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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교수연구자시국선언문 알려요

감동이라서요. 조회수 : 1,619
작성일 : 2024-11-19 02:15:02

인간의 존엄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는 윤석열 대통령은 즉각 퇴진하라!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

 

나는 매일 뉴스로 전쟁과 죽음에 대해 보고 듣고 있다. 그리고 이제 내가 그 전쟁에 연루되려고 하고 있다. 더 이상 나는 강의실에서 평화와 생명, 그리고 인류의 공존이라는 가치가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가치라고 이야기하지 못한다.

 

나는 역사의 아픔이 부박한 정치적 계산으로 짓밟히는 것을 보았다. 더 이상 나는 강의실에서 보편적 인권과 피해자의 권리를 위해 피 흘린 지난하면서도 존엄한 역사에 대한 경의를 이야기하지 못한다.

 

나는 여성과 노동자와 장애인과 외국인에 대한 박절한 혐오와 적대를 본다. 더 이상 나는 강의실에서 지금 우리 사회가 모든 시민이 동등한 권리를 가지는 사회라고 이야기하지 못한다.

 

나는 이태원 참사 이후 첫 강의에서 출석을 부르다가, 대답 없는 이름 앞에서 어떤 표정을 지을지 알지 못했다. 더 이상 나는 강의실에서 학생의 안녕을 예전처럼 즐거움과 기대를 섞어 이야기하지 못한다.

 

나는 안타까운 젊은 청년이 나라를 지키다가 목숨을 잃어도, 어떠한 부조리와 아집이 그를 죽음으로 몰아갔는지 알지 못한다. 더 이상 나는 강의실에서 군휴학을 앞두고 인사하러 온 학생에게 나라를 지켜줘서 고맙고 건강히 잘 다녀오라고 격려하지 못한다.

 

나는 대학교 졸업식장에서 졸업생이 검은 양복을 입은 사람들에게 팔다리가 번쩍 들려 끌려나가는 것을 보았다. 더 이상 나는 우리의 강의실이 어떠한 완력도 감히 침범하지 못하는 절대 자유와 비판적 토론의 장이라고 말하지 못한다.

 

나는 파괴적 속도로 진행되는 대학 구조조정과 함께 두 학기째 텅 비어있는 의과대학 강의실을 보고 있다. 더 이상 나는 강의실에서 지금 내가 몸담고 있는 대학 교육의 토대가 적어도 사회적 합의에 의해 지탱되기에 허망하게 붕괴하지 않을 것이라 이야기하지 못한다.

 

나는 매일 수많은 격노를 듣는다. 잘못을 해도 반성을 하는 것이 아니라, 격노의 전언과 지리한 핑계만이 허공에 흩어진다. 더 이상 나는 강의실에서 잘못을 하면 사과하고 다시는 그 일을 하지 않도록 다짐하는 것이 서로에 대한 존중의 첫걸음이라는 것을 이야기하지 못한다.

 

나는 매일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의 경계가 무너지며 공정의 최저선이 허물어지는 모습을 보고 듣는다. 더 이상 나는 강의실에서 공정을 신뢰하며 최선을 다해 성실한 삶을 꾸려가는 것이 인간다운 삶의 보람이라는 것을 이야기하지 못한다.

 

나는 매일 신뢰와 규범이 무너지는 것을 보고 있다. 더 이상 나는 강의실에서 서로에 대한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자발적으로 규범을 지키는 것이 공동체 유지의 첩경이라 말하지 못한다.

 

나는 매일 수많은 거짓을 목도한다. 거짓이 거짓에 이어지고, 이전의 거짓에 대해서는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더 이상 나는 강의실에서 진실을 담은 생각으로 정직하게 소통하자고 말하지 못한다.

 

나는 매일 말의 타락을 보고 있다. 군림하는 말은 한없이 무례하며, 자기를 변명하는 말은 오히려 국어사전을 바꾸자고 고집을 부린다. 나는 더 이상 강의실에서 한 번 더 고민하여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말을 건네고 서로의 말에 경청하자고 말하지 못한다.

 

나는 하루하루 부끄러움을 쌓는다. 부끄러움은 굳은살이 되고, 감각은 무디어진다.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으며, 기대하지 않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게 되었다.

 

나는 하루하루 인간성을 상실한 절망을 보고 있고, 나 역시 그 절망을 닮아간다.

 

어느 시인은 “절망은 끝까지 그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다.”라고 썼다. 하지만 그는 그 절망의 앞자락에 “바람은 딴 데에서 오고 / 구원은 예기치 않은 순간에 오”리라는 미약한 소망을 깨알 같은 글씨로 적어두었다.

 

나는 반성한다. 시민으로서, 그리고 교육자로서 나에게도 큰 책임이 있다.

나는 취약한 사람이다. 부족하고 결여가 있는 사람이다. 당신 역시 취약한 사람이다.

하지만 우리는 취약하기 때문에, 함께 목소리를 낸다.

