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시골살이: 3000원짜리 백반 자랑

시골살이 조회수 : 5,376
작성일 : 2024-11-25 22:06:26

그동안 바빳습니다. 

밤 주워먹고 

감 주워먹고 

대추 주워먹느라구요. 

 

시골에 오면 욕심이 많아져서

내가 안주워가면 다음주면 썩어갈 밤이 아깝고

연시가 되어 떨어진 감은 오늘 주워먹지 않으면 내일이면 못먹는 놈이고

대추는 떨어지고 난후 차가 지나가버리면 으깨져 못먹으니 

늦게까지 따뜻한 가을볕에 돌아다니느라고 얼마나 바빴는지 모릅니다. 

 

뭐라 하실까바 말씀드리면

주인없는 구역에

바닥에 떨어진 놈들만 먹습니다. ㅋ

사실 저는 과일도 많이 먹는 편이 아니에요. 

 

지난주 얼굴에 레이저 쏘시는 의사선생님께서는

선크림을 꼭 바르라고 안발라서 그렇다고 

불의 심판을 내리시며 혼내지만 

아무리 바르고 가려도 무한히 싸돌아다니며 맞는 자외선을 피할 수가 없습니다. 

 

최근엔 만원짜리 시장 잠바를 

자랑했더니 열화와 같은 댓글을 받았지요. 

 

오늘은 꽃무늬 털바지를 사러 시장으로 향했습니다. 

만원짜리가 시골이라고 흔한것은 아니라 

거의 40분 넘게 운전해서 멀리 옆 도시로 가야합니다. 

 

근데 안타깝께도 

이미 재빠른 할매들에게 

꽃무늬 바지들은 모두 털려서 

베이지 색같은 얌전하고 두툼한 놈들을 주로 데려왔네요. 

 

재작년쯤 인터넷 쇼핑몰에서 산

2만원과 3만원 사이의 품질의 바지와 비슷한 놈을

만원에 가져오면서

온누리 상품권으로 할인까지 받으니 

그래도 잘했다며 칭찬합니다. 

 

배가 고파서 

근처 밥집을 물으니 

5천원짜리 백반이 있답니다. 

 

그래서 오! 좋아요 했더니 

그 옆에는 3천원짜리가 있다고 합니다. 

너무 신기해서 3천원짜리 가게로 가기로 결심합니다. 

 

옷은 무거우니 

맡겨두고 밥부터 먹고 오라고 하시네요 

오오! 이런 서비스 좋아요. 차로 한번 다녀올 시간을 아껴서 더 좋습니다. 

 

식당에 도착, 30 m 거리입니다. 

두둥! 백반이 옵니다. 

둥근 반찬나눔 접시에 옵니다. 

 

하얗게 얼갈이 데쳐서 무친 것 옆에 새우 젓갈과 다른 내가 무식해서 모르는 젓갈 하나가 있구요. 

오뎅 볶음

콩나물 희게 무친것 - 이것 육수를 쓴 듯합니다. 깊은 맛이 나요.

무생채

것절이 김치 

알타리 무   

시래기 국한대접

강된장

흰밥 고봉으로!

 

밥그릇이 요즘 박정희 스탠드다드 밥그릇이 아니라 

울 엄마가 나 어릴적에 밥 주었다는 

스텐인데 가로세로가 비슷한 사이즈의 밥그릇에

고봉으로 올라갔어요. 

 

저는 밥이 많다고 했더니

차별해서 적게 준거였어요. ㅋㅋ

다른 손님은 밥그릇만큼 위에 똑같이 올라갔더라구요. 

 

물론 저는 밥을 남겼고

따블고봉으로 받은 손님은

국이 식기도 전에 다 드시고 갔어요. 

 

빨래를 해놓고 바지가 마르기를 기다립니다. 

꽃바지가 하나도 없었던건 아니에요. 

얇은 털이 있는 원단에

지퍼까지 있는 바지를 5천원에 산 놈들도 있어요.

 

낼모레 운동갈때는 스타킹 위로 

꽃 가라 바지를 입어볼까 생각합니다. ^^ 

 

 

IP : 125.139.xxx.98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4.11.25 10:08 PM (220.118.xxx.37)

    하이고, 디따 부럽네요

  • 2. ..
    '24.11.25 10:10 PM (118.235.xxx.113)

    시골로 살러온 제가 읽기에는
    옆집언니 수다네요
    너무 감사하고 소중한 글 입니다

  • 3. ...
    '24.11.25 10:11 PM (116.32.xxx.119)

    우왕 3천원 엄청 싸네요
    시골이라 땅값이 싸니 일단 임대료는 쌀텐데
    그래도 요즘 재료값이 아무리 채소라도 만만찮을텐데 ㅎ

  • 4. ..
    '24.11.25 10:12 PM (112.214.xxx.147) - 삭제된댓글

    꽃가라 점퍼에 한쪽 다리 접어 올린 놀랄만한 센스 보여주신 그분이시죠?
    밤이며 감이며 대추며 백반까지 부럽습니다.
    행복하세요.

  • 5. ㅎㅎ
    '24.11.25 10:12 PM (49.166.xxx.213) - 삭제된댓글

    재미있어요

  • 6. ..
    '24.11.25 10:19 PM (182.220.xxx.5)

    어느 지역이길래 삼천원 백반이 있어요?
    봉사로 하시는 수준이네요.

