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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친정 생각에 답답하고 우울합니다

...... 조회수 : 2,969
작성일 : 2024-11-13 12:02:21

올해 82세이신 아버지가 중증치매진단을 받았어요.2년전에 치매는 아니고 가벼운 인지장애 정도라고 했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확 나빠지시네요.

말도 어눌하고 고향도 기억 못 하고

지남력 거의 제로 상태라 치매검사 다음 단계로 아예 넘어갈 수 없는 상태라고 합니다. 현재 주야간센터 다니시는데 간호조무사한테서 전화가 왔더라구요. 요즘 들어 부쩍 배회하시고 그러신다구 ㅠㅠ

거기에 엄마는 80세인데 무릎이 아픈데 수술 받자 해도 병원에서 아직 수술은 아니라고 했다고 집에서 의료기기로 하는 찜질? 그런거에 의존하시면서 병원 가는거 거부하세요.

아버지는 이번에 요양등급 판정 재심사 기간인데 요양원 보내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어요. 

정말 살면서 두분이 지겹게 싸우고 또 싸우면서 사셨는데 보면 엄마는 아버지를 자기 맘대로 나가라 들어와라 앉아라 서라 먹어라 마라 등등 엄청 간섭을 하면서 살았고 아버지는 술술술로 살아오셨어요.

제가 인상 좋다는 얘기를 정말 많이 듣는데 저 스스로 밝지가 않아요.말이 없어도 여유있고 그런게 아니라 전 위축되고 남의 기분이나 눈치를 보는 편이고 겉으로 우울감을 티안내려고 하지만 속으로는 우울 그 자체에요.

대학교때 좋아했던 남자도 저의 우울함이 부담스럽다고 해서 떠나고 그 후론 밖에선 억지로 엄청 밝은척 하면서 지냈어요.그렇지만 마음 깊은 곳의 그늘짐이 사라지지는 않더라구요. 그런면에서 싸움으로 얼룩졌던 어린 시절의 부모님이 참 원망스럽고 야속하고 밉기까지 해요.

남동생만 2명인데 넉넉하지 않고 그냥저냥 사는 정도인데 부모사랑 받고 풍족하게 살았다면 지금의 삶이 더 나았을거 같아 안타까워요.

부모님이 돌아가셔도 내가 얼마나 그리워하고 보고 싶어할까 싶기도 하고 남은 기간 병수발 할 생각을 하니 미리 더 답답하고 우울해서 미칠거 같아요.

IP : 175.124.xxx.116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4.11.13 12:08 PM (175.199.xxx.125)

    치매는 조기에 약먹으면 진행이 느려지던데.....약을 안드셨나 보군요...

    그정도면 요양병원에 가시는게 나을거 같아요.....저도 시부모님 두분다 요양병원에 계시는데

    첨엔 절대 안가신다더니....어쩔수 없이(투석) 가시게 됐는데 지금은 잘지낸다고 걱정말라고

    하시네요......식사 제 시간에 나오고 말동무 있고....병원 따뜻하고 하니 생각보다 만족하셔서

    자식인 저희들도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 2. ..
    '24.11.13 12:12 PM (211.234.xxx.110)

    공감가는 부분이 많아요. 토닥토닥 해드리고 싶네요..

  • 3. 갑자기 수명이
    '24.11.13 12:16 PM (119.71.xxx.160)

    늘어나면서 이런 글이 더 많이 올라올것 같네요
    얼마전만해도 80세 이상 사시는 분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요즘은 90세 넘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더라고요

    거기다 치매까지....ㅠㅠ

    저도 87세 치매 엄마랑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동생들이 외국에 있다보니 자연히 제가 책임지게 되었는데
    치매라 진짜 힘들어요. 똑같은 말은 수십번도 반복하는데
    가끔은 미치고 싶어요.
    아직 멀쩡하게 잘 걸어 다니시니 요양원에 차마 가시게 할 수는
    없구요.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하자 마음 다잡고
    있습니다.

  • 4. 저도
    '24.11.13 12:16 PM (142.126.xxx.46)

    그래요. 동지가 있다는거에 위안삼아요.

  • 5. ..
    '24.11.13 12:24 PM (39.114.xxx.243)

    태어나 살다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이 자연의 순리라고 생각하야겠더라구요.
    기여이 내 마음대로 되었으면 하는 것은 욕심인 것 같아요 .
    사신 세월 만큼 늙은 것이고, 안타까워도 수용해야 할 때가 있음을 배울 차례인거지요.
    머지않아 우리도 뒤따르게 될 길이고요.

    애면글면 애타하고 어쩔줄 모르겠는 시간을 겪으면서 마음을 비우는 것도 배우고 , 인생을 어찌 살면 덜 낭비적이고 주변에 덜 민폐가 될까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도 하고요 .

    어떻게든 되더라고요.
    오늘 하루 할 수 있는 만큼은 해내는 시간으로 채우다보면은.

  • 6. ...
    '24.11.13 12:28 PM (118.37.xxx.213)

    저는 어머니는 요양원, 아버지는 홀로 지내시는데....
    각자 잘 적응하고 살고 있네요.
    자식들도 남편도 치매는 케어하기 힘들어요.
    적응하는데 2년, 이제는 면회가도 밝게 웃으며 이야기도 하네요.
    물론 앞에 앉은 사람이 누군지 못 알아볼때도 있지만,
    그러려니 하고 또 면회 올께 하고 헤어집니다.

  • 7. ㅇㅇ
    '24.11.13 1:00 PM (61.101.xxx.136)

    치매 아버지를 원글님이 돌보셔야 하는거에요?
    혼자 짊어지려 하지 마시고 일단 어머니가 돌보시거나
    남동생들이랑 의논해서 요양원 보내시거나 하세요

  • 8. 이래서
    '24.11.13 1:48 PM (118.235.xxx.215)

    유병장수는 재앙, 거기에 경제능력도 없음 자식한테는 지옥문 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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