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회피하다가 헤어졌어요

** 조회수 : 2,491
작성일 : 2024-11-01 17:38:01

갑자기 옛 남친이 생각이 났어요

의식의 흐름대로 써볼게요

 

어?  누구가 뜬금 생각이나네? 

참 훈훈하고 다정했었는데...

도서관에서 같이 공부하다가 근처 백반집에서 생선 발라 내 밥에 올려줬었지

내가 그 때 스퀘어 넥라인 원피스를 입고 있었는데 가슴골이 살짝 보이니

그런 내가 너무 섹시하면서도 귀엽다고 작게 말하고 웃던 얼굴이 여전히 생생하게 떠오른다

 

긴 세월 내내 알콩달콩 모드였는데..

울집까지 바래다주고 또 아쉬워 너네집까지 바래다주고 ㅋㅋ

20대를 너랑 온통 같이 했었지

 

근데 .. 점점 헤어질 수 밖에 없게 된 사건들이 생겼어

 

니가 군대 있을 때 손편지를 주구장창 주고 받았었던 우리였잖아

너도 나도 참 구구절절 보고싶다..그립다..아주 난리였더랬는데 ㅎㅎ

언젠가 너의 절친을 만났는데  그 친구가  음.. 나를 되게 이해할 수 없다는 식으로 계속 놀라워했단말이지? (대체 넌 어쩜 저녀석을 그렇게 좋아하냐? 너한테 잘 해주는거 같지도 않은데,, 이런느낌)

그게 그럴 이유가 있었더라구

친구에게는 항상 여자친구를 별로 신경 안쓴다는 그런 이미지 허세를 깔아놨었던거지

가령 군대 있을 때 그 친구와 주고 받은 편지에는

너의 절친이 누구야 여친은 잘 지내? 연락은 자주 하니? 여친한테 연락자주 하고 그래.. 하면

넌 답장에 여친은 뭐.. 그냥 그렇지.. 요즘 정신이 없어서 신경 쓸 겨를도 없네 .. 이런식..

뭐 허세? 그런거 일 수도 있고.... 너가 그랬었다라는걸 알고도 그러려니 하고 말았지만

뭔가 내 자존감(?) 이 좀 떨어지기 시작했던 순간였던거 같애

 

너가 단기 어학연수를 가고 우리는 롱디 커플이 되었잖아

난 또 여기서 새로운 걸 알게 됐지

금연 한다고 했던 너는 너의 친구에게 담배를 우편으로 부탁해서 받고 있던거

(이건 귀엽다만.. )

 

그곳에서 너가 다른 한국 여학생과 '여보? ' 호칭을 쓰며 지냈다는거..

거기서 한국에 오래 사귄 여친 있지만 한 눈 안파는 오빠, 형으로 이미지화 했다고

항상 나한테 얘기했었더랬는데 ..

혹여나 우리가 전화로 다투게 되면 넌 억울해하며 내가 여기서 얼마나 너만 생각하면서

바르게 지내려고 노력하는데,, 너는 그걸 모른채 .. 어쩌고 저쩌고.. 그랬었잖어

그 자기 , 여보 호칭 쓴 여학생과 둘만 몰래 스릴있는 연애를 한건가? 

아님 애초에 한국 여친만 바라보는 오빠 , 형 이미지화 자체가 다 뻥이었는지는 모르겠어

 

저 호칭을 쓰는걸 알게 된 그 때 처음으로 와... 온몸에 열이 솟구치는 경험 해봤네

근데 나는 정면으로 확인도 안했어. 회피했어. 회피하면서 계속 너를 사랑했었어

회피하다가 그치만 결국에는 나 스스로 정리했지. 이런 일들 들춰내지도 않고 .. 

난 내가 너를 신뢰하지 못 할 거라는 확신은 들었거든

 

난 겁쟁이었을까..?

왜 그 때마다 너한테 물어보지 않았을까?

그 때는 그래도 니가 내 옆에 있는게 더 좋고 바랬기 떄문이었을까?

그래서 다 묻고 회피하고 그랬나...

그치만 결국에는 저런 일련의 여러가지 일들이 누적되면서

나는 너를 믿을 수 없다고 결론 내리고 이별을 택했지

 

어릴 때의 너는 앞,뒤가  다르게 좀 깜찍했었던거 같네

그 땐 어렸으니까 그런 실수? 그런거였을까,,

그 때 막연하게 내가 가진 너에 대한 불안감. 못 미더움..이런건 그냥 기우였을 뿐이고

너는 지금 가장으로서 멋진 삶을 살아내고 있으려나? 

아님 원래 좀 그런 사람이었고 여전히 그런 비슷한 식의 깜찍함을 갖고 살고 있을까?

 

다 지난 일, 의미없는 일인데,, 왜 뜬금 생각이 나나 모르겠다

 

저런 일들이 있을 때마다 회피했다는거

이거 아무도 모르고 오로지 나 자신, 저만 알고 있는건데..

희한하게 오늘 이곳에다 주절주절 적어보게 됐네요 ;;

찌질한 추억이 방울방울 .. 즐거운 금요일 저녁 되세요! 

IP : 1.235.xxx.247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4.11.1 6:02 PM (1.244.xxx.34) - 삭제된댓글

    신뢰할 수 없는 사람과 같이 하기 힘듭니다
    매사에 불안하고 의심하게 되고 자존감은 필수로 떨어지고요
    잘 헤어지셨어요 ㅜㅜ

    지금은 좋은 사람과 함께 하시는 거예요?

