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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는 오빠와 9살 차이나는데

여동생 조회수 : 4,319
작성일 : 2024-11-21 13:28:13

오빠가 정말 부모님 속을 많이 썩였어요

 

공부 안하고 사고 많이 치고

오빠 밑으로 여동생이 세명인데 큰언니는 사춘기때

오빠한테 엄마 그만 괴롭히고 그냥 너랑 같이 죽자

한 적이 있었대요 (논개처럼 오빠를 언니가 없애서

엄마를 좀 편안하게 해주고 싶었던 듯)

 

진짜 갓난아기때부터 힘들게 했다던 오빠가

스물여덟에 결혼한다고 올케언니를 데려왔는데

얌전하고 순해보이더라구요 저는 고2였는데

오빠와 결혼하겠다고 인사드리러온 언니가

너무 안됐더라구요

 

저런 남자와 결혼을 하려 하다니

저는 잠깐 몰래 올케언니에게 우리 오빠가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우리가 살려면 오빠가 결혼해서 떠나야

우리가 산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하지 않았고

 

그 무렵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도 들어가고

좋아하는 여자도 생기며

좀 나아진 것도 같은 오빠는 결혼을 해서 떠났고

 

 

큰언니가 결혼해서 나가고

아버지 엄마 작은언니 제가 넷이서

오빠 없이 사는데 정말 싸울 일도 다툴 일도

하나도 없이 너무너무 평화로움

그 자체로 행복하게 살았어요

그때 저는 대학생이었는데

오빠없이 사는 삶이 너무 좋았습니다

평화 그 자체였어요

 

 

 

근데 오빠가 덜컥 아파트 분양을 받고

전세금을 거기 다 넣고

2년만 산다며 올케언니와 조카를 데리고

다시 본가로 들어오게 돼요

 

조카가 너무 귀엽고 언니가 좋아서

같이 삽니다

 

2년뒤에 그 덜컥 분양받은 아파트 대금이

하나도 없어 부모님집을 팔아 아파트값으로

넣고 다시는 오빠랑 안 살아도 될줄 알았는데

이제 평생 같이 살아야되게 되어서

오빠 명의의 아파트에서 우리 가족은 다 같이

살게 됩니다

 

 엄마는 오빠랑 너무너무 살기 싫어서

우시면서 갔어요

 

 

근데 그때쯤 오빠는 생활인이 되어 있었고

언니가 착하고 조용했고 조카들 자라는걸 보는

재미가 있었고 우리 가족은 그렇게 15년정도

같이 살게 됩니다 작은언니는 일찍 결혼해서

떠났고 제가 오래 결혼을 하지 않고 같이 살았죠

 

 

사실 저는 올케언니와 친했고

조카들을 잘 돌보았고

부모님 편찮으시면서 부모님 병구환도 했고

내내 힘든 시간이었어요

 

오빠와는 같은 집에 산다는 것일뿐

거의 서로 이야기도 잘 하지 않았어요

오빠는 한창 일할때라 늦게 다녔고

저도 일하느라 늦게 다녔죠

서로에게 관심도 없었구요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제가 결혼하며

집을 떠나오자

어느 날 밤 오빠가 저에게 전화를 했어요

 

 

엄마도 없고 너도 없고

집에 들어가기 전에 주차장에서 전화한다면서요

 

 

그때 엄마가 돌아가신 직후라

저도 너무 외로웠는데

오빠가 내 혈육이구나 하는 감정을

처음으로 느꼈어요

 

 

오빠는 한동안 전화를 걸어왔어요

좀 친해졌습니다

 

 

 

 

일하다가 또 써볼게요

 

IP : 220.119.xxx.23
2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4.11.21 1:31 PM (220.125.xxx.37)

    여섯살 나는 제 여동생과도
    언젠가는 혈육이구나 하는 날이 올까요???
    많은걸 생각하게 하는 글입니다.

  • 2. ㅇㅇㅇㅇ
    '24.11.21 1:31 PM (211.114.xxx.55) - 삭제된댓글

    뭐지 이 다음이 기다려지는 해피인지 베드인지 기다려지는 ~~~

  • 3. ...
    '24.11.21 1:31 PM (124.195.xxx.91)

    잘 읽었습니다.
    다음 이야기 기다릴게요.^^

  • 4. 저랑 비슷
    '24.11.21 1:33 PM (118.235.xxx.195)

    근데 님 오빠는 결국은 정신차렸네요


    우리 오빠는 지금생각해보니 adhd였던거같아요
    저도 오빠가 엄마속을 엄청섞였어요
    저는 차라리 없어지면 좋겠다
    새언니 결혼한다고 데리고왔는데
    불쌍하더라구요
    저는 오빠덕분에 잘 자랐어요
    울엄마 불쌍해서 제가 돈벌어서 결혼하구요

  • 5. ...
    '24.11.21 1:33 PM (106.101.xxx.212)

    식구중 누구하나 죽거나 없어지면 행복해 할집 많을겁니다

  • 6. ..
    '24.11.21 1:37 PM (220.118.xxx.37)

    넘 재밌네요.
    새언니가 귀인이었던 듯

  • 7. ㅡㅡㅡ
    '24.11.21 1:41 PM (203.63.xxx.87)

    식구중 누구하나 죽거나 없어지면 행복해 할집 많을겁니다22

    뭐라고 전문용어가 있던데.. 혈육이지만 악연이라고..
    다만 뇌손상 또는 뇌내 문제라 품행문제로도 대충 설명될 것 같아요.

