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심리 잘 아시는 분.. 한번만 봐주시길 부탁 드려요

d 조회수 : 2,457
작성일 : 2024-11-12 21:25:00

평생 말도 안되는 불안에 휩싸여 사는 사람입니다. 

논리적으로 근거 없는 불안. 

그리고 항상 과하게 죄의식을 갖고 뭔가 되게 큰 잘못을 한 사람인것마냥 제가 스스로 생각하고 살아요 (실제로 오히려 보통보다 더 높은 도덕성을 갖고 있어요) 

이 글 쓰려고 일부러 컴퓨터 앞에 앉았어요 

 

제가 이런 말도 안되는 불안에 확 휩싸일때 

솔직히 가족 엄마아빠 그 누구도 진짜 안정감을 주지 못해요 

 

근데 하필이면 제가.. 

어릴떄 엄마가 장사를 하셨는데 제가 태어나자마자 그 당시 70대셨던 엄마의 시할머니 

저한테는 증조할머니.. 가 저희 집에서 같이 사셨어요 

저를 돌봐준다는건 표면상 핑계였고 증조할머니가 그 당시 며느리였던 저희 엄마의 시어머니랑 

사이가 안 좋아서 피신 차 저희랑 같이 산거였어요 

정리하자면 

제 증조할머니 <사이 나쁨-> 제 할머니 

저희 엄마 <-사이나쁨->제 할머니 

증조할머니 <-사이나쁘진 않지만 약간 시집살이 시킴-> 저희 엄마 

뭐 이런 역학관계가 있었는데 

또 증조할머니는 이상하게 저를 너무 끔찍히 사랑해줬대요 

아직도 할머니가 그 거친 손으로 저를 쓰다듬던게 생각이 다 나고 

저희 엄마 손길은 하나도 기억이 안나는데 

사람의 품이나 손길 냄새는 전부 증조할머니 꺼에요 

그러던 증조할머니가 제가 10살 되던 무렵 암으로 돌아가셨는데 

제가 엄청 울었던 기억이 나요 

근데 저희 엄마가 시집식구들하고 감정이 안 좋으니 

증조할머니 돌아가시고 나서 한번도 저랑 그 감정을 나누거나 위로해준적이 없어요 

오히려 증조할머니한테 시집살이 당했던 이야기를 해서 

제가 증조할머니를 의지했던 마음을 그 어린 나이에 삭제하듯 지워버렸던 기억이 나요 

근데 나이가 아무리 먹어도 

내 마음 속에 엄마의 그 스킨십이나 애착은 다 증조할머니가 해준것만 기억이 나고 

제가 이유없는 불안이 어른되서도 밀려올때 세상 어떤 것도 저를 안정시켜주지 못해요 

어설프게 증조할머니를 떠올리면 이상하게 마음이 안정되는데 

증조할머니가 저를 사랑했다는 증거가 뭔가 확실하지 않은것 같다 해야 하나 

뭔가 극도로 애착이 불안한거 같아요 

 

근원적인 불안이 있는 저 같은 사람은 어떻게 접근해야 이 심리적인 문제를 치유할 수 있을까요?

방법을 모르겠어요 

불안할때마다 증조할머니를 생각하며 위안을 삼는게 좋은지 

평생 뭔가 내 진짜 엄마가 어딨는지 모르겠다는 느낌이 들어요 

이 이상한 감정이 오늘따라 너무 훅 올라와서 주절주절 이렇게 글을 씁니다 ㅠㅠ 

 

IP : 218.153.xxx.197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Viv
    '24.11.12 9:33 PM (104.162.xxx.201)