  • 7. ..
    '24.11.25 10:24 PM (182.220.xxx.5)

    검색하니 나오네요!
    익산 중앙시장 영동분식 ㄷㄷㄷ

  • 8.
    '24.11.25 10:25 PM (221.148.xxx.166)

    바지 사진도 올려주세요

  • 9. ...
    '24.11.25 10:42 PM (118.129.xxx.30)

    넘 행복한 글이라 미소지으며 읽었네요~ 글 자주 남겨주세요~^^

  • 10. ㅇㅇ
    '24.11.25 10:57 PM (59.17.xxx.179)

    부러워요 3천원이라니

  • 11. ..
    '24.11.25 11:21 PM (39.7.xxx.231)

    넘 재밌는 글, 감사합니다.
    바지 저도 궁금해요.

  • 12. 시골살이
    '24.11.25 11:40 PM (58.234.xxx.216)

    부럽고 소액 사기를 당해서 속상했는데 글을 읽으니 마음이 평온해 지네요.^^

  • 13. ㅇㅇ
    '24.11.25 11:50 PM (211.207.xxx.153)

    오늘 왼종일 공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연예인 사생활 얘기만 넘쳐나서 지쳐갈때쯤
    단비처럼 이렇게 따순 글을 올려 주시니
    그래 여기가 바로 82로구나 감사하네요.

    원글님 글을 읽어 내려 가면서
    저 또한 함께 시골길 걸으면서 밤 줍고 감도 줍고
    시골 시장에서 꽃무늬 바지도 고르고
    백반집에서 든든하게 한끼 꿀떡한 그런 기분이예요.

    자주 들러서 이렇게 사람사는 향기나는 글
    많이 많이 올려주시길 바래요.

  • 14. 아이고야~
    '24.11.25 11:57 PM (67.71.xxx.81)

    요즘 물가에 백반을 3천 받아서 뭐가 남는게 있을까 도리어 적자겠네요~

  • 15. ㅡㅡ
    '24.11.26 12:01 AM (180.229.xxx.146)

    와 삼천원백반 부럽네요

  • 16. ..
    '24.11.26 1:00 AM (124.53.xxx.243)

    정겹네요^^

  • 17. 부러워요
    '24.11.26 5:12 AM (112.161.xxx.224)

    바지랑 백반 사진도
    좀 올려주세요
    구경이라도ㅜ
    ㅡ외출 못하는 좀 아픈 사람ㅡ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50316 토요일에 홈플러스 갔는데 사람이 없었어요 17 세상에 2024/11/26 8,334
1650315 82쿡 자꾸 로그아웃 되는데 9 ㅇㅇ 2024/11/26 620
1650314 다른병원도 폐경후 호르몬제 먹으라고 8 매번 2024/11/26 2,779
1650313 전국대학 교수집단의 시국선언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가요 5 ..... 2024/11/26 1,515
1650312 김치가 너무 많이 들어왔는데요.. 활용법 12 da 2024/11/26 3,780
1650311 쓸데없는 소비..호두까기인형 소품구매 5 Vb 2024/11/26 1,866
1650310 (이소영의원 페북)정우성 득남 뉴스에 관한 단상 23 ㅅㅅ 2024/11/26 5,014
1650309 벨기에 브뤼헤 vs 브뤼셀 어디 추천하세요? 8 333 2024/11/26 1,131
1650308 면세점에서 산 물건 기록 3 aaa 2024/11/26 1,683
1650307 하도 난리라 주병진 나오는 영상 봤는데 21 ㅇㅇ 2024/11/26 8,169
1650306 미역오트밀죽 지금 끓여서 내일 싸가려면? 2 오트밀 2024/11/26 796
1650305 대공황이 어서 빨리 왔으면 좋겠네요 34 미련없이 2024/11/26 10,400
1650304 롯데가 뭔가 심상찮은데요 4 ㅁㅁ 2024/11/26 6,819
1650303 "미싱" 민해경~~~ 2 나래 2024/11/26 3,120
1650302 보통 소고기 구우면 반찬은 뭐하세요? 15 아아아아 2024/11/26 3,658
1650301 나이들어 공부하니 몸이 훅 가네요 6 ㅇㅇ 2024/11/26 3,644
1650300 신규 온라인몰 상품 후기 써주는 일 6 뻘짓 2024/11/26 1,825
1650299 감자탕을 사왔는데 냉동실로 직행해도 될까요? 4 .. 2024/11/26 709
1650298 폐경후 호르몬제복용 8 ... 2024/11/26 2,128
1650297 냉동떡 꺼내서 해동이요 8 ㅡ,ㅡ 2024/11/26 1,425
1650296 사서교사 임용고시 질문 7 ........ 2024/11/26 2,123
1650295 한쪽 귀 안 들리시는분 계세요? 9 난청 2024/11/26 2,041
1650294 (광고 아님) 혹시 봉하김치 주문하신분 게신가요 4 2024/11/26 1,016
1650293 40년대생 키가 182면 엄청 큰 거죠? 19 ㅇㅇ 2024/11/26 2,399
1650292 주병진... 12 케미가 중요.. 2024/11/26 5,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