 

나는 당신과 함께 다시 인류가 평화를 위해 함께 살아갈 지혜를 찾고 싶다.

 

나는 당신과 함께 다시 역사의 진실 앞에 올바른 삶이 무엇인지 이야기하고 싶다.

 

나는 당신과 함께 다시 모든 사람이 시민으로서 정당한 권리를 갖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

 

나는 당신과 함께 다시 서로의 생명과 안전을 배려하는 방법을 찾고 싶다.

 

나는 당신과 함께 다시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는 이를 존중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

 

나는 당신과 함께 다시 자유롭게 생각하고, 스스럼없이 표현할 권리를 천명하고 싶다.

 

나는 당신과 함께 다시 우리가 공부하는 대학을 신뢰와 배움의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

 

나는 당신과 함께 다시 선택에 대해 책임을 지고 잘못을 사과하는 윤리를 쌓고 싶다.

 

나는 당신과 함께 다시 신중히 동의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정한 규칙을 찾고 싶다.

 

나는 당신과 함께 다시 서로를 믿으면서 우리 사회의 규칙을 새롭게 만들어가고 싶다.

 

나는 당신과 함께 다시 진실 앞에 겸허하며, 정직한 삶을 연습하고 싶다.

 

나는 당신과 함께 다시 존중과 신뢰의 말을 다시금 정련하고 싶다.

 

우리는 이제 현실에 매몰되지 않고, 현실을 외면하지 않으며, 현실의 모순을 직시하면서 만들어갈 우리의 삶이 어떠한 삶일지 토론한다.

 

우리는 이제 폐허 속에 부끄럽게 머물지 않고, 인간다움을 삶에서 회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새로운 말과 현실을 발명하기 위해 함께 목소리를 낸다.

 

대통령으로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무관심하며, 거짓으로 진실을 가리고,

무지와 무책임으로 제멋대로 돌진하는 윤석열은 즉각 퇴진하라!

 

2024.11.13.

IP : 58.233.xxx.138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4.11.19 3:32 AM (112.146.xxx.223)

    인문학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해봅니다

  • 2. 초록꿈
    '24.11.19 6:33 AM (220.95.xxx.56)

    마음을 후벼파는 글입니다.

    나는 하루하루 부끄러움을 쌓는다. 부끄러움은 굳은살이 되고, 감각은 무디어진다.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으며, 기대하지 않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게 되었다._

    이 부분이 정말 두려워요.
    무디어질까 봐서요.
    벌써 많은 사람들이 이러고 있지 않을까 싶어서 무섭습니다.

  • 3. 이런식의
    '24.11.19 8:07 AM (121.134.xxx.15)

    정부 발목잡기식 시위가 옳은 것인지 의문이군요. 지금같이 국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는 정부에게 일심동체로 힘을 실어주어도 부족한판에 내부총질이나 발목 잡기등만 거듭하고 있으니 답답하기 그지가 없네요

  • 4. 121
    '24.11.19 8:08 AM (210.222.xxx.250)

    맞아요.김건희 대통령을 믿어보아요

  • 5. ㅇㅇ
    '24.11.19 8:21 AM (211.234.xxx.139)

    이쯤 나라 말아먹고 내려왔음.. 살기 팍팍해요

  • 6. 에휴
    '24.11.19 8:50 AM (122.43.xxx.66)

    121 134님..아직도@@
    내부총질요???? 통재라....
    이 지경인 나라꼴을 보고도 ...

  • 7. 나옹
    '24.11.19 8:59 AM (124.111.xxx.163)

    명문이네요.

  • 8. dd
    '24.11.19 9:08 AM (210.113.xxx.230)

    명문이라 생각합니다. 아마 두고두고 회자될 시국선언문이 될 거예요.

  • 9. 저위에
    '24.11.19 9:22 AM (110.13.xxx.119)

    북한공산당원같은댓글....오마이갓이네요
    뭐가 옳고그른지도 판별못할정도로
    온갖악행을 저지르는 독재정권에 세뇌되어
    시키는대로 하다보니 끼니조차 해결못하는...
    세계에서 가장 최빈국으로 전락한 북한주민같은 마인드라니
    저런사람들때문에 윤거니가 나라를 통째로 말아먹는 망나니짓을 서슴없이 하는듯..

  • 10. ..
    '24.11.19 9:44 AM (211.206.xxx.191)

    경희대 시국선언문 읽으며 숙연해 지더군요.
    우리는 왜 이렇게 무기력해져 있나.
    아직도 감싸고 도는 우매한 국민들 때문인가?

  • 11. ..
    '24.11.19 10:28 AM (211.206.xxx.191)

    정신나간 댓글 하나 분노하게 하네요.
    컥~ 뭔 힘을 실어 주라는 건지.
    뻘짓만 하는 정부에게.ㅉ

  • 12. 띄어쓰기
    '24.11.19 12:12 PM (58.72.xxx.124)

    왜 안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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