    어쩜 저랑 넘 비슷하세요 !!
    저도 할머니손에 컸고 엄마가 좀 차가웠어요 물론
    저희 엄마는 당신 본인은 세상에 최고의 엄마이자 시어머니이자 아내이자 딸이자 뭐 그렇네요…
    저도 어제 과도한 죄책감으로 평생 시달려서
    그에 관한 글을 여기에 쓰다가 지웠거든요!
    원글님 힘드시죠 저도 그래요…
    그냥 방법은 스스로를 달래주고 괜찮다 해주는 방법 밖에 없을거 같아요 저도 스스로 하다 무너지고 넘어지고 하는데
    제 경우엔 남편도 자식도 형제부모 다 심리적으로 도움이 안되요… 그래도 하루하루 뚜벅뚜벅 걸어가봅니다.. 화장실 거울보고 거울속의 나에게 하이파이브 외쳐보세요 그거 은근 힘나요!

  • 2.
    '24.11.12 9:33 PM (1.227.xxx.160)

    상담밖에 없죠. 개인적으로 상담을 그리 좋아하진 않는데 오래되서 켜켜이 묵은 감정에는 상담이 정말 도움이 돼요. 그리고 상담도 여러번 하셔도 좋아요.
    상담자도 여러 타입이 있기도 하고, 같은 내용이라 해도 이 사람 저사람 에게 여러번 한참 떠드는게 매우 매우 도움이 되거든요.

  • 3. ㅇㅇㅇ
    '24.11.12 9:35 PM (218.153.xxx.197)

    윗님. 님도 저와 비슷한 환경이셨는데 죄책감을 과하게 느끼시나요?
    제가 고민하고 괴로운 부분도 바로 이거거든요
    약간 결벽증 수준으로 죄책감을 느껴요
    근데 증조할머니를 생각하면 약간 그 죄책감이 갑자기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내 애착 손상과 뭔가 이 심리적인 원인이 관련이 있나 싶어서요 ㅜㅜㅜㅜ
    정말 바뀌고 싶어요 ㅠㅠㅠㅠ

  • 4. ㅇㅇㅇ
    '24.11.12 9:36 PM (218.153.xxx.197)

    저도 제 주변 관계들이 심리안정에 아무도 도움이 안되요
    그냥 어릴때부터 증조할머니 돌아가신 이후부터는 혼자 서 있었던거같아요
    남편도 그래서 그런 니즈와 상관없는 사람 만났구요
    ㅠㅠㅠ
    뭘까요 왜 이런걹까요 ㅠㅠ

  • 5.
    '24.11.12 9:51 PM (58.29.xxx.96)

    너무 깊이 들어가시면 힘들어요.
    증조할머니가 사랑주셔서 가슴아팠던건 이해하겠는데요

    엄마랑 그런거까지 위로해주는 그시대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어정쩡하게 많이 알아서 피곤한 상황같아 보여요.
    잠을 잘 주무세요.
    잠을 못자면 불안이 더 심해진답니다.
    돈이 없을때와 맞먹는 불안감이 잠에서옵니다.


    너무 불안하시면 정신과 약을 드세요.
    그리고 인간의 기본 소프트웨어가 불안이에요.
    돈없고 잠못자면 더 불안하고
    내일 때거리가 없으면 더 불안하고

    옛날 증조할머니 엄마까지 끌어 오지 않아도 충분히 현재 오늘도 불안한데
    엄청 힘드실꺼 같아요.
    상담이요
    오래 해야되요.
    10년 일주일에 한시간씩

    돈으로 막을 자신없으면 살짝 덮고 오늘 하루 잘사는 방법을 터득하세요.
    그리고 상담 잘하는 선생님들은 만나기 쉽지 않아요.
    잘못 상담 받으면 옛날일 끄집어내서 잘 덮지도 못하고 미친년 만든답니다.

  • 6. ..
    '24.11.12 9:53 PM (202.128.xxx.100)

    어릴때 부모와 애착형성이 잘 안 돼셔서 그런거고
    부모님 잘못이죠.
    그나마 증조할머니에게 의지하셨나봐요.
    원글님 잘못은 하나도 없지만 상처는 치유가 어렵고..
    심리상담이 도움 될 수 있느니 받아보세요.

