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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요양보호사로서 제일 힘든 점은요

조회수 : 10,499
작성일 : 2024-11-02 20:58:08

가정방문하는 요양보호하고 있어요.

혼자 사시는 80대 중반의 어머니신데 인심도 후하시고 베푸는 성격에 뭘 많이 시키려고 하시지 않아요

청소는 로봇청소기가 하면 된다, 걸레질도 로봇물걸레로 하면 된다 음식은 사먹으면 된다 장은 쿠팡에서 보면 된다 암것도 하지 말아라 하세요.

대신 뭘 하냐구요

간식 먹으며 저랑 같이 수다나 떨자고 하세요

이게요 초반엔 이런저런 어머님 살아오신 이야기며 부모님 이야기 들을 땐 재밌었어요

그런데 점차 아들 며느리 사위 딸 손자 손녀 증손자 얘기까지 더해지고 그 자식들의 사돈 가족들 이야기 더해지고 

어머님 친구분 가족들 그 지인들 이야기까지 더해지니

제가 듣고 있기가 점점 피곤해지는 거예요

저는 이 개개인들의 프로필을 지난 2년간 20번씩은 들은거 같아요. 어머님 주변 사람들의 역사에 관한 시험보면 저는 무조건 다 맞을 수 있어요. 어느 대학 무슨 과인지도... 다 알아요

 

그런데 정작 어머님은 모임에 나가시면 할머니들이 온통 자기 얘기하는거 듣는게 정신없으시다고 빨리 들어오세요.

육체적으로 편한건 맞지만 듣는 일이 보통 피로한게 아니네요. 들으면서 중간중간 리액션 해드려야 하고 어머님 가족들에게 날라오는 수많은 가족 카톡 사진도 같이 보면서 이야기 해드려야 하고 게다가 귀가 어두우시니 큰소리로 말씀드려야 해요. 

 

이번 주말엔 아들네 딸네 모여 식사하기로 했다시는데

월요일날 가면 사진 보여주시면서 그 얘기만 3시간 하실거라 벌써 겁나네요

IP : 39.117.xxx.169
3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래
    '24.11.2 8:59 PM (70.106.xxx.95)

    그게 힘든거에요

  • 2. 00
    '24.11.2 9:00 PM (118.235.xxx.251)

    헐 ㅋㅋㅋㅋㅋㅋ
    같이 유튜브라도 보면 안되나요?
    드라마 하나 틀고 같이 보시던지 ㅋㅋ
    와 전 얘기 듣느니 청소라도 하는게 나을것 같네요

  • 3. 진짜
    '24.11.2 9:01 PM (70.106.xxx.95)

    말상대 하는게 사람 얼마나 기빨리는데

  • 4. ㅇㅁ
    '24.11.2 9:01 PM (220.119.xxx.201)

    대단하시네요 그걸 다 들어주시고 ~~

    저 50대 중반인데 친구들도 점점 자기 이야기만 하고 있어요 나이 들수록 더 한다던데 어쩜 좋을지

  • 5. 오~~~
    '24.11.2 9:02 PM (220.83.xxx.7) - 삭제된댓글

    나 이야기 듣는 거 잘 하는데 울 할머니 어릴때부터 그 시집살이한 이야기 500번도 더 듣고

    울 시어머니 시집살이 100번 한 이야기도 잘 듣는데 요양보호자격증만 있으면 되나요?

    체력이 약해서 망설이고 있었거든요.

  • 6. ..
    '24.11.2 9:02 PM (211.243.xxx.94)

    얼마나 외로우면...
    근데 차라리 청소가 낫겠어요.
    요양보호사 일이 가사도우미 일이랑 비슷한가봐요.

  • 7. 와우~
    '24.11.2 9:03 PM (175.193.xxx.206)

    요양원도 풍경이 할머니들 대화 들어보면 각자 이야기만 한다시던데 신기하네요. 듣는 능력은 부족하고 전부 말하고 싶은가봐요. 그런데 왠지 귀여우시다. ㅎㅎ

  • 8. 모모
    '24.11.2 9:03 PM (219.251.xxx.104)

    모임도 나가시는데
    보호사 도움을 받으시는군요
    등급 없으면 개인 부담이 클텐데요

  • 9. ..
    '24.11.2 9:03 PM (211.208.xxx.199)

    우리가 일하러 나가 버는 수입의 절반 이상이
    육체노동이 아닌 감정노동의 대가라잖아요.
    회사에서도 월급 반은 회사 사람들과 부대낌의 값이고요.
    님은 요양보호사로 나가 육체노동의 대가만큼
    감정노동 값으로 받는다 생각하시는게 속 편해요.