    제 오빠도 착한 새언니 데려와서 제가 경고했는 데.. 새언니는 너무 힘들게 살더라구요, 엄마랑 나랑 이혼하라고도 조언 해주곤 해요

  • 8. 저도
    '24.11.21 1:45 PM (122.38.xxx.14)

    2편 기다립니다
    잔잔하게 잘쓰신 글이라
    읽기도 좋네요
    저는 힘들었던 일 글로 쓰려면
    욱! 해서 과격한 글이 되더라구요

  • 9. 흥미진진
    '24.11.21 1:46 PM (182.211.xxx.40)

    기다리는 중

  • 10.
    '24.11.21 1:47 PM (211.211.xxx.168)

    막장 스토리 예상하며 읽었는데 훈훈한 결말 되려나요?

  • 11. 나는나
    '24.11.21 1:53 PM (39.118.xxx.220)

    새언니랑 님이 중심 잡아서 여러 사람이 살았네요.
    어서 다음 얘기도 들려 주세요.

  • 12. 기머
    '24.11.21 1:54 PM (175.197.xxx.135)

    82엔 정말 글을 잘쓰시는 분들이 많아요 다음편이 기대되어요 드라마 보는것 처럼 재미있게 읽었어요 ~~후속편 기대합니다

  • 13. 어머
    '24.11.21 1:56 PM (124.56.xxx.95)

    올케에개 감사패 하나 만들어 주세요. 올케가 집안을 일으켰네요.

  • 14. ....
    '24.11.21 2:02 PM (223.38.xxx.172)

    오빠가 어떻게 그렇게 변화되었을까요 참 놀랍네요 앞으로 좋은 일들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남자는 뒤늦게 철든다더니..

  • 15. ---
    '24.11.21 2:05 PM (220.116.xxx.233)

    피는 물보다 진한게 맞나보네요 ㅠㅠ
    오빠가 그래도 사람 되었다는 훈훈한 결말이라 다행입니다 ㅠ

  • 16. 아~ 어머나 진짜?
    '24.11.21 2:08 PM (223.39.xxx.122)

    와우 대기~~꼭~ 다시ᆢ글 들고 꼭 오세요^^

    어머나 인생드라마ᆢ소설읽는것 같아요

  • 17. ㅇㅇ
    '24.11.21 2:28 PM (14.5.xxx.216)

    너무 재미있네요
    오빠가 착한 여자만나 사람됐다는 얘기네요
    올케 언니 얘기도 들어보고 싶네요
    시누 셋인 집에 시집와서 시부모 돌아가실때까지
    시부모 모시고 살았다니
    세상에 그놈의 아파트가 뭐라고~

  • 18.
    '24.11.21 2:31 PM (218.235.xxx.72)

    오빠ㅈ이야기

  • 19. 첫째언니
    '24.11.21 2:39 PM (59.7.xxx.217)

    이야기도 궁금. 이분 글 재미있네요.

  • 20. ㅎㅎㅎ
    '24.11.21 2:47 PM (211.58.xxx.161)

    그시절 오빤 왜그랬을까요 ㅎㅎㅎ

  • 21. ㅡㅡ
    '24.11.21 3:01 PM (112.217.xxx.226) - 삭제된댓글

    저도 오빠랴인간이 없엇음 ..했어요.
    항상 오빠란게 그렇죠 남동생보다.
    남동생우 한소리할수도있고 할수나있지..형이 있으면 주패기라도 ㅎㆍ지.

    보통은 장남이 그럼. 이기적이고..
    지맘에안들면 손발휘두르고...
    내가 촉법소년이 될걸 그랫어오.
    그인간만 아니엇으면 우리집 시끄러울일도 없엇을거에요.

    성적으로만 밝혀서 방에 비디오만가득 ..
    그걸 치우지도않고 나가 살더군요..지도 엄마랑ㅈ안맞다고..
    그냥 죽지. 그돈 다내주고 ㆍ너때매 부모님 든도 못모앗다
    좋은배우자 만나면 뭐해요..배은자말을 안듣는데...어릴때 행동 얘기하면 기절할걸요.

  • 22. 그니까요.
    '24.11.21 3:25 PM (86.242.xxx.11) - 삭제된댓글

    식구 중 누구 하나 죽거나 없어지면 행복해 할 집 많을겁니다.33
    결혼해서 그런 사람 없으니 너무 평화롭고 이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깨닫게 되네요.
    시댁에도 그런 사람 하나 있는데 너무 사는게 불행해 보여요.
    본인이 집에서 그런 사람이란 걸 당사자는 알려나...
    모르니 그러고 사는거겠죠?

  • 23. 그니까요.
    '24.11.21 3:26 PM (86.242.xxx.11)

    식구 중 누구 하나 죽거나 없어지면 행복해 할 집 많을겁니다.33
    결혼해서 그런 사람 없으니 너무 평화롭고 이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깨닫게 되네요.
    시댁에도 그런 사람 하나 있는데 너무 사는게 불행해 보여요.
    본인이 집에서 그런 사람이란 걸 당사자는 알려나...
    모르니 그러고 사는거겠죠?
    후속 이야기가 궁금하네요.

  • 24. 쓸개코
    '24.11.21 4:51 PM (39.7.xxx.215)

    아 뭉클한데.. 뒷이야기 궁금해요.
    집에들어가는 길인뎨 올려주시기 기다렸다가 보면서 갈게요.

  • 25. ...
    '24.11.22 3:58 AM (123.215.xxx.145)

    9살 차이나는 오빠 얘기 잘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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