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릴 때 미움 받아서 자신감이 없었는데

우너더랜드 조회수 : 2,240
작성일 : 2024-11-12 21:38:57

 

엄마가요 좀 지능이 떨어져요.

그래서 동네 아줌마들한테서 늘 무시를 받았어요.

한 동네에 있으니 얘기는 하지만 조금 말해보면 지능이 떨어진다는 걸 알거든요. 

그러니까 무시하고 또 답답하기도 하니까 그랬겠죠.

심지어는 동네 아줌마에게 사기도 당했어요.

사기치기 얼마나 쉬웠겠어요. 돈 한푼 안 버는 엄마가 그것 때문에 죽일 X이 되어서

친정으로 도망친 적도 있고요. 안 그럼 아버지 손에 무슨 사단이 났을 테니까요.

그러니 딸인 저도 같이 무시를 받고 어떤 때는 나댄다고 욕도 먹었어요.

뒷소리, 험담도 들었구요.

그런데 저는 그렇게 안 할수가 없었어요.

왜냐면 저는 우리 엄마같이 모자라는 사람이 아니었던 거에요.

그리고 우리 엄마는 어른이 해야 할 일을 저를 잘 내세웠어요.

자기가 잘하지 못하는 건 아니까 저를 내세웠던 건데 저는 그 자리가 애가 낄 자리인지 뭔지

모르고 하라면 하는대로 했다가 어른들이 보기에는 제가 애같지 않게 나대는 것 같이 보였겠죠.

 

이런 가정사가 있는 애는 학교에서도 별로 챙김 받지 못해요.

선생들도 돈 많이 내는 학부형이 있는 애 챙기지 저같은 애는 그냥 관심 밖이죠.

그래서 별로 학교에서 존재감 없고 자신감도 없고 친구도 없고 뭐 거의 없고, 없고를 

장착하고 있던 애였던 것 같아요.

과외도 못하고 학교에 엄마도 오는 일도 없고 그러니 그닥 자신감도 없고 그저 키만 큰 애였거든요.

그런데 지금에서야 저를 보니까 저는 꽤 머리도 좋고 괜찮은 애였던 거에요.

대학도 아주 좋은데로 갔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대학교육은 제게 참 많은 걸 주었어요.

처음에 대학에 와서는 제게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잘 몰랐어요.

하지만 대학을 다니면서 조금씩 내가 어떤 부족한 부분이 있고 어떤 아이들이 부럽고

어떤 성격이 좋아보이고 하는 것들이 보이더라구요.

좋은 대학이라 주변에는 어떤 측면에서건 좋은 사람, 수준 높은 사람들이 많았고 그러다 보니

보고 듣고  경험하는 게 내가 고등학교까지와 집에서만 듣고 배운 거랑은 너무나 다른 

세상이었거든요.

그 이후로 내게 부족한  그런 점들을 의식하면서 살아왔어요.

좋은 부모를 갖지는 못했지만 그런 가정에서 큰 친구들이 보이는 모습들도 생각하고

좀 더 나은 나로 만들려고 노력을 꽤 했고 요즘은 그렇게 살아온 저는 저라는 사람이

맘에 들고 좋아요.

교양이 없지도 않구요 나이 들었지만 어디서든 대화에 막힘없이 끼어들

지식 내지 자신 있고 외국어도 꽤 하고 자신만의 잘 하는 것도 하나쯤 있고 그래요.

그래서 지금은 그렇다고 나서지도 않습니다만 

어린 시절의 저처럼 그렇게 자신감 없지도 않고 얼굴이나 몸은 나이 들었어도

입을 열면 꽤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남들도 알만한 사람은 알지 않을까 싶어요.

부자는 아니지만 오늘 말고 내일이 더 기대되는 하루도 감사하고 

나이들수록 인생 일희일비 하지 말자라는 생각을 갖게 되네요.

 

IP : 49.164.xxx.115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4.11.12 9:41 PM (211.243.xxx.94)

    얼굴은 모르지만 내공이 상당하실 거 같아요.
    잘 사실 거에요.
    멋지시네요.

  • 2. ,,,,,
    '24.11.12 9:46 PM (218.147.xxx.4)

    님 멋집니다
    님 같은 분은 나서지 않아도 대화하면 다 알아보죠 진국인걸

  • 3. 듣고보니
    '24.11.12 9:50 PM (24.44.xxx.254)

    저와 비슷하네요.