  • 10. 50대
    '24.11.2 9:05 PM (14.44.xxx.94) - 삭제된댓글

    요보시급은 최저 시급
    노인네 말 상대해주는 거 시급은 최저 2만 넘어요

  • 11. ...
    '24.11.2 9:06 PM (114.200.xxx.129)

    그냥 그거 들으러 간다고 생각하고 그냥힘들어도 ..ㅠㅠ 참아야죠...
    감정 노동의 값이라고 생각하는게 진짜 속편안한것 같아요

  • 12. ..
    '24.11.2 9:07 PM (211.243.xxx.94)

    영혼없이 듣고 있을수도 없고 힘드시겠어요.

  • 13. ddbb
    '24.11.2 9:07 PM (220.70.xxx.74)

    직종은 다르지만 요양원 10년 넘게 일해서 극 공감됩니다
    그냥 영혼 빼세요~
    사람을 대충 대하라는게 아니고 설거지하고 청소하듯 아무 생각 없이 들으세요
    그럼 그게 노래소리처럼 들려요
    진짜요! 이야~~~ 와우~~ 오예! 기계젇 리액션 장착하시구요
    진심을 100프로 담으면 싫어지는 순간 얼굴에 표가 나거든요
    어르신들이 그거 기가막히게 아세요
    100프로 즐거울수만 있다면 더할나위 없지만 그게 어떻게 가능하겠어요
    그냥 내려놓고 기계적 리액션 50프로정도 장착하세요
    그래야 길게 갈 수 있어요~~~

  • 14. 맞아요
    '24.11.2 9:09 PM (70.106.xxx.95)

    귀에 초소형 이어폰이라도 끼세요 ㅋㅋ
    그리고 걍 대충 추임새나 넣으세요

  • 15. ㅇㅇ
    '24.11.2 9:09 PM (1.239.xxx.252) - 삭제된댓글

    할머니가 형편도 좋으신편 같은데 보통 얼마를 부담하실까요?

  • 16. 그렇겠네요
    '24.11.2 9:13 PM (221.165.xxx.45)

    할머니는 말할 상대가 없으니 이해도 되고, 원글님이 힘든 점도 이해가 되네요.
    저희언니 시아버지댁에 씨씨티비가 있는데 요양보호사가 오시면 빨래도 안하고 두 분이 앉아서 얘기만 하다간다고 투덜대길래 제가 그랬어요. 언니 시아버님한테 제일 필요한 걸 해드리는 거니 뭐라고 하지 말라고요.
    매일 혼자계시니 얼마나 말벗이 필요하겠어요.

  • 17. 원글
    '24.11.2 9:14 PM (39.117.xxx.169)

    위에 할머니 이야기 잘 들어주신다는 분~ 요양보호사 자격증 먼저 따시고 재기복지센터같은데 등록하실 때 체력이 약하니 말벗 필요하신 어르신 계시면 연락달라고 하세요. 저랑 같이 따신 분은 센터에다 산책 위주로 하고 싶다고 말하니 얼마 안있다 연락와서 매일 산책시켜드리고 동네에서 커피 한잔 마시고 들어온디고 하더라구요. 어떤 어르신은 혼자 드시면 안 드셔서 요리해서 같이 먹는거 원하시는 분도 있어요.

    제가 모시는 어르신은 등급 받으실 정도는 아니신데 운이 좋아서 받으신거 같아요

  • 18. 원글
    '24.11.2 9:18 PM (39.117.xxx.169)

    할머니가 내시는 금액은 15프로 정도로 알고 있어요
    제가 3시간 36000원 받으니 거기에 15프로하면~~

  • 19. 원글
    '24.11.2 9:19 PM (39.117.xxx.169)

    위에 10년 넘게 일하섰다는 분 조언 감사합니다
    댓글대로 해봐야겠어요

    댓글 달아주신 모든분들 감사합니다

  • 20. ㅇㅇ
    '24.11.2 9:19 PM (118.235.xxx.165)