  • 2. **
    '24.11.1 6:08 PM (211.234.xxx.242)

    남편은 신뢰 부분에서는 전혀 불안감을 주진 않아요
    근데 그거 외에 뭐 여러가지로다가..허허 웃지요

  • 3. 혹시
    '24.11.1 6:11 PM (116.120.xxx.27)

    왜 확인해보지 않았을까요?

    오래전 우리 아이 호주유학시절
    가끔
    소포부칠 때 공간 남으면
    담배넣어서 보내라고 했어요

    거긴 울나라보다
    담배값이 10배? 비싸서
    용돈쓴다고;;

  • 4. ㅇㅇ
    '24.11.1 6:27 PM (1.234.xxx.148)

    온몸에 열이 솟구치는 경험 해봤네 22
    여보 호칭 본 순간 모든 것이 깨지고
    신뢰가 박살났겠네요.
    정면 확인도 사랑이 조금이라도 남아있어서
    붙잡고싶을때나 하는거지
    와장창 다 산산조각 망가지면
    이미 추궁할 의미가 없어져서
    회피하다가 시마이(?)하는거죠.

  • 5.
    '24.11.1 7:22 PM (110.70.xxx.91)

    남의 편지를 읽는 기분이 드는데
    젊은시절 얘기라 그런지
    저는 좀 웃음도 나와요
    아마 원글님이 그때는 어리고 잘 몰라서
    회피 아닌 회피를 한 거 겠죠
    세상 많이 산 지금처럼 대처 못한 건 당연한 거에요
    지나간 일이니 흑역사도 재밌게 느껴지내요
    그때 잘 해어진 거 맞아요
    애새끼가 아주…. 별로네요

  • 6. ...
    '24.11.1 8:39 PM (211.118.xxx.214)

    전 남친분 이해되어요

    저도 20대에
    친구들이 남친소식 물으면 질투할까봐
    잘 못만나 이렇게 말했어요
    그러면 친구들이 더 잘 해준다고 생각했나봐요

    여보라는 호칭은 확인된바 없구요
    그럼 아닐수도 있고요
    담배는 그럴수있다고 생각합니다

  • 7. 재미있는
    '24.11.1 8:50 PM (118.235.xxx.187)

    과거 얘기 감사합니다. 우리모두 그런 실수와 선택을 했나봅니다.....

  • 8. **
    '24.11.2 12:11 AM (211.234.xxx.242)

    제가 좀 바보같은게요..
    그런 신뢰 져버리는 행동보다 여전히 다정.세심.
    힐 신고 있던 제 발가락 발바닥 조물거려주던..
    저보다 제 손톱에 난 가시를 먼저 알아채주던..
    그런 남친이 자꾸 떠오르는거죠

    헤어진건 제 선에서 최선이었던건 맞을거에요
    아니었으면 자꾸 뭔가 확인하고 싶어했을 거 같네요

    한편 그 때 확인 못? 한건
    남친을 궁지에 몰아세우고..
    그런 때 나오는 남친 모습 마주하기 힘들고..
    또 그런 모습으로 제 앞에 있게 하고 싶지 않은?
    요상한 마음이 있었던거 같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09053 대선주자들 12 . . 2025/05/04 1,131
1709052 사전열람은 더 문제아닌가? 11 ... 2025/05/04 1,856
1709051 대법관은 거짓말 2 대법관 2025/05/04 1,100
1709050 양모이불 빨래 5 양모 2025/05/04 1,117
1709049 방금 지우신 취향 도둑 얘기에 댓글 2 ㅇㅇ 2025/05/04 1,766
1709048 무죄내렸던 고법판사들 얼마나 기분나쁠까? 8 이름1 2025/05/04 1,856
1709047 펌 - 박은정 페북 업 ! 11 ㅇㅇ 2025/05/04 4,593
1709046 불면의 밤이 6월 3일 민주당 대선 승리로 마무리되길 4 내란제압 2025/05/04 837
1709045 너무 귀여운 이야기 12 ㅠ.ㅠ 2025/05/04 3,711
1709044 열받는데 이재명으로 3행시 응원해요 14 ㅇㅇ 2025/05/04 755
1709043 건보료 중국인들 부정수급이 이렇게 많았군요 29 사과 2025/05/04 2,384
1709042 변우석 닮은 조승연 (우즈) 보시고 귀호강 눈호강 하시고 가세요.. 8 ㄹㅎ 2025/05/04 1,730
1709041 KT망으로 갈아탔어요 2 dd 2025/05/04 1,592
1709040 조희대vs류희림 7 희중맞춤 2025/05/04 1,234
1709039 속눈썹 깎는 해외 남성들 ㅎ 3 ..... 2025/05/04 3,100
1709038 조희대 10법관 잘 모른다고 감히 니들이 국민을 속여!! 10 김경호변호사.. 2025/05/04 1,632
1709037 송도 학폭 영상 보고... 16 ..... 2025/05/04 5,553
1709036 6월 3일 현대의 다윗이 당선된대요 13 예언 2025/05/04 4,568
1709035 한덕수 웃기지않아요? 내란범주제에 대통령될라고 기어나오는거 22 일본놈한떡수.. 2025/05/04 2,886
1709034 해방일지 구씨요 11 뒷북 2025/05/04 3,691
1709033 탄핵 기원 드려요!!! 5 탄핵 2025/05/04 690
1709032 아래 턱뼈를 골절 후 붙으면 얼굴형 변할까요? 8 김dfg 2025/05/04 791
1709031 미사 자꾸 빠지는 게으름 어쩌죠 6 ㅇㅇ 2025/05/04 1,046
1709030 울화통이 나요 5 2025/05/04 1,013
1709029 수제두유 요거트 3 무지개 2025/05/04 759