시국 사제 선언문
    뭉클하네요. 저장합니다.

  • 29. 아멘
    '24.11.28 2:27 PM (211.252.xxx.31)

    신부님들 감사합니다 ..

  • 30. ㅎㅎ
    '24.11.28 2:52 PM (210.222.xxx.250)

    신부 압색... ,..
    아니겠죠ㅜ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50999 코인 지금쯤 정리 할까요? 5 가을여행 2024/11/28 3,186
1650998 뇌물수수’ 의혹 민주)신영대 의원, 국회서 체포동의안 부결 9 .... 2024/11/28 1,007
1650997 나라에 돈이 빠지는데... 6 태평성대 2024/11/28 1,628
1650996 정신과 보험가입 4 ... 2024/11/28 796
1650995 신용카드 배송기사에게 방금 전화왔는데요 23 걱정 2024/11/28 5,649
1650994 cos 바지 사이즈 문의드려요 5 cos 2024/11/28 883
1650993 몇년 전 부산외대MT 눈사태로 희생된 학생들이요 5 눈사태 2024/11/28 2,668
1650992 홈플 3 과자 2024/11/28 1,251
1650991 '백현동 개발 의혹 로비스트' 김인섭 징역 5년 확정 10 .... 2024/11/28 689
1650990 백수인데 행복해요 무슨일 할까 궁리중.. 12 식은커피 2024/11/28 3,659
1650989 성형수술예약했는데.. 5 00 2024/11/28 2,089
1650988 대형교회 목사들은 15 차마 2024/11/28 2,308
1650987 욕실 배수구 머리카락 어떻게 청소하세요? 52 ㅓㅏ 2024/11/28 4,997
1650986 감기 항생제 부작용이 변비? 5 ... 2024/11/28 753
1650985 스피드랙 써보신 분 7 ㅇㅇ 2024/11/28 727
1650984 이번 차수 나솔 6 .... 2024/11/28 1,952
1650983 와우, 문가비 엄마 젊네요 24 .. 2024/11/28 29,346
1650982 테슬라 모델 3 하이랜드 오너 계세요? 2 전기차 2024/11/28 454
1650981 자식 키워보니깐 부모가 더 이해가 안되서 맘이 힘들어오 12 슬픔 2024/11/28 3,289
1650980 LA 갈비로 갈비찜 해도 괜츦나요 ? 5 라희라 2024/11/28 970
1650979 나이드니 쇼팽이 좋아지네요. 5 ... 2024/11/28 1,265
1650978 예전에 연예인들은 대학을 다 특별전형으로 간건가요?? 18 .... 2024/11/28 2,000
1650977 종가집 무말랭이 우짜나요 15 ... 2024/11/28 3,614
1650976 일론 머스크는 난 놈이네요 17 sdweg 2024/11/28 6,423
1650975 말이 안통하는 아버지.. 2 ㅇㅇ 2024/11/28 1,4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