    흔히들 애기하는 기가 빨린다는게
    바로 그거지요

  • 21. 저도
    '24.11.2 9:20 PM (58.29.xxx.96)

    차라리 청소를 다니겠어요
    한 얘기 또 하고 또 하고 또 하고 또 하고
    그리고 나이가 먹으니까
    늙은 사람들이 왜 싫은지 알겠어요
    늘 과거 이야기를 해요

  • 22. 00
    '24.11.2 9:20 PM (118.235.xxx.251)

    산책+커피 좋네요 ㅋㅋ 전 하게되면 그거 하고싶네요 ㅋㅋ

  • 23. 거동이 가능
    '24.11.2 9:24 PM (121.166.xxx.208)

    해도 요양보호사를 부를 경우, 어떻게 알아 보나요?

  • 24. 아..
    '24.11.2 9:32 PM (116.32.xxx.155)

    흔히들 애기하는 기가 빨린다는게
    바로 그거지요

    그러네요ㅠ

  • 25. 궁금
    '24.11.2 9:47 PM (112.171.xxx.25)

    몇시간일하고 얼마나 버시나요?
    생각못했던 어려움이네요

  • 26.
    '24.11.2 10:12 PM (218.235.xxx.72)

    그래도 2년 하셨으면 1년 더 버티셔서 장기근속수당 받으셔요.
    그거라도 받으면 또 힘이 나서 잘 견디게 됩니다.

  • 27. ..
    '24.11.2 10:43 PM (115.138.xxx.60)

    전 집에 오시는 아이 시터가.. 자꾸 저만 보면 얘기 내내 하셔서 얼른 인사하고 운동하러 갑니다. 나이 드시면 다 비슷해요.

  • 28. 요양보호사
    '24.11.2 10:57 PM (106.247.xxx.29)

    자격증 써볼까 생각만하고 있었는데,
    이런 애로사항 얘기해주시니 참고가 많이 되네요.
    저도 일해보고 싶었는데, 처음에 넘 힘든 어르신을 뵈어서 포기하게 되었는데 말이죠.

  • 29. ..
    '24.11.2 11:21 PM (121.137.xxx.107)

    하 이거 참.. 이런 힘든점이 있군요.... 정말 너무 힘들것 같아요. ㅠㅠ
    저같으면 못할것 같아요. 아무리 내 시간을 돈으로 샀다고 해도 그렇죠. 심리상담 하는것도 시간당 최소 5만원씩은 받을텐데, 최저시급으로 심리상담에 준하는 얘기를 들어준다니........휴..... 전 절대 못할 것 같아요............. 청소는 하더라도 ... 3시간씩 얘기 들어주고..그런거 전 못해요. 끔찍해요.

  • 30. . . .
    '24.11.2 11:37 PM (58.235.xxx.119)

    아흔 엄마 집에 일주일에 한번 오시는 돌보미분이
    그렇게 청소를 열심히 하신다고,
    마당도 쓸고 골목도 빗자루로 쓸어 주신다해서
    혼자 웃었네요.
    엄마랑 말하기 싫은거겠죠.

  • 31. ㅇㅇ
    '24.11.3 1:08 AM (182.220.xxx.154)

    근데 원글님 글솜씨가 좋으세요. 마치 제가 들여다보는듯. 그래도 따뜻한 분이신 게 느껴져요.

  • 32. oo
    '24.11.3 1:42 AM (118.220.xxx.220)

    막상 괴팍하고 치매기있어서 엄한 소리하거나
    하나하나 시키는 사람이면 또 그게 힘들다고 하실텐데요
    사람은 늘 그래요

  • 33. mm
    '24.11.3 3:02 AM (125.185.xxx.27)

    그렇게 멀쩡한 사람도 등급이 나와요?
    대체 뭘로 등급 나온거죠?

    좀 알려주세요
    저희 가족 등급 받아야하는데...
    걷고 기억력좋고 뭐가 문제라서 등급받고 요양사 부르죠?
    나이많은 쉽게 다 해주는가봐요

  • 34. 나이들면
    '24.11.3 3:27 AM (211.186.xxx.59)

    그렇게 자기 삶에 대한 이야기가 하고픈가보더라고요 울 할머니는 지난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한참 글로 적으셨어요 줄공책 줄없는공책 가득 빽빽하게 써두고 돌아가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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