  • 7. 아마도
    '24.11.12 9:53 PM (219.255.xxx.142) - 삭제된댓글

    어머니에 대해 양가감정이 있으신것 같아요.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해야 하는 대상은 어머니인데 원글님은 증조할머니에게서 그 사랑을 느끼셨고, 여기까지는 괜찮은데 원글님의 애착의 대상을 어머니는 좋아하지 않으면서 증조할머니에 대한 원글님의 마음이 부정당하고 죄책감을 갖게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너무 힘드시면 상담을 받으시면 도움 될것 같아요.
    아니라면... 이제는 성인으로서 어머님과 증조할머니를 이해하고 어머니에 대한 감정을 스스로 정리할 수 있으면 좋을것 같습니다.
    어머니에 대해 애정이 없다는것에 죄책감 갖지 마셔요.
    어머니에 대한 서운함과 애정을 갈구하는 마음이 있다는것도 인정하시고요.
    혼자서 힘드시면 상담 추천합니다.

  • 8. . .
    '24.11.12 9:54 PM (218.144.xxx.50)

    심윤경의 "나의 아름다운 할머니"
    일독을 권합니다 ^^

  • 9. ㅇㅇ
    '24.11.12 10:05 PM (218.153.xxx.197) - 삭제된댓글

    증조할머니에 대한 안정감을 느끼는 기억 하나가요
    그 당시에 저희 아빠가 성격이 좀 많이 더러웠어요
    그래서 어린 저한테도 막 화를 내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때 증조할머니가 엄청 그걸 속상해하고 저를 두둔하셨어요. (진짜 엄마의 마음처럼 두둔하는 느낌이요)
    반면 저희 엄마는 무감각한 사람이라
    제가 속상한거 보다는 아빠가 화내서 뭔가 자기한테 불호령이 떨어질까 더 두려워했던거같구요
    같은 상황에서 증조할머니가 더 엄마다운 반응을 보였던 기억이 나요
    증조할머니가 저를 두둔해주니까 아빠가 정말 하나도 안 무서웠거든요

  • 10. ...
    '24.11.12 10:26 PM (124.49.xxx.13) - 삭제된댓글

    애착을 꼭 부모님과 형성해야만 되는건 아니예요
    애정없는 부모들 많은데 원글님은 그나마 할머니의 무한 사랑을 받으신게 부럽습니다
    그런 사랑은 죽을때까지 원글님의 존엄을 가지게 해줄거예요
    다만 그런 할머니가 부모님과 사이가 나쁘고 부모를 더 사랑하지못하는 자신에 대해 죄책감을 가지게 된거예요
    부모님이 너는 왜 할머니보다 우릴 더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냐라는 책망을하는것처럼 느낄수 있겠고 사실 할머니의 무한사랑을 받지못했다면 그런 부모에게 사랑을 갈구하는 아이로 자랐겠죠
    부모님과는 좋게좋게 지내시고
    할머니를 소중하게 간직하시길 바래요
    그리고 할머니를 바로 연상시킬수 있는 토탬같은걸로 마음이 힘들때 바로 그 사랑을 느끼며 안정을 느끼는 치료법이 있어요
    동작이나 물건 음성등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고요

  • 11. ...
    '24.11.12 10:32 PM (124.49.xxx.13) - 삭제된댓글

    예를 들면 불안을 느끼는 상황
    강아지와 애착관계가 형성되고 강아지와 있을때만 편안함을 느낄때
    강아지를 쓰다듬는 손동작을 하면 바로 그 안정의 상태로 돌입하게 해주는 연습을 하는 식이예요

  • 12. ...
    '24.11.12 10:39 PM (124.49.xxx.13) - 삭제된댓글

    원글님은 이미 할머니의 쓰다듬어주는 손길을 떠올리는 방법으로 해오신거 같네요
    할머니를 더 사랑하는건 나쁜아이야라는 죄책감을 버리시면 될거 같은데요