  • 4. 저는
    '24.11.12 9:52 PM (118.235.xxx.170)

    이 나이에도 엄마 원망하고 분노가 자주 올라오는데
    님은 대단하시네요
    저도 님처럼 똑똑했으면 그랬을까요
    전 알고보니 그렇게 똑똑하진 않았던 거 같아요

  • 5.
    '24.11.12 10:27 PM (218.238.xxx.229)

    좋으시겠어요 저는 어릴때 생각하면 머리가 덜 열려있었던것 같아요

  • 6. 저는
    '24.11.12 10:40 PM (125.188.xxx.2)

    지능은 정상 범위인 엄마인데 집안의 호구라 저까지 집안의 호구로 보는 자들 때문에 오늘도 분노감이 치밀어서 한바탕했는데 원글님은 참으로 올바른 분이에요. 쉽지않은 일인데
    호구 부모를 둔 자식은 매일 전쟁터로 나가는 기분이거든요.
    암튼 원글님 멋진 분이세요.
    저는 그릇이 작은 것 같네요.

  • 7. 7878
    '24.11.13 5:24 AM (183.105.xxx.144) - 삭제된댓글

    원글님 몇살이세요? 67년생 저는 여상 가래서 졸업하고는
    바로 세상으로 내던져졌어요. 못배워도 인격 품성 좋은
    부모 아래 가정교육 제대로 받고 화목한 집안이었으면
    제가 제대로 성장했겠죠. 실제 제 친구들 그런 애 많고
    돈이 있고 없고를 떠나 평생 그럭저럭 행복하게 잘 살아요.
    이 나이에 부모탓 환경탓 하기 싫지만 제 어릴 때 생각해보면
    그런데서도 살아 남아 이만큼 사는 제가 대견하기도,
    어린 날의 트라우마가 아직도 지배하는 지금이 지긋지긋하기도,
    30년 넘게 자식들이 부양하는데 오래도 살고 있는 제 부모가
    이젠 진저리 나기도 해요. 지능이 모자란데 딸을 대학에도
    보내고 잘 성장하도록 지켜주긴 했길래 나이를 물어 봤어요.
    67년생 서울 변두리지만 한반 70여명 중에 10%정도 실업계
    갈 정도로 80년대 초에도 여자애들 대학 보내는 분위기였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54060 국힘에서 한동훈 버리려는거 위법 행위해서 그런게 아님 7 원더랜드 2024/12/10 2,109
1654059 울산서 촛불집회 참석 여성들 폭행한 10대男, 현행범 체포 6 아휴... 2024/12/10 2,592
1654058 갑.진 105적노래 나왔어요 15 드디어 2024/12/10 1,454
1654057 꿈에 계엄군이 우리집에 3 ㄱㄴ 2024/12/10 959
1654056 가든파이브 여성의류 2 2024/12/10 1,378
1654055 언제든 독재로 회귀가능한 사회 8 한겨레 2024/12/10 1,128
1654054 구혜선은 뭔가 이것저것 많이 하나봐요 8 ㅁㅁ 2024/12/10 3,902
1654053 탄핵이 바로 질서있는 퇴진이다. 6 말장난그만 2024/12/10 814
1654052 새벽에 꾼 이상하고 무서운 꿈 (일본 관련) 4 Dd 2024/12/10 1,944
1654051 아침부터 죄송한데... 20 2024/12/10 3,772
1654050 반란수괴 극형으로 처벌하라!! 6 국민의명령이.. 2024/12/10 768
1654049 안철수 또 말바꿈 46 ㅇㅇㅇ 2024/12/10 24,824
1654048 82쿡 잠시 안됐었어요 저만그랬나요? 3 탄핵하라! 2024/12/10 1,308
1654047 7월에 계엄예언, 용산관저 이전은 계엄 위한것. 2 정확히 2024/12/10 2,349
1654046 긴급 진화위대표 취임반대서명 21 하늘에 2024/12/10 5,233
1654045 일상)서울 수도권 명상 1 명상 2024/12/10 1,096
1654044 독도.. 3 2024/12/10 1,443
1654043 태극고수 보셨나요? 8 국회 2024/12/10 2,050
1654042 윤석열 출근하는 척 쇼를 했다. 녹취록 공개 59 헐미친 2024/12/10 22,797
1654041 14일토요일에 3 2024/12/10 1,535
1654040 일상글) 한준호 의원은 영화배우 같네요. 41 ... 2024/12/10 7,639
1654039 대학병원 수술비용 14 나도부자라면.. 2024/12/10 2,640
1654038 철도 파업인데 카카오 지하철 지금 시간표 1 ㅇㅇ 2024/12/10 1,793
1654037 한강 작품 스웨덴어 번역 14 한강 작품 .. 2024/12/10 2,437
1654036 뒤돌아보면...... 6 지금 2024/12/10 1,4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