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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CCTV 천국인가봐요

정말 조회수 : 2,349
작성일 : 2024-11-03 21:32:19

80대의 이모가 오랜만에 연락이 닿은 친구분과 만나러 가셨어요. 예전에 두 분이 잘 가시던 백화점 1층 꽃집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설레서 일찍 나가셨는데 가보니 꽃집도 없어지고 백화점이 싹 레노베이션 해서 전혀 딴 가게만 들어서 버렸대요. 너무 당황하셔서 여기저기 돌아다녀보고 핸드폰이 왜 안 되었는지 할 수 없이 예전의 꽃집 자리로 추정되는 가게 앞에 서서 하염없이 기다리려는데 갑자기 잘생긴 경비원?이 와서는 자기 폰 사진을 보여주더래요. 혹시 이 분을 기다리시냐고요. 정면으로 찍은 사진이 아니라 확실하진 않지만 맞는 것 같다고 그랬더니 어찌저찌 무선 연락을 하니까 친구분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오시더래요. 너무 반갑고 놀라워서 우리가 만나려고 한 걸 어떻게 알았냐고 물었더니 중앙 통제실인가에서 cctv만 들여다 보는 직원이 매장 직원에게 연락을 해 줬대요. 근데 이모 친구분은 이모 사진을 보더니 아니라고, 이 사람은 남자인데 난 여자분을 만나러 왔다고 하셔서 만남이 좀 지체가 된 거라고 미안하다고 하더래요. 그러게 이젠 할머니라고 머리를 짧게 짜른 우리 이모가 잘못했네요 ㅎㅎ 

 

저도 얼마 전에 아이가 생일 선물로 만년필을 갖고 싶다고 해서 모처럼 시내 백화점에 데리고 가서 이름 있는 고가의 만년필을 사줬는데요 근사하게 포장된 쇼핑백 채로 들고 오다 어디다 흘렸나봐요. 2주가 지나고 생일날이 되어서 만년필 좀 보자고 하니까 아이는 엄마가 들고 온 줄 알았대요. 혹시 버스안인가 싶어서 버스 회사에 물어봤더니, 한 시간 쯤 후 찾았다고 전화가 왔어요. 종점 차고지까지 가지러 가며 보니까 사람 많이 타는 바쁜 노선인데 누가봐도 만년필 선물 상자를 갖고간 사람이 하나도 없다니 우리나라 좋은 나라 너무 감동했어요. 차고지 기사님들도 그걸 2주동안 잘 간직해 놓으신 것도 그렇고요.  근데 가족 친구들한테 그 얘기 했더니 다들 심드렁. 그거 보나마나 씨씨티비 때문에 괜히 덤터기 쓸까봐 안가져간 거라고, 호들갑 떨일 아니라네요.  

 

확실히 cctv, 블랙박스덕에 생활의 질이 바뀐건 맞는 것 같아요. 우리 언니는 차 문콕 한 거 두 번이나 마트 씨씨티비 돌려보고 잡아서 수리비 받아 냈다고 하고요. 

 

IP : 74.75.xxx.126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4.11.3 9:35 PM (210.96.xxx.10)

    첫번째 이모 얘기는 이해가 잘.......

  • 2. 오~~
    '24.11.3 9:39 PM (112.104.xxx.252)

    백화점 통제실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는두 할머니를 보고
    서로 만날 수 있도록 해줬다는 거죠?
    직원들이 세심하네요

    주변에 씨씨티비 있으면 안전하게 느껴지지요

  • 3. ㅎㅎㅎ
    '24.11.3 9:40 PM (172.225.xxx.232)

    글쓴이 이모가 머리짧아 남자같았나봐요
    친구분이 먼저 관리직원에게 도움 요청했는데, 씨씨티비로 이모 보여주니 남자같아서 내가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고 했는데 ㅎㅎㅎ 이모는 친구분 씨씨티비로 알아봤대요

  • 4. 맞아요
    '24.11.3 9:43 PM (74.75.xxx.126)

    이모 친구분은 지하에서 기다리고 계셨대요. 물어보니 꽃집은 없어졌지만 아무래도 신선 식품 매장이 지하니까 그쪽에 비슷한 가게가 있지 않을까 누가 그렇게 안내를 해 줬나봐요. 모처럼 소녀같이 설레서 옛날 친구 만나러 가신 두 할머니가 몇 시간 하염없이 기다리다 힘 빠져서 돌아오실 생각을 하니, 저라도 그 백화점 직원 분들께 감사인사를 보내고 싶네요.

  • 5. ....
    '24.11.3 9:43 PM (175.193.xxx.138) - 삭제된댓글

    초6아이 학원 앞에 세워둔 자전거. 경찰신고해서 찾았어요.
    CCTV도 많고, 길가 주차된 차들 블랙박스 등등 어지간하면 다 찾나봐요.

  • 6. 아뇨
    '24.11.3 9:48 PM (74.75.xxx.126)

    친구분은 관리직원이 그런 일까지 해준다는 건 상상도 못하고 하염없이 기다리는데 통제실의 연락을 받은 매장 직원이 먼저 1층의 이모 사진을 찍어서 지하에서 기다리시는 친구분에게 보여줬더니 이 남자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고 함. 직원은 포기하지 않고 다시 친구분 사진을 (옆에서 몰래) 찍은 다음 1층의 이모한테 보여줌. 순전히 직원들의 기지로 두 분이 꿈같은 상봉의 시간을 가지셨네요. 죽기 전에 또 한번 볼 수 있으면 보자고 하고 헤어지셨대요.

  • 7. 저는
    '24.11.3 9:50 PM (39.7.xxx.247) - 삭제된댓글

    3번다 안돌아 왔어요. 주민등록과 연락처 있어도 꿀꺽해서
    카드랑 주민등록증 새로 만들었네요.
    견물생심인지 작은돈 3만원 미만은 착한척 못본척할수
    있어도 5만원 넘고부턴 안오고 몇십만원도 안왔어요
    핸드폰도 자급제 사서 1년차에 잃어버렸는데
    밧데리 만땅 채워 나건건데 신호가더니
    30분지나 꺼놨더라고요.
    딸도 지갑 2번 5만원, 7만원 즁딩때 세뱃돈 받은거 지갑에
    넣어 안쓰고 들도 다녔는데 잃어버리고 안오더라고요
    분명 학교랑 이름 있었고 아파트 명도 있었는데 들고 갔어요.

  • 8. 와우
    '24.11.3 10:08 PM (210.96.xxx.75)

    낭만적이예요. 또 만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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