  • 13. ...
    '24.11.13 12:22 AM (182.211.xxx.204)

    나와 더 잘 맞는 사람이 있고 나와 잘 맞지 않는 사람이 있어요.
    증조할머니는 나와 잘 맞는 사람이였고 엄마는 아닌 거였죠.
    그런 맥락에서 보면 좋을 것같아요. 부모라 해서 다 맞지 않거든요.
    어린 시절 나와 맞는 분의 보살핌을 받았던건 행운인거죠.
    그리고 사람은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불안을 느껴요.
    그런 불안을 잠재우는데 증조할머니의 기억이 도움이 된다면
    그것도 감사한 일이지 죄책감을 느낄 사안이 아니라고 봐요.

  • 14. ㅇㅂㅇ
    '24.11.13 9:17 AM (182.215.xxx.32)

    내 불안을 남이 어찌해줄수 없죠..
    대부분의 사람이 그럴거에요
    원인을 너무 깊숙이 찾지마시고
    할수있는걸 하는쪽이 도움이 돼요
    움직이고. 잘먹고. 잘자고.
    약의 도움도 받고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46403 송재림 배우 20 ... 2024/11/13 17,516
1646402 왜 싼 소주 마셔요? 11 욕먹고싶어환.. 2024/11/13 5,442
1646401 발신제한번호로 전화가 연속왔어요. 8 ㅇㅇ 2024/11/13 2,615
1646400 갑자기 엄지손톱 옆을 누르면 아파요. 2 오른손 2024/11/13 771
1646399 동덕여대가 왜 공학이 되어야하죠? 21 2024/11/13 4,425
1646398 개인 정보 노출 2 g19ctr.. 2024/11/13 533
1646397 샌드위치 6시간만에도 시들시들 해지나요 3 ㅇㅇ 2024/11/13 1,596
1646396 제주도 차 없이 한달살기 숙소 1 추천 2024/11/13 1,373
1646395 주변에 연명치료 거부의향서 5 ........ 2024/11/13 1,500
1646394 대항병원 좋은가요? 실손 관련 도와주세요 ㅜ 직장암일까봐요 3 Fgh 2024/11/13 1,256
1646393 약국 운영이 대단한 건가요? 44 나야^^ 2024/11/13 7,613
1646392 이수지가 김고은 흉내내는거 김고은 진짜 싫을듯 34 .. 2024/11/12 18,756
1646391 파주--> 성남, 수지 쪽으로 이사해야되요... 조언 좀... 12 레이크타호 2024/11/12 1,986
1646390 미스코리아 대회 8 뭐죠 2024/11/12 2,826
1646389 태권도장이나 영유 원어민들. 유아들 전문 자격증 없어요 3 2024/11/12 1,293
1646388 세월호 유가족과 해외 동포, 간담회 통해 진상규명 의지 재확인 1 light7.. 2024/11/12 589
1646387 요즘 부모 재산 문제로 갈등 있는 집들이 많은것 같아요 16 2024/11/12 5,272
1646386 11월에 이게 말이 안되지만 6 2024/11/12 3,921
1646385 마에 곰팡이가 폈어요 생마 2024/11/12 576
1646384 사춘기전 아이가 너무 그리워요 10 ........ 2024/11/12 4,196
1646383 아들이 자립하지 못해서 64 ㅣㅣ 2024/11/12 19,465
1646382 르망고 수영복 ㅠㅠ 4 수린이 2024/11/12 2,225
1646381 PD수첩 - 5060 은퇴후 15 ........ 2024/11/12 18,666
1646380 아이한테 내는 화와 짜증의 근원은 불안이에요 13 ㅁㅁ 2024/11/12 3,929
1646379 나이는 얼굴로만 티가 나는게 아니네요. 49 잘늙자 2024/11/12 26,8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